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21일 금요일 01:38
“미국은 코인을 금융으로, 한국은 차단부터”…같은 날 갈라진 Web3의 운명
이윤호 기자bklove3474@naver.com
美 백악관에 코인·예측시장 수장 집결, CFTC는 온체인 파생상품 제도화 모색…한국은 폴리마켓 접속차단·2027년 과세 예정

🇺🇸 미국: “막지 말고 미국 안으로 가져오자”
미국의 최근 움직임은 빠르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백악관에 Coinbase·Kraken·Robinhood 등 주요 크립토 기업 경영진과 ICE 등 전통 금융 관계자들을 불러 CLARITY Act 통과를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트럼프가 강조한 것은 미국이 중국 등 경쟁국에 디지털자산 산업의 주도권을 빼앗겨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더 흥미로운 변화는 CFTC에서 나오고 있다.
CFTC는 암호화폐와 AI뿐 아니라 예측시장까지 Innovation Advisory Committee의 주요 논의 대상으로 올렸다.
Hyperliquid에 대해서도 트럼프는 CFTC가 규제를 준수하는 형태로 미국 시장에 진입시키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즉 미국의 접근법은 점차 명확해지고 있다.
Crypto → Prediction Market → Perpetual Futures → Stablecoin → RWA
새로운 금융상품을 무조건 해외로 밀어내기보다 미국 규제 안에서 거래되도록 만들어 산업 자체를 미국으로 가져오겠다는 전략에 가깝다.
🇰🇷 한국: 폴리마켓은 결국 접속차단
비슷한 시기 한국에서는 정반대의 뉴스가 나왔다.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는 18일 해외 예측시장 플랫폼 Polymarket의 국내 접속차단을 의결했다.
정치·경제·스포츠 등의 결과에 가상자산을 걸어 수익을 얻는 구조가 형법상 도박 관련 정보 및 국민체육진흥법상 유사행위 등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물론 한국만 폴리마켓을 규제하는 것은 아니다. 프랑스·호주·독일 등에서도 규제조치가 이뤄졌기 때문에 ‘미국=무조건 허용, 한국=무조건 규제’라는 단순 비교는 정확하지 않다.
차이는 그 다음이다.
미국에서는 규제하면서도 “그렇다면 어떤 라이선스와 규칙 아래 합법적으로 운영할 것인가”라는 논의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아직 그 다음 단계가 상대적으로 잘 보이지 않는다.
🇰🇷 그리고 2027년 코인 과세
한국 투자자에게 더 현실적인 문제는 세금이다.
현행 제도대로라면 2027년 1월 1일부터 가상자산 과세가 시작된다.
연간 가상자산 소득에서 기본공제 250만원을 제외한 금액에 20%의 소득세가 부과되며 지방소득세를 포함하면 실질적으로 22% 수준이다.
다만 흔히 퍼지는 “취득가격 증빙 못 하면 전부 이익으로 간주한다”는 표현은 정확하지 않다.
국세청 안내에 따르면 2027년 이전 보유분은 실제 취득가액과 2026년 말 시가 가운데 높은 금액을 취득가액으로 인정하는 특례가 있고, 2027년 이후 취득분도 실제 취득가액 확인이 곤란한 경우를 위한 별도 규정이 마련돼 있다.
BlockchainSeoul 인사이트
한국 Web3의 진짜 위기는 ‘규제’가 아니다
미국도 규제한다.
오히려 미국의 금융규제는 한국보다 훨씬 복잡하고 강력한 영역도 많다.
그런데 지금 두 나라의 차이는 규제의 방향성에서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질문은 점점 이렇게 바뀌고 있다.
“이걸 어떻게 미국 금융시장 안으로 가져올 것인가?”
한국의 질문은 여전히 상당 부분,
“이게 현행법상 가능한가, 아니면 차단해야 하는가?”
에 머물러 있다.
이 차이가 몇 년 누적되면 결과는 단순히 거래소 거래량에서 끝나지 않을 수 있다.
예측시장, 온체인 파생상품, 스테이블코인, RWA, 토큰화 주식과 24시간 금융시장이 실제 산업으로 성장한다면 거래소뿐 아니라 개발자·VC·마켓메이커·법률·컴플라이언스·미디어·행사까지 생태계 전체가 규칙이 명확한 국가를 따라 이동하기 때문이다.
KBW 같은 대형 행사의 경쟁력 역시 결국 이런 산업 기반과 연결된다.
행사의 규모나 화제성만으로 “KBW가 퇴물화됐다”고 단정할 근거는 부족하다. 하지만 미국·싱가포르·홍콩·두바이 등에서 기관과 규제당국까지 참여하는 Web3 산업이 커진다면 한국 행사가 글로벌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국내 산업 자체의 경쟁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그래서 한국에 필요한 것은 단순한 ‘규제 완화’가 아닐 수 있다.
불법 도박과 투자자 피해는 막되,
Prediction Market → 합법적인 제도는 없는가?
Perp DEX → 규제 안에서 허용할 방법은 없는가?
Stablecoin → 국내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가?
RWA → 한국 주식과 자산을 온체인에서 거래할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만들어야 한다.
미국이 모든 규제를 없애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규제를 산업의 입구로 만들고 있다는 것이 더 중요한 변화다.
그리고 한국이 계속 ‘차단 → 과세 → 사후 규제’에 머무는 동안 미국이 ‘규제 → 합법화 → 기관 진입 → 글로벌 확장’의 구조를 완성한다면 몇 년 뒤 한국이 걱정해야 할 것은 코인 가격이 아닐 수도 있다.
Web3의 다음 네이버·카카오·업비트를 만들 기회 자체가 한국에서 사라지는 것이 더 큰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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