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21일 금요일 23:59
캄보디아·미국, 시날로아 카르텔 연계 암호화폐 세탁망 적발
박원빈 기자wbpark@nanryna.kr
프놈펜·칸달주 4곳 합동 단속…약 700만달러 상당 가상자산 압수 마약 200㎏·전구체 1톤도 발견…중남미 카르텔의 아시아 확장 주목

캄보디아와 미국 수사당국이 멕시코 시날로아 카르텔(Sinaloa Cartel)의 범죄 수익을 암호화폐로 세탁한 것으로 의심되는 현지 네트워크를 적발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캄보디아 국가마약퇴치청과 미국 마약단속국(DEA)은 공동 수사를 통해 시날로아 카르텔과 연계된 것으로 추정되는 암호화폐 자금세탁 조직을 발견했다.
캄보디아 당국은 이번 수사에서 약 700만달러 상당의 암호화폐를 압수했다. 수사기관은 여러 명의 피의자를 체포하고 범죄와 관련된 것으로 의심되는 자산과 마약 제조시설, 보관시설도 확보했다.
다만 체포된 인원과 신원, 압수된 암호화폐의 종류와 지갑 수, 구체적인 거래 경로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사건에서 적발된 자금이 시날로아 카르텔에 직접 전달됐는지와 피의자들의 구체적인 혐의는 향후 수사와 재판을 통해 확인돼야 한다. AP통신 보도
캄보디아 수사당국은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수도 프놈펜과 인접한 칸달주에 있는 4개 장소를 단속했다.
수사 과정에서 200㎏이 넘는 불법 마약과 마약 제조에 사용되는 전구체 화학물질 1톤 이상이 압수됐다. 마약 제조시설과 저장시설도 함께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DEA의 프놈펜 지부와 뉴저지 지부가 캄보디아 마약수사 경찰과 협력해 현지 네트워크의 자금 흐름과 카르텔 연계 가능성을 추적했다.
캄보디아 주재 미국대사관은 “DEA 프놈펜·뉴저지 사무소가 협력해 시날로아 카르텔을 대신해 암호화폐를 세탁한 현지 네트워크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주캄보디아 미국대사관 발표
메아스 비리트 캄보디아 국가마약퇴치청 사무총장도 현지 당국이 DEA와 협력해 체포와 자산 압수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은 멕시코 범죄조직의 자금세탁 네트워크가 중남미와 미국을 넘어 동남아시아까지 연결돼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시날로아 카르텔은 멕시코를 기반으로 펜타닐과 코카인, 메스암페타민 등 불법 마약을 생산·유통하는 대표적인 초국경 범죄조직이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시날로아 카르텔을 외국테러조직으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카르텔에 자금이나 서비스를 제공한 개인과 기업은 미국의 테러자금 관련 제재와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미국 수사당국은 시날로아 카르텔이 미국 내 마약 판매로 확보한 현금을 전문 자금중개인을 통해 암호화폐로 바꾼 뒤 국경 밖으로 이동시키는 방식을 사용해온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5월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도 시날로아 카르텔의 로스 차피토스 계파와 관련된 인물 및 법인들을 제재했다. 해당 조직은 미국 내에서 수거한 마약 판매 대금을 암호화폐로 전환해 멕시코로 옮긴 혐의를 받았다.
일부 자금은 스테이블코인으로 전환된 뒤 탈중앙화 거래소와 중앙화 거래소를 거치는 방식으로 이동한 것으로 분석됐다.
캄보디아는 전통적으로 미얀마·라오스·태국 접경지역인 ‘골든 트라이앵글’에서 생산된 마약이 이동하는 경로 중 하나로 지목돼왔다.
최근에는 온라인 사기 조직과 불법 도박, 지하 금융, 암호화폐 장외거래 등이 결합하면서 초국경 범죄의 물류·금융 거점으로 악용될 위험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는 동남아시아의 범죄조직들이 카지노와 온라인 도박, 무등록 가상자산 서비스, 지하 금융망을 결합해 범죄 수익을 이동시키고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중국계 지하 금융 조직이 중남미 마약 카르텔의 현금 세탁을 지원한 사례도 이미 미국 수사에서 드러났다.
미 법무부는 2024년 시날로아 카르텔 관계자와 중국계 지하 금융 조직 사이에서 5000만달러 이상의 마약 수익이 이동한 사건을 공개한 바 있다. 미국 법무부 발표
범죄조직은 암호화폐를 이용하면 국경을 넘어 빠르게 자금을 전송하고 전통 금융기관의 송금 감시를 일부 우회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퍼블릭 블록체인에서는 거래내역이 공개 원장에 기록된다. 수사기관이 특정 지갑 주소와 범죄조직의 관계를 확인하면 과거의 거래 흐름까지 추적할 수 있다.
범죄 수익을 현금이나 다른 자산으로 바꾸기 위해 중앙화 거래소를 이용할 경우 고객확인과 자금세탁방지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점도 수사의 단서가 된다.
이번에 압수된 암호화폐가 어떤 블록체인에 보관됐고 수사당국이 지갑을 어떻게 확보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개인키를 확보했거나 거래소의 협조를 받아 자산을 동결했을 가능성이 있지만 당국의 추가 발표가 필요한 부분이다.
이번 사건은 암호화폐가 초국경 범죄자금의 이동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점과 동시에 공개된 온체인 거래기록이 자금 추적과 자산 압수의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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