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1월 5일 목요일 10:01
美 민주당 상·하원 장악…트럼프 정책 급제동
김보영 기자mari@gmail.com
관세·AI 규제 재편 가능성, 한국 경제 영향 주목

미국 민주당이 중간선거에서 상원과 하원을 모두 장악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공화당이 백악관을 차지한 가운데 의회 권력이 민주당으로 넘어가면서 관세와 인공지능(AI) 규제, 재정 지출 등 주요 경제정책의 변화 가능성이 커졌다.
현지시간 3일 실시된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은 상·하원 모두 과반 의석을 확보했다. 공화당이 양원을 장악했던 기존 정치 구도가 무너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2기 후반부에 분점정부 체제를 맞게 됐다.
이번 선거에서는 높은 생활비와 관세 부담, 이란 전쟁에 따른 경제적 불안 등이 주요 쟁점으로 작용했다. 민주당은 물가 안정과 행정부 견제를 앞세워 공화당 우세 지역에서도 의석을 확보했다.
가장 큰 변화가 예상되는 분야는 통상정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2기 들어 관세를 핵심 경제정책 수단으로 활용해 왔다.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통해 미국 내 제조업을 보호하고 무역적자를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면서 관세 정책에 대한 청문회와 조사, 관련 법률 개정 논의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관세가 미국 소비자 물가와 기업 비용에 미치는 영향을 둘러싸고 정치적 공방이 거세질 전망이다.
다만 의회 권력 교체가 곧바로 관세 철폐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미국 대통령은 기존 법률에 따라 상당한 통상 권한을 행사할 수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 역시 의회를 통과한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민주당이 대통령 거부권을 무력화할 수 있는 의석까지 확보한 것은 아니어서 단기간에 관세 정책이 전면 수정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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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산업 규제도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미국 민주당은 대형 기술기업에 대한 감독과 데이터센터 확장에 따른 전력·환경 부담 등을 주요 정책 과제로 다룰 가능성이 있다.
AI 산업은 최근 미국 경제와 증시를 이끄는 핵심 성장 동력으로 평가받아 왔다. 주요 기술기업들은 데이터센터와 고성능 반도체 확보를 위해 대규모 설비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거나 전력 공급 및 환경 관련 심사가 까다로워질 경우 투자 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같은 우려는 한국 반도체 기업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주요 공급업체로, AI 서버에 사용되는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고성능 D램 수요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미국 기술기업의 AI 설비투자가 둔화할 경우 관련 반도체 수요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다만 AI 규제 논의가 실제 투자 축소로 이어질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의회 내 입법 과정과 트럼프 행정부의 대응, 기업별 투자 전략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
재정정책을 둘러싼 갈등도 예상된다.
민주당은 의회 과반을 바탕으로 연방정부 예산 편성과 지출 심사 과정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
정부 지출과 국가부채 한도, 세제 개편 등을 놓고 백악관과 의회가 충돌할 경우 정책 결정이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예산안 협상이 장기화하면 연방정부 셧다운 위험이 다시 부각될 수 있다.
반면 양당이 물가 안정과 산업 경쟁력 강화 등 일부 현안에서 타협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외교·안보 정책에서도 의회 견제가 강화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행정부의 대외정책에 대한 청문회와 예산 심사 권한을 활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결정 과정을 압박할 수 있다.
다만 외교 협상과 행정명령 등 대통령 고유 권한은 유지되는 만큼 대외정책 전반이 즉각 변경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한국 경제에도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미국은 한국의 주요 수출시장으로 자동차와 반도체, 배터리 등 핵심 산업이 미국의 통상·산업 정책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민주당의 의회 장악으로 관세 정책에 대한 견제가 강화된다면 한국 수출기업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반면 AI 산업 규제 강화와 재정정책 불확실성은 반도체 및 첨단산업 투자심리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있다.
특히 미국의 정책 방향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기업들의 투자 계획과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향후 핵심 변수는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의 협상 방향이다.
민주당은 의회 조사권과 예산 심사권을 통해 행정부 견제를 강화할 것으로 보이지만, 트럼프 대통령 역시 거부권과 행정 권한을 활용해 기존 정책을 유지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 정치권의 권력 재편이 단순한 정쟁을 넘어 글로벌 통상질서와 AI 산업 투자 방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 역시 관세와 첨단산업 규제 변화에 대비해 미국 의회의 입법 움직임과 행정부의 대응을 면밀히 살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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