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10일 월요일 07:13
SK하이닉스 5% 가까이 ‘뚝’…외국인 8500억 던져도 코스피 버텼다
지서윤 기자se8ll@naver.com
엔비디아 HBM 사양 하향 우려에 SK하이닉스 -4.88%…2차전지·제약·바이오 순환매

국내 증시가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와 SK하이닉스 급락으로 장중 크게 흔들렸지만 개인과 기관의 매수세에 힘입어 낙폭을 상당 부분 만회했다.
특히 반도체 대형주가 약세를 보인 반면 2차전지와 제약·바이오 등 다른 업종으로 순환매가 나타나면서 지수 하락에도 상승 종목이 하락 종목보다 많은 이례적인 흐름을 보였다.
7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7.61포인트(0.60%) 하락한 6258.77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6158.73까지 밀리며 6200선이 무너지기도 했지만 이후 낙폭을 줄이며 6250선을 회복한 채 장을 마감했다.
수급에서는 외국인의 매도세가 거셌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859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반면 기관과 개인은 각각 5791억원, 2677억원을 순매수하며 외국인이 쏟아낸 물량을 받아냈다.
이날 코스피를 끌어내린 중심에는 SK하이닉스가 있었다.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보다 4.88% 떨어진 142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AI 투자 확대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증가 기대를 등에 업고 강세를 이어왔던 SK하이닉스에 대규모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면서 지수에도 부담을 줬다.
시장에서는 엔비디아가 차세대 AI 가속기 ‘루빈 울트라’에 탑재할 HBM 사양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도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HBM 사양이 낮아질 경우 메모리 업체들의 제품 공급가격과 수익성 등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삼성전자는 같은 반도체 대형주임에도 전 거래일보다 0.22% 상승한 23만1000원에 마감하며 SK하이닉스와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
반도체 업종 전반의 약세라기보다 개별 기업과 HBM 관련 재료에 따라 주가가 차별화된 셈이다.
반도체주가 주춤한 사이 그동안 상대적으로 상승세가 제한됐던 2차전지주에는 강한 매수세가 유입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4.35% 상승했고 삼성SDI와 LG화학 등 주요 2차전지 종목도 강세를 나타냈다.
SK이노베이션은 10% 넘게 급등하면서 2차전지 관련 종목 가운데서도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였다.
업종별로도 전기제품이 4.91% 상승한 반면 반도체·반도체장비 업종은 2.05% 하락해 대조적인 흐름을 나타냈다.
시장에서는 북미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확대에 따른 수주 기대와 하반기 실적 개선 전망 등이 2차전지주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증시 상승을 주도했던 AI·반도체주에 대한 차익실현과 맞물리면서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제한됐던 업종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이동하는 순환매 성격도 나타났다.
제약·바이오주도 강세를 나타내며 지수 하단을 지지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77% 상승했고 셀트리온도 오름세를 나타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HLB와 알테오젠, 에이비엘바이오 등 주요 바이오 종목이 강세를 보이면서 투자심리가 확산되는 모습을 나타냈다.
은행 업종도 2.25%, 제약 업종은 1.88% 상승하는 등 반도체 이외 업종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이날 증시의 특징은 지수가 하락했음에도 개별 종목의 투자심리가 크게 나쁘지 않았다는 점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상승한 종목은 554개로 하락한 종목 322개를 크게 웃돌았다. SK하이닉스 등 시가총액 비중이 높은 일부 대형주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코스피 지수를 끌어내렸지만 시장 전체로 보면 상승 종목이 훨씬 많았다는 의미다.
최근 국내 증시 상승을 이끌었던 반도체 대형주에 집중됐던 흐름에서 벗어나 2차전지와 제약·바이오, 은행 등으로 매수세가 확산되는 모습이 나타난 셈이다.
다만 이 같은 흐름이 일시적인 순환매에 그칠지 새로운 주도 업종의 등장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
특히 외국인이 하루 동안 코스피에서 8590억원을 순매도한 만큼 외국인 수급이 언제 회복될지가 단기 증시 방향을 결정할 주요 변수로 꼽힌다.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반도체 대형주의 조정이 이어질지, 2차전지와 제약·바이오 등으로 확산된 순환매가 지속될지도 향후 국내 증시의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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