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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9월 15일 화요일 21:40

"출근길은 지켰지만 불씨는 남았다"…서울버스 파업 철회 뒤 남은 통상임금 숙제

구선 기자kooblock@daum.net

임금 3.2% 인상으로 파업은 막았지만 핵심 쟁점 통상임금은 결론 못 내…향후 인건비·재정 부담 변수

"출근길은 지켰지만 불씨는 남았다"…서울버스 파업 철회 뒤 남은 통상임금 숙제

서울 시내버스가 16일 첫차부터 정상 운행됐다.

노사는 전날 오후 2시부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12시간 가까운 마라톤 협상을 벌인 끝에 임금·단체협약에 합의했다.

운전직 조합원의 임금은 호봉별 시급 기준 3.2% 인상되고, 근로시간 면제자와 정비직 조합원도 월 임금총액 기준 3.2% 오른다.

노조가 당초 요구한 7.85%에는 미치지 못했다.

박점곤 서울시버스노조 위원장은 부산과 울산 등 일부 지역에서 5% 수준의 인상이 이뤄진 점을 언급하며 3.2% 인상안에 만족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과반이 찬성하면서 합의가 성사됐다.

이번 타결의 가장 큰 의미는 시민들이 체감하는 즉각적인 경제적 비용을 막았다는 데 있다.

서울 시내버스가 멈추면 출퇴근 시간대 지하철과 택시로 수요가 몰리고, 이동시간 증가와 교통 혼잡으로 이어진다.

특히 대중교통 의존도가 높은 직장인과 학생, 자영업자에게 파업은 단순한 교통 불편 이상의 비용으로 돌아온다.

서울시가 준비했던 비상수송대책도 해제됐다. 셔틀버스는 투입되지 않고 지하철 역시 연장 운행 없이 평시 기준으로 운행한다.

파업은 끝났지만 통상임금은 그대로 남았다

문제는 이번 협상의 가장 큰 쟁점이었던 통상임금이다.

노사 모두 통상임금을 둘러싼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고, 결국 이번 임단협 합의안에서는 해당 사안을 제외했다.

노조는 통상임금 문제는 법원의 판단을 받아야 할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박 위원장도 ''법에 따라 판결받으면 되는 것''이라며 협상 대상이 아니라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반면 사측은 통상임금 문제를 이번 협상 과정에서 함께 정리하기를 원했다.

김정환 서울시버스운송조합 이사장은 통상임금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데 대해 ''노사 모두에게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목이 중요하다.

통상임금의 범위가 어떻게 정리되느냐에 따라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등 각종 수당 산정의 기초가 달라질 수 있다.

버스업계 입장에서는 단순히 기본급 몇 퍼센트를 올리는 문제보다 장기적인 인건비 구조에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이다.

결국 문제는 '누가 비용을 부담하느냐'

서울 시내버스는 일반 기업의 임금 협상과는 조금 다르다.

시내버스는 시민의 이동을 책임지는 대표적인 공공교통 수단이고, 운송 수입만으로 모든 비용을 충당하기 어려운 구조에서는 인건비 증가가 버스업체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임금과 수당 부담이 늘면 버스업계의 비용이 증가하고, 결국 요금이나 공공재정 지원 문제와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

이번 3.2% 임금 인상 자체보다 앞으로 통상임금을 둘러싼 법적 판단이 더 중요한 이유다.

통상임금 범위가 확대되면 추가 인건비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고, 반대로 이를 억제하려 할 경우 노조와의 갈등이 다시 커질 수 있다.

결국 버스기사의 처우 개선, 업체의 경영 안정, 서울시의 재정 부담, 시민의 요금 부담이라는 네 가지 문제가 서로 연결돼 있다.

''파업 철회''만으로 끝난 문제가 아니다

이번 협상은 파국 직전까지 갔다.

협상 과정에서 노조위원장이 ''타결될 때까지 무한정 파업'' 방침을 밝히면서 실제 파업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지만, 첫차 운행을 불과 두 시간가량 앞두고 극적으로 합의가 이뤄졌다.

시민 입장에서는 다행스러운 결과다.

그러나 경제적인 관점에서는 이번 타결을 완전한 해결로 보기 어렵다.

임금 인상률은 정했지만 버스업계의 장기 비용 구조를 좌우할 통상임금 문제는 뒤로 미뤘기 때문이다.

노사 모두가 이를 알고 있다. 사측도 통상임금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점을 공개적으로 부담이라고 표현했다.

이번 합의는 결국 ''파업을 막기 위한 합의''에 가깝다.

다음 협상의 진짜 쟁점은 임금 인상률 몇 퍼센트가 아니라 통상임금 판결 이후 늘어날 수 있는 비용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감당할 것인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서울 시민의 출근길은 지켰다.

하지만 서울 시내버스를 둘러싼 비용의 문제는 아직 종점에 도착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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