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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8월 14일 금요일 17:02

아일랜드, 개인 암호화폐 월렛 이체 확인 강화…2030년까지 자금세탁 차단

박원빈 기자wbpark@nanryna.kr

거래소·사업자 이용 시 송·수취인 정보 확인…개인 월렛 자체를 금지하는 조치는 아냐

아일랜드, 개인 암호화폐 월렛 이체 확인 강화…2030년까지 자금세탁 차단

아일랜드가 개인이 직접 관리하는 암호화폐 월렛과 관련된 자금이체에 대한 확인 절차를 강화한다.

가상자산을 이용한 자금세탁과 테러자금 조달을 차단하기 위해 암호화폐 서비스 제공업체의 고객확인 및 거래 모니터링 책임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조치는 아일랜드 정부가 처음으로 마련한 국가 차원의 자금세탁방지·테러자금조달방지 전략에 포함됐다. 전략 추진 기간은 2030년까지다.

아일랜드 정부는 암호화폐를 비롯해 온라인 도박, 법인 소유구조 및 새로운 금융기술이 불법자금 은닉과 이동에 악용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판단했다. 이에 금융기관과 규제기관, 경찰, 국세 당국 사이의 정보 공유와 국제 공조도 강화할 계획이다.

사이먼 해리스 아일랜드 부총리 겸 재무장관은 새로운 전략을 통해 범죄조직이 익명으로 자금을 이동하거나 금융시스템을 악용하기 어렵게 만들겠다고 밝혔다.

핵심 대상은 개인이 직접 개인키를 관리하는 ‘셀프호스티드 월렛’ 또는 ‘비수탁형 월렛’과 암호화폐 사업자 사이에서 발생하는 이체다.

이용자가 거래소에서 자신의 개인 월렛으로 가상자산을 출금하거나 개인 월렛에 보유한 자산을 거래소로 입금하면 해당 거래소는 송금인과 수취인 정보를 확인해야 한다. 일정 조건에서는 고객이 실제로 해당 월렛을 통제하고 있는지도 검증할 수 있다.

확인 방식에는 월렛 주소 제출과 전자서명, 소액 시험이체, 블록체인 분석을 통한 주소 위험도 평가 등이 활용될 수 있다. 불법자금과 관련된 것으로 의심되는 주소이거나 거래 구조가 비정상적이라면 추가 자료를 요구하거나 이체를 보류할 가능성도 있다.

해외 암호화폐 사업자와 거래할 때는 강화된 고객확인 절차가 적용된다. 상대 사업자의 소재 국가와 규제 수준, 자금세탁방지 체계 및 거래 당사자 정보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특히 규제가 취약한 국가나 국제 제재 대상과 관련된 거래에는 강화된 실사와 거래 모니터링이 적용될 전망이다.

이번 정책은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의 ‘트래블룰’을 토대로 한다. 트래블룰은 금융회사 또는 암호화폐 사업자가 자산을 전송할 때 송금인과 수취인의 정보를 거래와 함께 전달하도록 하는 제도다.

유럽연합은 2024년 12월부터 암호화폐 이체에도 트래블룰을 적용하는 자금이체규정을 시행했다. 해당 규정은 암호화폐 서비스 제공업체가 이체에 수반되는 송·수취인 정보를 수집하고 확인하도록 요구한다. 아일랜드 중앙은행 관련 안내

개인 월렛이 거래에 포함될 경우에도 거래소 등 암호화폐 사업자의 확인 의무는 사라지지 않는다.

특히 1000유로를 초과하는 개인 월렛 관련 이체에서는 사업자가 해당 주소를 고객이 실제로 소유하거나 통제하는지 확인해야 할 수 있다.

다만 개인 월렛을 사용하는 행위 자체가 금지되는 것은 아니다. 메타마스크나 하드웨어 월렛처럼 이용자가 직접 개인키를 보관하는 월렛은 계속 보유하고 사용할 수 있다.

암호화폐 사업자를 거치지 않고 두 개인이 각자의 월렛을 이용해 직접 거래하는 경우에는 거래소에 부과되는 고객확인 절차가 동일하게 작동하지 않는다. 다만 이후 해당 자산을 규제 거래소에 입금하면 자금 출처나 거래 상대방에 관한 확인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이번 조치를 ‘아일랜드가 개인 월렛을 금지한다’거나 ‘모든 개인 간 거래에 신분증을 요구한다’는 의미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규제의 핵심은 개인 월렛과 규제 금융·암호화폐 사업자 사이의 접점에 있다.

아일랜드는 유럽연합의 가상자산시장규제법인 미카(MiCA)에 따라 암호화폐 서비스 제공업체에 대한 인가 체계도 운영하고 있다.

2026년 7월부터 EU의 미카 전환기간이 종료되면서 EU 소비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는 미카 인가를 받아야 한다.

아일랜드 중앙은행은 인가받지 않은 사업자를 이용할 경우 미카가 제공하는 소비자 보호를 받을 수 없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미인가 사업자에 보관된 자산을 인가 사업자나 개인 월렛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할 것을 소비자에게 안내했다. 아일랜드 중앙은행 소비자 경고

EU의 강화된 자금세탁방지규정은 2027년 7월부터 본격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암호화폐 서비스 제공업체는 익명 계정이나 고객을 식별할 수 없는 계정을 제공·유지할 수 없게 된다.

그러나 개인이 스스로 관리하는 비수탁형 월렛은 익명 계정 금지 대상에서 제외된다. 중앙화 사업자가 고객 대신 보관하는 익명 계정과 이용자가 직접 개인키를 관리하는 월렛은 법적 성격이 다르기 때문이다.

규제 강화는 불법자금 추적과 이용자 보호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개인정보 수집 확대와 정상적인 거래의 지연이라는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거래소마다 월렛 소유권 확인 방식과 제출서류가 달라 이용자의 불편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아일랜드에서 거래소와 개인 월렛 사이의 이체를 이용하는 사람은 앞으로 거래소 계정의 이름과 월렛 소유자가 일치하는지 확인하고, 가상자산 취득 경위와 출금 기록 등 자금 출처를 증명할 자료를 보관할 필요가 있다.

이번 전략은 개인 월렛을 없애기 위한 정책이라기보다 암호화폐가 규제 사업자를 통과하는 지점에서 익명성을 줄이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향후 실제 영향은 아일랜드 중앙은행의 세부 지침과 거래소별 확인 절차가 어떻게 마련되는지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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