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13일 일요일 22:23
"계좌는 그대로 빚만 늘었다"…은행 마통 잔액 70조원 육박
구선 기자kooblock@daum.net
7개월 새 6조원 증가…계좌당 평균 차입액 118만원↑, 금리는 2021년보다 1.7%p 높아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지난 7월 말 마이너스통장 대출 잔액은 69조728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63조6409억원보다 6조874억원, 9.6% 늘었다.
같은 기간 마이너스통장 계좌 수는 486만9319개에서 489만3636개로 2만4317개 증가하는 데 그쳤다. 증가율은 0.5%에 불과했다.
계좌 수는 사실상 제자리였지만 실제 대출 잔액은 10%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계좌당 대출 잔액도 크게 증가했다.
마이너스통장 잔액을 유효 계좌 수로 나눈 계좌당 평균 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약 1307만원에서 올해 7월 말 약 1425만원으로 늘었다.
7개월 사이 계좌당 평균 차입액이 약 118만원, 9.0% 증가했다.
''4~7월에 95% 몰렸다''…대출 증가 속도 빨라져
올해 마이너스통장 대출 증가는 4~7월에 집중됐다.
이 기간 잔액 증가액은 5조7827억원으로 올해 들어 7월 말까지 전체 증가액의 95.0%를 차지했다.
특히 국내 증시가 조정을 받은 7월에도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1조1496억원 늘었다.
7월 한 달 동안 계좌 수는 약 0.1%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대출 잔액은 1.7% 늘었다.
대출 잔액은 코로나19 이후 개인 투자 열풍이 거셌던 2021년 수준까지 올라왔다.
올해 7월 말 마이너스통장 잔액 69조7283억원은 과거 분기 말 기준으로 2021년 말 70조1814억원 이후 가장 큰 규모다.
2021년은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투자 열풍이 확산됐던 시기다.
최근 마이너스통장 대출 증가에도 주식 투자에 돈을 빌려 쓰는 이른바 '빚투' 수요가 일부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도 지난 10일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올해 2분기 신용대출과 보험약관대출 등 금융권 기타 대출을 활용한 레버리지 투자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추정했다.
대출은 2021년 수준인데 금리는 더 높아
문제는 이자 부담이다.
현재 마이너스통장 대출 규모는 2021년 말 수준에 가까워졌지만 대출 금리는 당시보다 훨씬 높다.
은행별 대출 잔액에 가중치를 적용해 계산한 마이너스통장 평균 금리는 2021년 말 연 3.94%에서 올해 7월 말 연 5.64%로 상승했다.
약 1.70%포인트 높아진 수준이다.
은행별로 보면 신한은행은 같은 기간 연 3.71%에서 5.16%로 올랐고 우리은행은 3.74%에서 5.44%로 상승했다.
카카오뱅크는 4.25%에서 6.42%로 높아졌다.
같은 금액을 빌려도 2021년보다 이자 부담이 훨씬 커졌다는 의미다.
여기에 6월 하순 이후 증시 조정 과정에서 차입 투자 포지션이 빠르게 정리되면서 빚을 내 주식을 산 개인 투자자들의 상환 여력이 약해졌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급전 의존도 높아졌다는 뜻''…가계 현금흐름 경고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뿐 아니라 실제 가계의 자금 사정까지 함께 들여다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성훈 의원은 ''계좌 수는 그대로인데 대출 잔액만 대폭 늘었다는 것은 가계 급전 의존도가 그만큼 높아지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생의 현금 흐름은 악화하는데 대출 숫자만 관리하는 정책으로는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마이너스통장은 필요할 때 한도 안에서 돈을 꺼내 쓰는 구조인 만큼 단순한 계좌 수보다 실제 사용 잔액이 가계의 자금 압박을 보여주는 지표가 될 수 있다.
특히 높은 금리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대출 잔액까지 빠르게 늘고 있어 가계의 이자 부담과 상환 능력이 향후 가계부채 관리의 핵심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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