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30일 수요일 07:02
"HBM 가격 내년 121% 뛴다"…AI 반도체 수요에 메모리 공급 부족 지속
구선 기자kooblock@daum.net
트렌드포스, HBM4 비중 확대에 가격 전망 상향…GPU·ASIC 업체는 8단 제품 도입 검토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고대역폭메모리(HBM) 가격 상승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9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27년 HBM의 제품별 판매 비중을 반영한 평균판매가격(ASP)은 올해보다 121%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렌드포스는 6세대 제품인 HBM4의 판매 비중 확대와 지속적인 공급 제약을 반영해 내년 HBM 가격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가격 상승의 주요 배경은 AI 서버 수요 증가다. 글로벌 기술기업들이 AI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면서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반도체 제조업체들의 생산능력은 이를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특히 HBM과 범용 D램이 첨단 제조공정과 웨이퍼 생산능력을 공유하면서 공급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제한된 생산시설에서 고부가가치 제품인 HBM 생산을 늘릴 경우 다른 메모리 제품의 공급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HBM 가격과 공급 부담이 커지자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주문형반도체(ASIC) 제조업체들도 제품 설계를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대표적인 변화는 HBM 적층 수를 줄이는 것이다. 기존 12단 제품 대신 상대적으로 비용 부담이 적은 8단 HBM을 우선 적용해 AI 반도체의 전체 제조원가를 낮추려는 움직임이다.
다만 8단 제품이 모든 면에서 저렴한 것은 아니다. HBM은 D램을 여러 층으로 쌓는 구조로, 적층 수를 줄이더라도 메모리를 제어하는 베이스 다이의 비용까지 같은 비율로 감소하지는 않는다.
이에 따라 트렌드포스는 2027년 8단 HBM의 기가비트(Gb)당 판매가격이 12단 제품보다 약 10~20% 높게 형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전체 탑재 비용은 낮출 수 있지만 메모리 용량당 가격은 오히려 높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트렌드포스는 HBM 공급 물량과 비용 상승이 AI 반도체 제조업체들의 구매 결정에 영향을 미치면서 8단 제품을 채택하는 기업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같은 변화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메모리 반도체 기업에도 중요한 변수다. HBM4 공급 확대와 고객사의 제품별 수요 변화에 따라 생산계획과 제품 구성, 수익성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내년에는 HBM 가격 상승뿐 아니라 GPU·ASIC 제조업체들이 어떤 적층 제품을 얼마나 채택하는지가 메모리 시장의 주요 관심사로 떠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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