2026년 6월 16일 화요일 21:28
스페이스X, 상장 사흘 만에 아마존 제쳤다…시총 2.65조달러
구선 기자kooblock@daum.net
공모가 대비 49% 급등…유통주식 4.2% 불과해 수급 쏠림 심화

스페이스X가 상장 후 사흘 연속 급등하며 아마존을 제치고 세계 5위 상장사에 올랐다. 공모가 대비 상승률은 49%에 달하며, 초대형 기업공개가 시장에서 소화되기 어렵다는 우려도 일단 누그러지는 분위기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스페이스X 주가는 16일(현지시간) 전 거래일보다 4.8% 오른 가격에 마감했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은 2조6500억달러로 불어났고, 아마존보다 약 80억달러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장중 고점 기준으로는 마이크로소프트를 일시적으로 넘어서며 세계 4위 상장사에 오르기도 했다.
스페이스X 주가는 135달러였던 공모가 대비 49% 상승했다. 상장 직후부터 강한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시장에서는 스페이스X가 올해 인공지능 기업들의 대형 상장 기대감을 다시 자극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앤스로픽과 오픈AI 등 1조달러 안팎의 기업가치가 거론되는 AI 기업들의 향후 기업공개에도 긍정적인 신호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급등 배경에는 제한적인 유통물량이 크게 작용했다. 스페이스X 상장 첫날 시장에서 거래 가능한 주식은 전체의 약 4.2%에 불과했다. 유통주식 수가 적을수록 매수세가 조금만 몰려도 주가가 크게 움직일 수 있다.
에드워드존스의 앤젤로 쿠르카파스 선임 글로벌 투자전략가는 “유통 가능한 주식이 매우 제한적인 기업이라는 점은 분명한 요인”이라며 “헤드라인상 시가총액과 실제 공개 시장에서 거래 가능한 물량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도 주가 상승을 이끈 요인으로 꼽힌다. 반다리서치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스페이스X 상장 첫 이틀 동안 지난주 전체 미국 주식시장 순매수 규모에 맞먹는 수준으로 스페이스X 주식을 사들였다. 테슬라와 엔비디아 등 대형 성장주에 몰리던 개인투자자 수급이 스페이스X로 빠르게 이동한 셈이다.
스페이스X는 이날 AI 코딩 스타트업 커서를 600억달러 가치로 인수하는 계약도 공식화했다. 회사 공시에 따르면 커서 투자자들은 커서의 평가가치를 기준으로 스페이스X 주식을 받을 권리를 갖게 된다. 우주기업으로 출발한 스페이스X가 AI 영역까지 확장하면서 시장에서는 단순 우주항공 기업이 아닌 우주·통신·AI 복합 성장주로 재평가하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다만 실적 규모만 놓고 보면 스페이스X는 기존 빅테크와 큰 차이가 있다. 스페이스X의 2025년 매출은 187억달러로, 같은 기간 마이크로소프트의 2817억달러, 아마존의 7170억달러와 비교하면 훨씬 작다. 그럼에도 투자자들은 스타링크, 우주발사 서비스, AI 사업 확장 가능성에 높은 프리미엄을 부여하고 있다.
옵션 거래 시작도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이날 스페이스X 옵션은 시카고옵션거래소와 나스닥 등에서 거래를 시작했다. 첫날 옵션 거래량은 160만 계약을 넘어서며 추가 상승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대거 몰렸다.
옵션시장에서 콜옵션 매수가 늘어나면 시장조성자는 위험을 헤지하기 위해 기초 주식을 매수해야 한다. 주가가 더 오를수록 헤지 수요가 추가로 발생할 수 있어, 단기적으로는 상승 탄력을 더 키우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
라운드힐파이낸셜의 데이브 마자 최고경영자는 “유통주식 부족은 이번 움직임의 핵심 요인”이라며 “지수 편입 기대까지 더해지면 패시브 펀드가 5%도 안 되는 거래 가능 물량을 상대로 강제 매수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나스닥은 최근 스페이스X처럼 규모가 큰 신규 상장사가 더 빠르게 지수에 편입될 수 있도록 규정을 변경했다. 이에 따라 스페이스X가 수주 내 나스닥 주요 지수에 포함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수 편입이 이뤄지면 해당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자금의 매수가 유입돼 주가를 추가로 지지할 수 있다.
반면 S&P다우존스지수는 신규 상장사의 빠른 편입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규정을 바꾸지 않았다. 이에 따라 스페이스X가 당장 S&P500에 편입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보호예수 해제 이후를 주목하고 있다. 현재 스페이스X 내부자 보유 지분은 일정 기간 매각이 제한돼 있다. 첫 번째 매각 가능 물량은 스페이스X의 첫 실적 발표 이후 풀릴 예정이며, 일부는 당시 주가 조건과 연동돼 있다. 일론 머스크의 보유 지분은 상장 후 첫 1년간 보호예수에 묶여 있다.
마자 CEO는 “진짜 균형 가격은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보호예수 물량이 풀리고 실제 공급이 시장 수요와 만날 때까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스페이스X의 급등은 초대형 성장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여전히 강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다만 제한된 유통물량과 옵션 거래, 지수 편입 기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만큼 단기 주가 변동성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 시장의 관심은 이제 스페이스X가 높은 기업가치에 걸맞은 매출 성장과 수익성을 실제로 입증할 수 있을지에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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