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21일 월요일 13:02
비트코인 악재 다 맞고도 8만 2천달러까지 뚫었다…“나올 악재는 다 나왔다”
이정민 기자upjm000@gmail.com
Fed 금리 인상·CLARITY Act 좌절에도 BTC 급반등…파생시장선 단기 상승 베팅까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3년여 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올렸다. 시장이 기대했던 미국 가상자산 핵심 법안인 CLARITY Act도 상원 문턱을 넘지 못했다.
평소라면 비트코인 가격을 강하게 압박할 만한 악재가 연이어 터졌다.
그런데 비트코인은 떨어지는 대신 다시 8만달러를 넘어섰다.
시장의 관심은 이제 악재 그 자체보다 “이 정도 악재에도 왜 비트코인이 무너지지 않았느냐”로 이동하고 있다.
금리 올렸는데 비트코인은 오히려 8만달러
지난 16일 Fed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2023년 이후 약 3년 만의 첫 금리 인상이었다.
금리가 오르면 채권과 예금 등 안전자산의 상대적 매력이 높아지고 시중 유동성에는 부담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비트코인을 포함한 위험자산에는 악재로 받아들여진다.
실제로 비트코인은 Fed 결정 전후 한때 7만6천달러 아래까지 밀렸다.
하지만 하락은 오래가지 않았다.
17일부터 가격이 반등하기 시작했고 18일 미국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이 하루 동안 5% 넘게 뛰면서 다시 8만달러를 돌파했다.
MarketWatch에 따르면 당시 비트코인은 8만703달러까지 상승하며 9월 초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Fed의 금리 인상 충격을 불과 이틀 만에 상당 부분 되돌린 것이다.
미국 코인 법안까지 무너졌다
악재는 금리뿐만이 아니었다.
미국 가상자산 업계가 기대했던 CLARITY Act 역시 상원에서 좌절됐다.
해당 법안은 미국 디지털자산 시장의 규제 체계를 정비하기 위한 핵심 법안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지난 15일 미국 상원 표결에서 49대50으로 필요한 60표를 확보하지 못했다.
법안 처리 기대가 무너지자 비트코인도 당시 약 3% 하락했다.
금리 인상과 규제 법안 좌절이라는 두 가지 악재가 거의 동시에 시장을 덮친 셈이다.
그럼에도 BTC는 7만5천~7만6천달러 구간에서 추가 급락하지 않았고 며칠 뒤 다시 8만달러를 회복했다.
이번 반등이 시장에서 주목받는 이유다.
“나올 악재는 이미 가격에 반영됐다?”
시장에서는 이른바 ‘악재 소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Block Scholes의 앤드루 멜빌 리서치 책임자는 최근 비트코인의 움직임에 대해 주요 악재가 이미 시장에 반영된 이후 투자자들이 다시 상승 방향을 보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파생상품 시장에서 단기 상승을 예상하는 포지셔닝이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가격 반응도 흥미롭다.
MarketWatch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CLARITY Act 좌절과 Fed 금리 인상을 거치면서 수요일에는 월요일 종가 대비 약 2.7% 하락하는 데 그쳤고, 목요일에는 다시 약 2.9% 반등했다.
그리고 금요일에는 8만달러를 넘어섰다.
시장 참가자들이 악재가 발표된 뒤에도 적극적으로 비트코인을 던지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다만 이것만으로 모든 악재가 가격에 완전히 반영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더 흥미로운 건 레버리지 시장이다
파생상품 시장에서도 변화가 관측됐다.
MarketTrace가 Binance·Bybit·OKX·Hyperliquid의 비트코인 무기한 선물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CLARITY Act 표결 직후인 15일 비트코인은 약 7만6,874달러에서 7만5,936달러로 하락했다.
그런데 같은 시간 비트코인 기준 미결제약정은 오히려 약 22만5천 BTC에서 22만9천 BTC로 증가했다.
Fed 금리 인상 직후에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16일 Fed 발표 전후 비트코인은 약 7만5,434달러에서 7만6,182달러로 움직였고 미결제약정 역시 약 22만9천 BTC에서 23만1천 BTC로 증가했다.
