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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9월 18일 금요일 12:02

“AI가 뉴스를 대체한다” 내부 발언 공개…OpenAI·MS 저작권 소송 새 국면

이정민 기자upjm000@gmail.com

법원 문서서 OpenAI·Microsoft 내부 논의 공개…언론사 “공정이용 방어와 충돌”, 기업 측은 반박

“AI가 뉴스를 대체한다” 내부 발언 공개…OpenAI·MS 저작권 소송 새 국면

AI 서비스가 기존 뉴스 콘텐츠를 어느 정도 대체할 수 있는지를 내부적으로 논의했던 정황이 공개되면서, 생성형 AI 학습에 언론사 기사를 사용하는 것이 미국 저작권법상 ‘공정이용(fair use)’에 해당하는지를 둘러싼 법적 공방이 한층 거세지고 있다.

17일 공개된 미국 법원 자료에 따르면 OpenAI와 Microsoft 관계자들은 과거 내부 논의 과정에서 AI 제품이 기존 언론사의 뉴스 소비를 대체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번 자료는 뉴욕타임스(NYT)를 비롯한 언론사들이 OpenAI와 Microsoft를 상대로 제기한 저작권 소송의 증거개시 절차에서 확보된 문서와 증언 일부가 공개되면서 알려졌다.

소송의 핵심은 생성형 AI 모델을 학습하기 위해 수많은 언론사 기사를 허가 없이 사용하는 것이 저작권법상 허용될 수 있는지 여부다.

OpenAI와 Microsoft는 AI 학습 과정에서 저작물을 그대로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를 분석해 새로운 결과물을 생성하는 만큼 이러한 사용이 변형적 이용에 해당하며 공정이용으로 보호될 수 있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언론사 측은 새롭게 공개된 내부 자료가 이 같은 주장과 충돌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개된 법원 자료에 따르면 OpenAI의 ChatGPT 책임자 닉 털리(Nick Turley)는 내부 논의에서 자사 제품이 기존 콘텐츠를 상당 부분 대체할 수 있으며, 기술이 발전할수록 그 정도가 커질 수 있다는 취지의 의견을 밝혔다.

OpenAI 공동창업자 겸 사장 그렉 브록먼(Greg Brockman) 역시 자사 모델이 뉴스 콘텐츠를 처리하는 데 뛰어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Microsoft 최고경영자 사티아 나델라(Satya Nadella)의 증언도 공개됐다.

나델라는 챗봇과 대화해 정보를 얻는 방식이 사용자가 직접 언론사 웹사이트를 방문해 정보를 확인하는 행위를 일부 대체하고 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이 같은 발언이 주목받는 이유는 미국 저작권법의 공정이용 판단 기준 가운데 하나가 원저작물의 잠재적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기 때문이다.

AI가 언론사 기사를 학습한 뒤 이용자에게 유사한 정보 소비 경험을 제공하면서 원본 뉴스 사이트 방문을 대체한다면, 언론사 측은 AI 기업의 저작물 이용이 원저작물의 시장을 침해한다는 논리를 강화할 수 있다.

반면 내부 관계자의 발언이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 법적 결론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법원은 저작물 사용 목적과 성격, 저작물의 특성, 사용된 양, 원저작물의 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또 다른 쟁점은 유료 기사 접근 방식이다.

공개된 자료에는 OpenAI 내부에서 뉴욕타임스의 페이월을 우회해 콘텐츠에 접근하는 방법을 논의했다는 언론사 측 주장도 포함됐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한 OpenAI 직원이 그렉 브록먼에게 NYT 페이월을 우회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냈고 브록먼이 이에 긍정적으로 반응한 기록이 법원 자료에 포함됐다.

다만 이 역시 현재 소송 당사자인 언론사들이 제출한 자료와 주장을 통해 공개된 내용으로, 구체적인 법적 책임 여부는 법원의 판단이 남아 있다.

Microsoft 내부에서도 AI 학습 방식이 뉴스 산업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는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Microsoft 응용과학 책임자인 브렌트 헥트(Brent Hecht)는 내부 문서에서 대규모 AI 학습에 사용되는 콘텐츠 확보 방식을 매우 강한 표현으로 비판했다.

또 생성형 AI가 학습 데이터를 생산하는 언론과 창작 생태계를 약화시키면 장기적으로 AI 모델이 사용할 고품질 콘텐츠 자체가 줄어드는 이른바 ‘둠 루프(doom loop)’ 가능성도 내부적으로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Microsoft는 해당 발언이 회사 전체의 공식적인 법적 입장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회사 측은 헥트의 문서가 개인적 관점을 담은 것이며 Microsoft의 입장은 법원에 제출한 공식 서면에 나타나 있다고 밝혔다.

Microsoft와 OpenAI는 AI가 저작물을 단순 복제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결과물을 생성하는 변형적 이용이라는 공정이용 논리를 유지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단순히 두 기업과 언론사 사이의 분쟁을 넘어 생성형 AI 산업 전체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대규모 언어모델은 인터넷과 서적, 뉴스, 코드 등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된다.

만약 법원이 AI 모델 학습 과정에서 저작권자의 허가나 대가 지급이 광범위하게 필요하다고 판단한다면 AI 기업들이 데이터를 확보하는 방식과 모델 개발 비용에 상당한 변화가 발생할 수 있다.

반대로 대규모 AI 학습이 폭넓게 공정이용으로 인정된다면 AI 기업은 현재와 유사한 방식으로 공개된 콘텐츠를 학습에 활용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을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

언론 산업에도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걸려 있다.

생성형 AI가 검색과 뉴스 소비의 일부를 대신하기 시작하면서 언론사들은 AI 기업과 콘텐츠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는 동시에 무단 학습이라고 판단되는 이용에 대해서는 소송을 제기하는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결국 이번 소송의 핵심 질문은 단순하다.

AI가 인간이 만든 콘텐츠를 학습해 새로운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허용되는 ‘변형적 이용’인지, 아니면 원본 콘텐츠의 시장을 잠식하면서 저작권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이용인지다.

새롭게 공개된 내부 자료는 이 논쟁에 중요한 증거로 추가됐지만 아직 법적 결론이 내려진 것은 아니다.

향후 법원이 이러한 내부 발언을 공정이용 판단에서 어느 정도 비중으로 받아들이는지가 AI와 콘텐츠 산업의 향후 관계를 결정할 주요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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