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10일 금요일 16:01
美 SEC, 예측시장 ETF 24개 이상 심사…선거·비트코인·유가 결과에 투자
박원빈 기자wbpark@nanryna.kr
라운드힐·비트와이즈·그래나이트셰어즈 신청…상품 구조·유동성·투자자 보호 추가 검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선거 결과와 암호화폐 가격, 경제지표 등 특정 사건의 발생 여부에 투자하는 예측시장 기반 상장지수펀드(ETF) 24개 이상을 심사하고 있다.
관련 상품은 라운드힐 인베스트먼츠(Roundhill Investments), 비트와이즈(Bitwise), 그래나이트셰어즈(GraniteShares) 등이 지난 2월 신청했다.
당초 일정대로라면 자동 효력 발생을 통해 출시될 가능성이 있었지만, SEC가 상품 작동 방식과 공시 내용을 추가로 요구하면서 출시가 연기됐다.
예측시장 ETF의 기초자산은 특정 사건의 발생 여부에 따라 가치가 결정되는 이벤트 계약이다.
주요 상품에는 2028년 미국 대통령 선거의 정당별 승리 여부와 2026년 상·하원 선거 결과, 미국 경기침체 발생 여부 등이 포함됐다.
비트와이즈가 제출한 자료에는 2026년 중 비트코인이 10만달러에 도달하는지에 따라 수익이 결정되는 상품도 포함됐다. 해당 계약은 조건이 충족되면 1달러로 정산되고, 충족되지 않으면 반대 결과에 투자한 계약이 1달러로 정산되는 방식이다.
업계에서는 이더리움 가격과 국제유가, 기업 구조조정 등 금융·경제 분야의 다양한 사건도 ETF 상품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벤트 계약은 일반적인 주식이나 채권과 달리 이진 구조를 가진다. 예측한 사건이 발생하면 계약당 1달러를 받고, 발생하지 않으면 가치가 0달러에 가까워지는 방식이다. 일부 상품은 특정 사건이 발생하지 않는 경우 수익을 내도록 반대 방향으로 설계된다.
그래나이트셰어즈의 SEC 제출 자료에 따르면 ETF가 투자하는 이벤트 계약은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감독을 받는 지정계약시장에 상장되고, 매수 시점에 계약대금이 전액 납부되는 구조를 사용한다.
기초자산 가격이 장기간 오르는 전통적인 ETF와 달리, 사건의 최종 결과에 따라 수익과 손실이 한 번에 확정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SEC는 현재 예측시장 ETF의 펀드 구조와 가치평가 방식, 유동성, 결제 과정, 투자자 공시 및 보호 장치를 추가로 검토하고 있다.
특정 사건의 결과가 논란이 되거나 계약 정산 기준이 명확하지 않을 경우 ETF의 가치 산정과 환매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벤트 계약의 거래량이 충분하지 않으면 ETF 시장가격과 순자산가치 사이의 괴리가 커질 가능성도 있다.
SEC는 최근 예측시장과 레버리지, 옵션, 암호화폐 등 복잡한 자산에 연계된 이른바 ‘신종 ETF’ 전반에 대한 공개 의견 수렴에도 착수했다. 규제당국은 금융상품 혁신과 투자자 보호 사이에서 적절한 기준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예측시장에 참여하려면 칼시나 폴리마켓 등 전문 플랫폼을 이용해야 한다. 그러나 ETF가 승인되면 투자자는 별도의 예측시장 계좌나 암호화폐 지갑을 만들지 않고 기존 주식 거래 계좌를 통해 관련 상품을 매매할 수 있다.
이는 예측시장의 접근성을 크게 높이고 개인뿐 아니라 기관투자자의 참여도 확대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부 시장 관계자는 예측시장 ETF가 비트코인 ETF처럼 새로운 투자 분야를 제도권 금융상품 안으로 편입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반면 예측시장 ETF가 투자상품과 베팅의 경계를 흐릴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기업의 실적이나 자산가치가 아닌 선거와 정책, 경제 사건의 결과에 따라 투자수익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예측이 틀릴 경우 상품 가치 대부분을 잃을 수 있고, 사건 관련 정보를 먼저 접할 수 있는 이해관계자가 거래에 참여하면 내부정보 이용이나 시장조작 논란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정치와 군사, 자연재해 등 민감한 사건을 금융상품으로 만드는 것이 적절한지를 둘러싼 윤리적 논쟁도 이어지고 있다.
SEC가 예측시장 ETF에 어떤 추가 조건을 요구할지, 그리고 첫 상품의 출시를 허용할지가 향후 예측시장과 전통 금융의 결합 방향을 결정할 주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박원빈 기자 wbpark@nanryn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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