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0일 화요일 02:18
브로드컴·버라이즌 등 9개사, OKX·ICE 합작 플랫폼 주식 토큰화에 제동
박원빈 기자wbpark@nanryna.kr
SEC 혁신 면제 따른 이의 제기권 행사…주가·유동성 영향과 투자자 혼동 우려 부상

브로드컴과 버라이즌, 유나이티드헬스 등 미국 주요 상장기업 9곳이 암호화폐 거래소 OKX와 인터컨티넨털익스체인지(ICE)의 합작 플랫폼에서 자사 주식을 토큰화해 거래하는 계획에 제동을 걸었다.
블록체인 기반 주식 거래를 허용하는 규제 실험이 시작된 가운데, 발행사의 이의 제기권이 실제 사업 확대의 변수로 떠올랐다.
더블록에 따르면 OKXICE는 지난 15일 자 공개 공지를 통해 9개 기업의 이의 제기 사실을 밝혔다.
해당 기업은 브로드컴, 버라이즌 커뮤니케이션스, 유나이티드헬스그룹, 코어위브, 세레브라스 시스템스, 앱러빈, 어플라이드 디지털, 로켓랩, 어플라이드 옵토일렉트로닉스다. 반도체·통신·헬스케어·우주항공 등 여러 업종이 포함돼 있다.
OKXICE는 OKX와 뉴욕증권거래소(NYSE) 모회사 ICE의 합작사다. 미국 상장주식을 토큰화해 블록체인 기반 거래 환경에서 유통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이의 제기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지난달 17일 발표한 ‘혁신 면제(Innovation Exemption)’ 체계에 따른 것이다.
SEC는 일정 조건을 충족하는 토큰화 증권 거래 플랫폼에 한시적으로 거래소 정의에 대한 면제를 부여했다.
허가된 참여자들이 자동화된 시장조성자(AMM)와 유동성 풀을 활용해 토큰화 주식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구조다.
다만 플랫폼이 발행사와 무관한 제3자가 토큰화한 주식을 거래 대상으로 삼으려면, 원래 주식의 발행사에 사전 서면 통지와 이의 제기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발행사는 30일의 통지 기간에 반대 의사를 밝힐 수 있으며, 적시에 이의를 제기하면 해당 플랫폼은 혁신 면제에 근거해 그 종목을 제공할 수 없다.
각 기업의 구체적인 반대 사유는 OKXICE 공지에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일부 기업은 언론을 통해 우려를 설명했다.
더블록이 월스트리트저널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광통신 부품업체 어플라이드 옵토일렉트로닉스는 토큰화가 자사 주가와 유동성, 변동성에 미칠 영향을 확신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회사가 후원하거나 승인하지 않은 상품에 대해 투자자가 발행사의 관여 여부를 혼동할 가능성도 지적했다.
쟁점은 블록체인 기술의 활용 여부를 넘어, 새로운 거래 구조가 기존 주식시장과 어떻게 연결되는지에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토큰화 주식 거래에 대해 유동성 분산과 가격 투명성, 투자자 인식에 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SEC 역시 혁신 면제에 여러 투자자 보호 조건을 부과했다. 토큰화 주식은 동일 종류의 기존 주식과 같은 권리와 특권을 제공해야 한다.
거래 종목 수와 거래량에는 제한이 적용되며, 원래 주식의 주상장 거래소에서 거래가 정지되면 토큰화 주식 거래도 함께 중단해야 한다.
스마트계약의 공개와 감사 가능성, 운영·거래 활동의 공시도 요구된다. 면제는 공표 후 5년간 적용되는 한시적 체계다.
이번 반대를 주식 토큰화 전반에 대한 거부로 해석하는 데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시큐리타이즈의 브렛 레드펀 사장은 월스트리트저널에 기업이 특정 거래 플랫폼에 반대하면서도 토큰화 자체는 수용할 수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결국 토큰화 주식 시장의 확대에는 규제상 허용뿐 아니라 발행사의 수용도 중요하다는 점이 드러났다.
플랫폼이 거래 편의성을 높이는 동시에 주주 권리, 가격 형성, 유동성 관리에 대한 기업들의 우려를 얼마나 해소할 수 있을지가 향후 사업 확장의 과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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