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18일 금요일 12:50
금값 하루 만에 2% 급등…비트코인과 ‘안전자산’ 비교 다시 주목
이정민 기자upjm000@gmail.com
6주 만의 저점에서 강한 반등…달러·유가·국채금리 하락에 금 매수세 유입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이후 달러와 국채금리가 한풀 꺾이고 국제유가까지 하락하면서 금 시장에 다시 매수세가 유입됐다.
17일 현물 금 가격은 미국 동부시간 오후 1시45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2.3% 오른 온스당 4,360.36달러를 기록했다.
금 가격은 하루 전인 16일 온스당 4,234.65달러까지 내려가며 8월 7일 이후 약 6주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하루 만에 상당 부분을 회복했다.
미국 12월물 금 선물은 온스당 4,399.7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번 반등의 직접적인 배경은 달러와 유가의 동반 하락이다.
미국 달러는 최근 7주 만의 고점에서 후퇴했다. 금은 달러로 거래되기 때문에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 다른 통화를 사용하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금을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매수할 수 있다.
국제유가 역시 이틀 연속 하락해 약 1주 만의 저점으로 내려갔다.
중동 지역 원유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가 일부 완화되면서 유가가 떨어졌고, 이에 따라 시장의 인플레이션 우려도 다소 진정됐다.
미국 국채금리가 하락한 것도 금 가격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금은 이자나 배당을 지급하지 않는 자산이기 때문에 국채금리가 상승하면 상대적인 투자 매력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반대로 금리가 내려가면 금을 보유하는 기회비용이 감소한다.
특히 이번 움직임은 연준이 3년여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한 직후 나타났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연준은 16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고 추가 긴축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통상 금리 상승은 금 가격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실제로 금은 연준 결정을 앞두고 달러와 국채금리가 상승하면서 약 6주 만의 저점까지 밀렸다.
그러나 금리 인상이 실제로 발표된 이후 일부 투자자들이 기존 포지션을 정리했고, 달러와 장기 국채금리가 되돌림을 보이면서 금 가격도 빠르게 반등했다.
High Ridge Futures의 데이비드 메거 금속거래 책임자는 최근 금 시장이 에너지 가격과 인플레이션 압력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에너지 가격 하락이 금 시장을 누르던 일부 압력을 완화했다고 분석했다.
금과 함께 다른 귀금속도 일제히 상승했다.
은 가격은 4.2% 오른 온스당 65.60달러를 기록했고, 백금은 1.8% 상승한 1,783.69달러, 팔라듐은 1.6% 오른 1,289.45달러를 나타냈다.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금의 반등과 함께 비트코인의 ‘디지털 금’ 역할도 다시 비교 대상이 되고 있다.
같은 날 비트코인은 7만6,000달러대에서 거래되며 소폭 반등했다.
다만 금과 비트코인을 동일한 성격의 안전자산으로 단순하게 분류하기는 어렵다.
금은 수천 년간 가치 저장 수단으로 사용돼 왔고 중앙은행과 기관투자자가 대규모 준비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다.
반면 비트코인은 공급량이 2,100만개로 제한돼 있다는 희소성과 국가의 통화정책에서 독립된 네트워크라는 특성 때문에 ‘디지털 금’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단기 시장 움직임에서는 두 자산의 성격이 상당히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시장 불안이 급격히 커질 경우 금은 전통적인 안전자산으로 매수되는 경우가 많지만, 비트코인은 주식과 함께 위험자산처럼 매도되는 상황도 반복적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글로벌 유동성이 확대되고 달러가 약세를 보이는 환경에서는 금과 비트코인이 동시에 상승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어느 한쪽이 다른 자산을 완전히 대체한다고 보기보다는 투자자들이 각각 다른 이유로 두 자산을 가치 저장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해석이 더 적절하다.
현재 시장이 주목하는 변수는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여부다.
연준이 추가 긴축에 나설 경우 높은 금리와 강한 달러가 다시 금 가격에 부담을 줄 수 있다.
반면 유가 안정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낮아지고 장기 국채금리와 달러가 하락한다면 금에는 우호적인 환경이 형성될 수 있다.
UBS 역시 미국의 재정적자와 정부 부채 증가, 향후 달러 약세 가능성, 내년 연준의 정책 전환 가능성 등을 장기적으로 금 가격을 지지할 수 있는 요인으로 평가했다.
결국 이번 2%대 급등은 단순한 ‘안전자산 쏠림’이라기보다 연준의 금리 인상 직후 급격하게 움직였던 달러·채권·원유 시장이 다시 조정되는 과정에서 나타난 반등에 가깝다.
금이 다시 상승세를 이어갈지,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으로서 다른 움직임을 보여줄지는 앞으로 달러와 국채금리, 유가 그리고 글로벌 유동성 흐름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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