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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23일 금요일 05:15

[기자수첩] 중국인 소유 주택 6만채 돌파…국적의 문제보다 중요한 건

구선 기자kooblock@daum.net

3년 새 36.9% 증가…외국인 다주택 보유 실태는 여전히 불투명

[기자수첩] 중국인 소유 주택 6만채 돌파…국적의 문제보다 중요한 건

상호주의 논쟁 넘어 투기성 거래·자금 출처 검증할 통계 체계 필요

국내 주택시장에서 외국인의 부동산 보유 규모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중국인 소유 주택은 최근 3년 사이 1만6000채 이상 늘어나면서 외국인 부동산 취득을 둘러싼 형평성과 규제 실효성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문제는 외국인이 얼마나 많은 집을 소유하고 있는지보다 어떤 목적으로 취득했고, 실제 거주하고 있는지, 자금은 어디에서 유입됐는지를 충분히 파악할 수 있느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중국인이 소유한 국내 주택은 2022년 말 4만4889채에서 2025년 말 6만1439채로 증가했다. 3년 동안 1만6550채, 비율로는 36.9% 늘어난 규모다.

같은 기간 전체 외국인 소유 주택도 8만3512채에서 10만8231채로 29.6% 증가했다. 국적별로는 중국이 가장 많았고 미국 2만3187채, 캐나다 6542채, 대만 3392채, 베트남 2028채 순으로 나타났다.

중국인 소유 주택은 전체 외국인 소유 주택의 약 56.8%를 차지한다. 외국인 명의로 등록된 주택 10채 가운데 5채 이상이 중국인 소유라는 의미다.

다만 이러한 숫자만으로 중국인의 주택 취득이 국내 집값 상승을 유발했다거나 투기 목적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외국인 소유 주택은 국내 전체 주택의 일부에 불과하며, 국적별 인구 규모와 체류 목적, 주택 취득 지역 등에 따라 통계의 의미도 달라진다.

그럼에도 외국인의 주택 보유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은 정부가 부동산 시장의 거래 구조를 보다 정밀하게 관리해야 할 필요성을 보여준다.

외국인 다주택자 7038명…국적별 세부 통계는 부족

이번 자료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외국인의 주택 보유 증가 자체보다 다주택 보유 구조를 충분히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2025년 말 기준 국내에 주택을 2채 이상 보유한 외국인은 7038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30채 이상 보유한 외국인도 16명에 달했다.

그러나 이들이 어느 나라 국적자인지, 어느 지역에 주택을 집중적으로 보유하고 있는지 등은 제출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국토교통부는 국적별·시도별 다주택 보유자 현황과 주택 취득·처분 건수 및 거래금액 등에 관한 세부 정보를 생산·공표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외국인의 전체 주택 보유 규모를 파악하고 있음에도 다주택자의 국적과 지역별 분포를 종합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공개 통계는 부족한 셈이다.

물론 외국인 주택 거래에 관한 통계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국토부는 외국인 토지거래허가구역의 거래량과 국적별 비중 등을 분석해 발표한 바 있다.

다만 이러한 거래 통계와 전국 단위 다주택 보유 현황을 연계해 살펴볼 수 있는 정보는 제한적이다.

부동산 시장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한 보유량보다 거래의 성격이다. 장기 거주를 위한 실수요인지, 임대수익을 목적으로 한 투자 활동인지, 단기간 시세차익을 노린 거래인지를 구분할 수 있어야 정책도 정교해질 수 있다.

외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주택 취득을 문제 삼을 수는 없지만, 국적과 관계없이 동일한 시장 참여자에게 동일한 수준의 거래 투명성과 책임을 요구하는 것은 필요하다.

상호주의 논쟁…국적별 제한보다 제도적 형평성이 먼저

외국인 부동산 취득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등장하는 개념이 '부동산 상호주의'다.

상호주의는 상대국이 우리 국민의 부동산 취득을 제한하는 경우 우리나라도 해당 국가 국민에게 상응하는 제한을 적용할 수 있다는 원칙이다.

국내에서는 중국과 한국의 부동산 소유제도가 다르다는 점에서 상호주의 적용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중국은 토지의 사적 소유를 인정하지 않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외국인의 부동산 취득에도 별도의 조건을 적용한다. 반면 한국은 외국인도 법령이 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부동산을 취득할 수 있다.

다만 양국의 토지 소유제도와 주택 취득 요건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단순히 어느 나라가 더 많은 부동산을 소유할 수 있는지만 비교해 규제 수준을 결정하기는 어렵다.

상호주의를 실제 정책에 반영하려면 국가별 취득 제한과 거주 요건, 국내 거래 현황 등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 국제협정과 국내법상 권리 보호 문제 역시 고려할 필요가 있다.

중요한 것은 특정 국적을 겨냥한 일률적 제한보다 제도의 형평성과 투기 방지라는 정책 목적을 명확히 하는 일이다.

토지거래허가제 효과 나타났지만 사후관리도 중요

정부는 외국인의 투기성 주택 취득을 관리하기 위한 제도적 대응에 나선 상태다.

국토교통부는 2025년 지정한 수도권 외국인 토지거래허가구역의 운영 기간을 2027년 8월 25일까지 연장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올해 6월까지 수도권 내 외국인 주택 거래량은 4397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 6024건보다 27% 감소했다. 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의 거래량은 49% 줄었다.

이는 규제 시행 이후 외국인 주택 거래가 감소했다는 점을 보여준다. 다만 거래 감소가 허가제만의 효과인지, 금리와 주택가격 등 다른 시장 요인이 영향을 미쳤는지는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허가제 도입과 함께 중요한 것은 실제 거주 의무 이행 여부와 취득자금 조달 과정에 대한 검증이다.

특히 외국인의 국내 주택 취득 과정에서 해외 자금이 어떤 방식으로 유입되는지, 신고된 거래 목적과 실제 이용 형태가 일치하는지 등을 확인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이는 부동산 시장의 투명성을 높이는 동시에 자금세탁 방지와 불법 자금 유입 차단이라는 금융시장 관리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집값 불안의 원인을 국적에서 찾을 수는 없다

외국인 소유 주택이 증가했다는 통계는 주택시장에 대한 국민적 불안과 맞물려 민감하게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외국인의 부동산 취득이 늘어나면 시장 참여자 간 형평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그러나 국내 주택가격은 공급 부족, 금리, 대출 규제, 지역별 수요 집중, 유동성 등 여러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

외국인 소유 주택이 증가했다는 사실만으로 국내 주택가격 상승의 원인을 외국인에게 돌리는 것은 경제적으로 타당하지 않다.

오히려 필요한 것은 국내외 투자자를 구분하지 않고 투기성 거래와 실수요를 정확하게 식별하는 일이다.

외국인 부동산 정책 역시 주택 공급과 실거주 수요, 금융 규제, 거래 투명성이라는 전체적인 시장 관리 체계 속에서 접근해야 한다.

김미애 의원은 상호주의를 검토하려면 상대국의 부동산 취득 제한뿐 아니라 해당 국가 국민의 국내 주택 보유와 거래 실태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통계가 던지는 정책적 과제도 여기에 있다.

외국인이 보유한 주택이 몇 채인지 집계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국적별 다주택 보유 구조와 거래 흐름, 자금 조달 현황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

부동산 시장에서 중요한 것은 소유자의 국적 그 자체가 아니라 거래가 공정하고 투명하게 이뤄지고 있는지 여부다.

외국인 부동산 규제의 출발점은 국적에 대한 경계가 아니라 정확한 통계와 일관된 시장 원칙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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