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14일 월요일 11:30
AI가 미쳤다더니 이번엔 주식이 무너졌다…삼성·SK하이닉스까지 ‘AI 쇼크’ 직격
이정민 기자upjm000@gmail.com
앤트로픽 CEO “AI 개발 속도 늦춰야”…오픈AI·일론 머스크도 호응, SK하이닉스 5.3%·삼성전자 3.7% 급락

인공지능 열풍으로 사상 최고치를 달리던 반도체·AI 관련주에 갑작스러운 ‘AI 쇼크’가 발생했다.
14일 아시아 증시에서는 AI 관련 종목들이 일제히 급락했다. 한국의 SK하이닉스는 5.3%, 삼성전자는 3.7% 하락했고, 일본에서는 오픈AI의 주요 투자자인 소프트뱅크가 13.2% 폭락했다. 키옥시아도 9.8% 떨어졌으며 대만 TSMC 역시 1.2% 하락했다.
시장의 불안을 키운 것은 단순한 실적 문제가 아니었다.
발단은 AI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업계 내부의 공개적인 요구였다.
앤트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 CEO는 AI가 인류에 미칠 잠재적 위험을 줄이기 위해 AI 기업들이 모델 성능을 빠르게 끌어올리는 속도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오픈AI의 샘 올트먼과 xAI의 일론 머스크 역시 AI 안전과 규제 필요성에 공감하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논란이 커졌다.
투자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한 이유는 AI 산업의 막대한 투자 규모 때문이다.
현재 글로벌 빅테크들은 AI 데이터센터와 GPU, 네트워크, 메모리 반도체 등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AI 서버에 사용되는 고대역폭메모리(HBM)의 핵심 공급업체다.
그런데 AI 개발 속도가 예상보다 느려지거나 규제가 강화될 경우 데이터센터 투자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AI 인프라 전체의 성장 전망에 대한 의문이 주가에 반영된 것이다.
한국 증시도 직격탄을 맞았다.
코스피는 장 초반 3% 넘게 급락했고,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장중 코스피는 6,600선까지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SK하이닉스의 하락폭이 컸다.
AI 서버에 필요한 HBM 수요가 향후에도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가 그동안 주가를 끌어올렸던 만큼, AI 투자 사이클 자체에 대한 불안이 커지자 차익실현 매물이 강하게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시장에서도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AI 관련 기업들의 성장 기대가 흔들릴 경우 단순히 반도체 업체뿐 아니라 데이터센터, 전력, 클라우드, 장비, 소프트웨어 등 AI 생태계 전체가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움직임을 두고 AI 산업의 성장 자체가 끝났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AI 경쟁은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국가 안보와 산업 경쟁력까지 연결돼 있어 개발 속도를 단기간에 크게 늦추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시장에서도 일부 투자자들은 안전 규제가 오히려 장기적으로 AI 산업의 예측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결국 이번 급락은 AI가 끝났다는 신호라기보다 AI 산업이 새로운 단계에 진입했다는 신호에 가깝다.
지금까지 시장이 주목했던 것은 “AI가 얼마나 빨리 발전할 것인가”였다면, 앞으로는 “AI를 얼마나 빠르게 발전시켜도 되는가”가 새로운 투자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그리고 그 논쟁이 처음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까지 직접 흔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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