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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23일 금요일 09:00

"버티는 게 이기는 것"…5년 생존율 '역대 최고'라는데 자영업은 왜 더 팍팍할까

지서윤 기자se8ll@naver.com

5년 생존율 36.5%로 통계 작성 후 최고치…10곳 중 6곳은 5년 내 폐업

"버티는 게 이기는 것"…5년 생존율 '역대 최고'라는데 자영업은 왜 더 팍팍할까

사업을 시작한 기업 10곳 중 4곳도 5년 이상 살아남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존율 자체는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이는 경기 회복의 신호라기보다는 높은 폐업 비용과 부채 부담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버티기'에 들어간 자영업자가 늘어난 데 따른 착시 현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기업생멸행정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신생기업의 5년 생존율은 36.5%로 전년 대비 0.1%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16년 이후 8년 연속 상승세이자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세부 지표를 들여다보면 골목상권과 소상공인 생태계의 체력은 빠르게 고갈되고 있다. 우선 문을 연 지 1년을 넘기는 비율인 1년 생존율은 63.9%로 전년보다 0.5%포인트 떨어지며 2년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이는 2018년 이후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신규 창업 열기도 급격히 식어가고 있다. 지난해 신생기업 수는 90만 8000개로 전년 대비 1.5%(1만 4000개) 줄어들며 5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전체 활동기업 중 신생기업이 차지하는 비율인 ‘신생률’ 역시 11.7%로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특히 서민 경제의 핏줄이자 자영업 밀집도가 높은 업종의 타격이 컸다. 숙박·음식점업 신생기업은 지난해 1만 6000개 줄어 전년 대비 11.0%나 급감했다. 고금리와 고물가가 이어지면서 가계의 가처분소득이 줄고 외식·소비 심리가 위축된 여파다.

인건비 부담을 견디지 못해 인력을 줄인 '나홀로 사장님' 현상도 더욱 심화됐다. 지난해 전체 활동기업 774만 8000개 중 종사자가 1명인 기업은 621만 7000개로 전체의 80.2%를 차지했다. 1인 기업은 1년 새 11만 4000개 증가한 반면, 2인 이상 기업은 오히려 7000개 줄어들었다.

전문가들은 생존율 상승을 무작정 긍정적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철거비, 원상복구비, 대출 연체 및 상환 압박 등 '폐업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손실을 감수하면서도 영업을 지속하는 '한계 자영업자'가 누적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가데이터처 관계자는 "5년 생존율 상승을 경기 개선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사업을 접고 싶어도 정리 비용 부담 등으로 부득이하게 버티는 경우가 포함되어 있어 향후 추이를 유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무조건적인 연명 지원보다는 부실 채권 정리, 재창업 및 업종 전환 지원, 안전한 퇴로(폐업) 보장 등 자영업 생태계의 연착륙을 돕는 유연한 정책 프레임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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