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13일 목요일 00:42
캐나다 몬트리올은행, XRP ETF 보유 첫 확인
박원빈 기자wbpark@nanryna.kr
BMO, REX-Osprey XRP ETF 323주·ProShares Ultra XRP ETF 20주 보유 전통 금융권 ‘리플 투자’ 확대되나...직접 XRP 매입 아닌 규제 금융상품 활용

캐나다 주요 은행 가운데 하나인 몬트리올은행(BMO)이 XRP 가격에 연계된 상장지수펀드(ETF)를 포트폴리오에 편입한 사실이 공개됐다.
BMO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최신 Form 13F-HR 자료에 따르면 은행은 2026년 6월 말 기준 XRP 관련 금융상품 두 종류를 보유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REX-Osprey XRP ETF(XRPR) 323주와 ProShares Ultra XRP ETF 20주다.
SEC 자료에서도 REX-Osprey XRP ETF의 티커가 XRPR이며 Cboe BZX에 상장돼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이 ETF는 수수료와 비용 차감 전 XRP의 성과를 추종하는 것을 투자목표로 한다.
이번 공시에서 특히 구분해야 할 부분은 BMO가 XRP 토큰을 직접 매입해 자체 지갑에 보관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BMO가 선택한 것은 미국의 규제된 증권시장에서 거래되는 XRP 연계 ETF다. 따라서 이번 소식을 '몬트리올은행이 XRP를 직접 매집했다'고 표현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은행은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XRP를 구매해 개인키를 관리하는 대신 기존 증권시장 인프라를 통해 XRP 가격 움직임에 노출되는 방법을 선택했다. 전통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이러한 방식이 상대적으로 익숙하다.
암호화폐를 직접 보유하면 개인키와 지갑 관리, 커스터디, 사이버보안 등 새로운 운영체계를 구축해야 하지만 ETF를 이용하면 기존 주식·ETF 투자 인프라 안에서 디지털자산 관련 익스포저를 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BMO의 XRP ETF 보유 사실 자체는 눈길을 끌지만 투자 규모는 과장해서 볼 필요가 없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BMO가 신고한 전체 투자 포트폴리오 가치는 6월 말 기준 3030억달러를 넘어섰다. 이에 비하면 XRP ETF 343주는 사실상 극히 작은 규모다.
따라서 이번 공시만으로 BMO가 XRP를 핵심 전략자산으로 채택했다거나 XRP에 대한 대규모 기관 매수가 시작됐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세계적인 대형 금융기관의 보고 대상 자산 가운데 XRP 연계 상품이 실제 등장했다는 점이다.
BMO만의 움직임도 아니다. 캐나다 내셔널뱅크(National Bank of Canada) 역시 같은 보고 기간 Bitwise XRP ETF 3848주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평가금액은 약 33만달러 수준으로 전해졌다.
캐나다 주요 금융기관들이 XRP 자체를 직접 매입하기보다는 ETF를 통해 관련 시장에 접근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나타난다.
이는 기관의 암호화폐 투자 방식이 개인투자자와 다르게 전개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개인은 거래소에서 XRP를 직접 구매한 뒤 거래소 계좌나 개인지갑에 보관할 수 있지만 대형 은행과 자산운용사는 규제와 내부 위험관리, 회계 및 커스터디 문제 등을 고려해야 한다.
ETF는 이런 기관들이 기존 금융시장 체계 안에서 암호화폐 가격에 접근할 수 있는 통로가 될 수 있다.
BMO가 보유한 REX-Osprey XRP ETF 역시 올해 투자구조에 변화가 있었다. SEC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해당 펀드는 2026년 5월 10일부터 투자목표를 XRP의 성과를 추종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6월 30일자 투자설명서에서도 XRPR의 투자목표는 수수료와 비용 차감 전 XRP의 성과를 추종하는 것으로 명시돼 있다.
이는 미국 금융시장에서 XRP에 접근할 수 있는 투자상품이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투자자들이 또 하나 주의해야 할 부분은 13F 공시의 시차다. 13F는 일정 규모 이상의 기관투자자가 분기 말 보유하고 있는 미국 상장 증권 등을 공개하는 보고서다.
이번 BMO 자료는 2026년 6월 30일 기준 포트폴리오의 스냅샷이다. 따라서 현재 시점에도 BMO가 동일한 수량을 그대로 보유하고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
은행이 7월 이후 추가 매수했거나 일부 또는 전부를 매도했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공시는 실시간 기관 자금 흐름이라기보다 2분기 말 당시 BMO가 XRP 관련 금융상품에 노출돼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자료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이번 BMO 공시에서 시장이 주목할 부분은 323주와 20주라는 숫자보다 XRP가 기존 금융기관이 투자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 상품'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비트코인은 현물 ETF를 중심으로 기관 접근성이 크게 확대됐고 이후 이더리움을 비롯한 다른 디지털자산도 전통 금융상품과 연결되는 움직임을 보여왔다.
XRP 역시 관련 ETF와 투자상품이 확대되면서 은행과 자산운용사, 패밀리오피스 등이 직접 토큰을 보관하지 않고도 가격 움직임에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
다만 BMO의 투자 규모가 매우 작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공시 하나만으로 XRP에 대한 기관 수요가 급증했다고 해석하는 것은 이르다.
앞으로 확인해야 할 것은 다음 분기다. BMO가 XRP ETF 보유량을 늘리는지, 다른 글로벌 은행과 자산운용사가 새롭게 XRP ETF를 포트폴리오에 추가하는지가 기관 채택 확대 여부를 판단하는 보다 중요한 지표가 될 전망이다.
결국 이번 공시의 의미는 '캐나다 대형 은행이 XRP를 대량 매집했다'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XRP가 규제된 ETF를 통해 전통 금융기관의 투자 가능 자산군 안으로 들어오고 있다는 점에 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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