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9일 목요일 00:48
디파이 자산관리 플랫폼 재퍼 운영 종료…7년 여정 마무리
박원빈 기자wbpark@nanryna.kr
세브 오데 CEO, “모든 가능성 검토했지만 종료가 최선”

대표적인 탈중앙화금융(DeFi·디파이) 자산관리 플랫폼 재퍼(Zapper)가 오는 8월 3일 서비스를 종료한다.
재퍼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세브 오데(Seb Audet)는 서비스 종료 계획을 밝히며 회사가 여러 가능성을 검토하고 가능한 모든 방안을 시도했지만 결국 운영을 종료하는 것이 가장 적절한 결정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재퍼는 디파이 시장 초기부터 여러 블록체인 지갑과 프로토콜에 분산된 이용자의 자산을 하나의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성장한 대표적인 포트폴리오 관리 서비스다.
디파이 투자자는 일반적인 가상자산 거래소 이용자와 달리 여러 서비스에 자산을 분산해 운용하는 경우가 많다.
탈중앙화 거래소의 유동성 풀에 자산을 공급하거나 대출 프로토콜에 암호화폐를 예치하고, 스테이킹과 이자 농사 등을 동시에 이용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각각의 프로토콜을 직접 방문해 예치 자산과 수익률, 보상 내역을 확인해야 하는 불편함이 발생했다.
재퍼는 이용자의 블록체인 지갑 주소를 기반으로 여러 디파이 프로토콜에 분산된 자산과 유동성 공급 현황, 투자 포지션, 보상 내역 등을 하나의 대시보드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이러한 서비스는 2020년을 전후로 디파이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빠르게 주목받았다.
재퍼의 성장 과정은 디파이 시장의 역사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재퍼는 DeFiSnap과 DeFiZap의 결합을 통해 출범했으며, 2020년 디파이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이른바 ‘디파이 서머(DeFi Summer)’ 시기에 이용자를 빠르게 확보했다.
당시 이더리움 기반 탈중앙화 거래소와 대출 프로토콜, 유동성 채굴 서비스가 급증하면서 투자자가 자신의 전체 자산 현황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에 대한 수요도 함께 증가했다.
재퍼는 이러한 시장 수요를 바탕으로 한때 월간 활성 이용자 200만명 이상을 확보했고, 플랫폼을 통해 처리된 누적 거래 규모도 130억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한 자산 조회 서비스에서 시작한 재퍼는 이후 멀티체인 분석과 NFT, DAO 관련 데이터 등으로 서비스 영역을 확대했다.
재퍼는 디파이 시장이 정점을 향하던 2021년 대규모 투자 유치에도 성공했다.
재퍼는 2021년 5월 프레임워크 벤처스가 주도한 시리즈A 투자 라운드에서 1500만달러(환화 약 225억 4800만원)를 조달했다. 당시 투자금은 모바일 앱과 플랫폼 생태계 확장 등에 활용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후 암호화폐 시장이 여러 차례 상승과 하락 사이클을 거치면서 디파이 시장 환경도 크게 변화했다.
과거에는 이더리움 중심의 주요 디파이 프로토콜을 추적하는 것이 핵심 기능이었지만, 이후 다양한 레이어1과 레이어2 네트워크가 등장하면서 지원해야 할 블록체인과 프로토콜의 범위가 크게 확대됐다.
동시에 온체인 데이터 분석과 지갑 추적, 포트폴리오 관리 기능을 제공하는 경쟁 서비스도 증가했다.
재퍼의 서비스 종료 이후 디파이 포트폴리오 관리 시장의 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블록체인 지갑과 디파이 자산을 통합적으로 확인하려는 수요 자체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관련 서비스의 경쟁은 과거보다 치열해졌다.
최근에는 단순한 자산 잔액 조회를 넘어 온체인 거래 분석과 지갑 활동 추적, 소셜 기능, 토큰 승인 관리, 보안 분석 등 다양한 기능이 결합되고 있다.
또한, 일부 암호화폐 지갑과 거래 플랫폼이 자체적으로 디파이 포트폴리오 관리 기능을 제공하면서 독립적인 자산관리 대시보드의 사업 환경도 변화하고 있다.
재퍼의 서비스 종료에 따라 기존 이용자와 개발자들의 서비스 이전도 진행될 전망이다. 특히 재퍼의 API를 활용해 온체인 데이터를 이용하던 고객에게는 별도의 전환 관련 안내가 이메일을 통해 제공될 예정이다.
일반 이용자 역시 서비스 종료 전 자신이 이용 중인 기능과 연동 서비스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다만 재퍼와 같은 포트폴리오 추적 서비스는 기본적으로 이용자의 블록체인 지갑 주소를 조회해 자산 정보를 표시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실제 디파이 프로토콜에 예치된 자산의 소유권과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재퍼의 운영 종료는 디파이 시장의 성장이 멈췄다는 의미보다는 암호화폐 산업의 빠른 변화 속에서 초기 대표 서비스도 지속적인 사업 모델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2020년 디파이 서머 당시에는 새로운 프로토콜과 유동성 채굴 기회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포트폴리오 추적 서비스가 핵심 인프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최근 시장에서는 스테이블코인과 실물자산 토큰화(RWA), 예측시장, AI 에이전트 결제 등 새로운 분야로 투자자와 개발자의 관심이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재퍼는 디파이 투자자가 여러 프로토콜에 분산된 자산을 하나의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하면서 초기 디파이 시장의 이용 편의성을 크게 개선한 서비스 가운데 하나였다.
약 7년에 걸친 운영을 마무리하게 된 가운데 재퍼 이용자들이 어떤 대체 서비스로 이동할지와 디파이 포트폴리오 관리 시장의 경쟁 구도가 어떻게 재편될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박원빈 기자 wbpark@nanryn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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