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9일 수요일 03:34
로빈후드, 크립토닷컴과 예측시장 제휴
박원빈 기자wbpark@nanryna.kr
다년간 유통 계약 체결하고 크립토닷컴·OG 소수지분 인수 칼시·포캐스트엑스·로테라에 공급처 추가…계약 조건과 투자 규모는 비공개

로빈후드(Robinhood)가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 크립토닷컴(Crypto.com)과 손잡고 예측시장 사업을 확대한다.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양사는 크립토닷컴의 이벤트 계약을 로빈후드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내용의 다년간 제휴 계약을 체결했다.
로빈후드는 크립토닷컴과 크립토닷컴에서 분리된 예측시장 사업자 OG의 소수지분도 인수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투자금액과 지분율, 계약에 따른 수익 배분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계약은 지난 7월 협상 사실이 알려진 지 약 한 달여 만에 최종 타결됐다. 당시에는 논의 단계여서 실제 계약 체결 여부가 불확실했지만, 양측이 다년 계약에 합의하면서 공식적인 사업 제휴로 전환됐다.
제휴에 따라 로빈후드 이용자는 별도의 앱으로 이동하지 않고 로빈후드 플랫폼에서 OG.com 기반의 이벤트 계약을 거래할 수 있게 된다.
이벤트 계약은 선거나 스포츠 경기, 경제지표 발표 등 특정 사건의 결과가 발생할지를 예측하는 파생상품이다.
일반적으로 결과가 발생하면 일정 금액을 지급하고, 발생하지 않으면 가치가 없어지는 예·아니오 방식으로 설계된다.
계약 가격은 시장 참여자들이 해당 사건의 발생 가능성을 어떻게 평가하는지를 반영한다. 예측이 맞으면 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결과가 반대로 나오면 투자금 전부를 잃을 수 있다.
OG는 크립토닷컴이 지난 2월 출범시킨 미국 중심의 예측시장 플랫폼이다. 실제 이벤트 계약은 크립토닷컴의 미국 파생상품 계열사인 크립토닷컴 디리버티브스 노스아메리카(CDNA)의 거래·청산 인프라를 통해 제공된다.
CDNA는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지정계약시장과 파생상품청산기구로 등록돼 있다. 다만 개별 이벤트 계약의 제공 가능 여부는 상품 유형과 이용자의 거주 지역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번 제휴는 단순한 상품 공급 계약을 넘어 지분투자를 포함한다. 로빈후드는 크립토닷컴 본사와 예측시장 법인 OG의 소수지분을 각각 확보한다.
지분 인수를 통해 로빈후드는 OG의 성장에 따른 투자 수익을 기대하는 동시에 장기간 안정적으로 이벤트 계약을 공급받을 수 있는 관계를 구축하게 된다.
크립토닷컴 역시 자체 앱에만 의존하지 않고 대규모 개인 투자자 기반을 보유한 로빈후드를 새로운 유통 채널로 확보한다. 로빈후드 고객의 주문이 유입되면 OG와 CDNA의 거래량 및 시장 유동성 확대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로빈후드가 소수지분을 취득하는 것이 크립토닷컴이나 OG의 경영권을 인수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지분율과 의결권 등 세부 조건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투자 영향력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로빈후드는 예측시장 상품을 하나의 거래소에서만 공급받지 않고 여러 외부 거래소와 자체 계열 인프라를 함께 활용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로빈후드는 칼시(Kalshi), 인터랙티브브로커스 계열 포캐스트엑스(ForecastEx) 등에서 이벤트 계약을 공급받고 있다.
이와 함께 서스퀘해나인터내셔널그룹과 공동 투자한 CFTC 등록 거래소 로테라(Rothera)를 통해 자체 상품 공급 기반도 확대했다.
크립토닷컴과 OG가 추가되면 로빈후드는 계약 종류를 넓히고 특정 거래소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 동시에 거래소별 유동성과 가격, 청산 인프라를 비교해 상품을 배치할 여지도 커진다.
로빈후드는 예측시장을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사업 부문 가운데 하나로 보고 있다. 회사 발표에 따르면 서비스 출시 약 1년 만에 100만명 이상의 고객이 이벤트 계약을 거래했으며 누적 계약 거래량은 90억건을 넘어섰다. 로빈후드 예측시장 사업 발표
미국에서는 CFTC가 이벤트 계약을 파생상품으로 감독하고 있지만, 스포츠 경기와 선거 등을 대상으로 한 계약이 사실상 베팅에 해당하는지를 놓고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주 정부와 도박 규제기관은 스포츠 이벤트 계약이 주별 도박법과 면허제도를 우회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예측시장 사업자들은 해당 상품이 연방법에 따라 규제되는 금융 계약이라는 입장이다.
따라서 이번 제휴로 모든 지역의 로빈후드 이용자가 OG의 전체 계약을 즉시 거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실제 출시 시점과 제공 상품, 대상 지역은 규제 검토와 기술 연동 과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향후 시장의 관심은 로빈후드가 기존 파트너인 칼시와의 관계를 어떻게 조정할지, OG 상품이 로테라의 자체 계약과 어떤 방식으로 배치될지에 집중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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