그리고 18일 미국 시장에서 BTC가 7만8,152달러에서 8만831달러까지 상승하는 동안 미결제약정은 약 23만2천 BTC에서 24만2천 BTC 수준으로 증가했다.
가격이 오르는 과정에서 기존 숏 포지션이 단순히 청산된 것뿐 아니라 새로운 레버리지 포지션도 시장에 들어온 것으로 볼 수 있는 데이터다.
다만 미결제약정 증가는 롱과 숏을 모두 포함하기 때문에 그 자체를 상승 신호로 단정할 수는 없다.
월가의 돈도 다시 들어오기 시작했다
현물시장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다.
지난 17일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에는 약 1억5950만달러가 순유입됐다.
그리고 18일에는 순유입 규모가 4억3300만달러까지 확대됐다.
이틀 동안 약 5억9000만달러가 다시 ETF 시장으로 들어온 것이다.
특히 18일에는 Fidelity FBTC에 약 3억1070만달러, BlackRock IBIT에 약 1억844만달러가 순유입됐다.
금리 인상 직전 ETF에서 대규모 자금이 빠져나갔던 것과 비교하면 흐름이 반대로 바뀌었다.
즉 최근 비트코인 반등에는 단순한 숏 청산뿐 아니라 현물 ETF 자금의 복귀도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규제도 완전히 멈춘 건 아니다
CLARITY Act 좌절 역시 미국의 가상자산 규제 작업 전체가 멈췄다는 의미는 아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 17일 토큰화된 미국 주식 거래를 일정 조건 아래 허용하는 ‘Innovation Exemption’을 발표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역시 가상자산 거래와 시장을 규율하기 위한 규칙 마련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Wall Street Journal은 이러한 규제기관의 움직임과 ETF 자금 유입이 CLARITY Act 좌절 이후 시장 심리를 회복시키는 요인 가운데 하나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의회의 법안은 좌절됐지만 미국 내 디지털자산 제도화 움직임 전체가 중단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악재에도 안 떨어지면 시장은 다음을 본다
현재 비트코인 시장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단순히 가격이 8만달러라는 사실이 아니다.
악재에 대한 가격 반응이 달라졌다는 점이다.
Fed 금리 인상.
CLARITY Act 좌절.
미국 10년물 국채금리 5% 돌파.
강달러.
통상 비트코인에 부담이 될 수 있는 변수들이 한꺼번에 나타났지만 가격은 7만5천달러대에서 추가 붕괴하지 않고 다시 8만달러를 넘어섰다.
CoinDesk 역시 비트코인이 금리 인상과 규제 악재를 소화한 뒤 상승했고, 18일에는 주요 가상자산 40개 가운데 하락한 종목이 없었다고 전했다.
ETH는 당시 7% 이상, XRP는 약 9%, SOL은 12% 이상 상승하며 비트코인보다 강한 반등을 나타냈다.
즉 위험선호가 비트코인에서 일부 알트코인으로 확산되는 모습까지 나타난 것이다.
그렇다고 악재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주의할 부분도 명확하다.
Fed는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며 국제유가와 인플레이션 역시 다시 시장을 압박할 수 있다.
CLARITY Act 좌절로 미국 가상자산 시장의 규제 불확실성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비트코인 가격 역시 아직 최근 강한 저항으로 작용했던 8만2천달러를 확실하게 돌파하지 못했다.
따라서 이번 움직임을 새로운 상승장의 시작이라고 단정하기에는 이르다.
하지만 한 가지 변화는 분명하다.
악재가 나왔는데도 비트코인이 더 이상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악재가 지나가자 가격은 다시 8만달러를 넘어섰다.
시장이 이미 알고 있는 악재보다 앞으로 들어올 자금과 새로운 재료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기 시작했다면 비트코인의 다음 시험대는 8만2천달러다.
“악재에도 안 떨어지는 자산은, 호재가 나왔을 때 어떻게 움직일까.”
이번 주 시장이 비트코인에 던지고 있는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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