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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5월 8일 금요일 00:54

월풀 12% 폭락…이란 전쟁이 미국 가전 소비를 얼어붙게 했다

구선 기자kooblock@daum.net

'미국 소비자 신뢰도 붕괴로 대형 가전 수요 급감... 배당 중단 및 실적 전망 하향'

[사진=오픈AI 생성이미지]
[사진=오픈AI 생성이미지]

미국의 상징적인 가전 기업인 월풀(Whirlpool)이 이란 전쟁의 여파로 가전 산업 전반에 심각한 침체가 닥쳤다고 경고했다. 유가 급등과 소비자 신뢰도 하락이 세탁기, 건조기 등 고가 가전 구매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면서 월풀 주가는 7일(현지시간) 12%나 주저앉았다.

월풀은 실적 보고서를 통해 '이란 전쟁의 여파로 2월 말과 3월 사이 소비자 신뢰도가 급락하며 미국 내 가전 업계가 경기 침체 수준의 하락세를 보였다'고 공식 밝혔다. 이는 최근 여행이나 서비스 소비가 견조하다는 다른 업종 기업들의 발표와 대조되는 결과다. 가계 지출 부담이 커지면서 소비자들이 대형 가물 구매를 가장 먼저 뒤로 미루고 있음을 시사한다.

미시간대학교의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 신뢰지수는 전쟁으로 인한 가솔린 가격 폭등 영향으로 지난 4월 사상 최저 수준까지 떨어진 바 있다. 여행이나 단순 편의 서비스와 달리, 주방 가전이나 세탁기 같은 대형 지출 항목에서 소비 절벽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마크 비처(Marc Bitzer) 월풀 CEO는 거시 경제 환경 악화에 대응해 즉칭적인 비용 절감과 가격 조정을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원자재 인플레이션과 관세 부담이 가중되면서 경영 지표는 크게 악화되었다. 월풀은 올해 연간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를 기존 약 6달러에서 3~3.5달러 수준으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또한 월풀은 부채 상환을 우선순위에 두기 위해 주주 배당금 지급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JP모건 분석가들은 원자재 인플레이션 상승과 제품 가격 인상 효과 미비가 실적 전망 하향의 주요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월풀의 경고가 단순한 기업의 실적 부진을 넘어 미국 내 실물 경기 위축을 보여주는 강력한 신호라고 분석하고 있다. 최근 미·이란 간 협상 기대감으로 증시가 일부 반등했으나, 미국 유가는 여전히 배럴당 90달러를 상회하며 가계 경제를 압박하고 있다. 

월풀 측은 미국 내 제조사를 우대하는 정책적 변화를 통해 구조적 승기를 잡겠다고 밝혔으나, 무너진 소비 심리가 회복되기 전까지는 가전 시장의 고전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란 전쟁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실물 경제의 가장 깊숙한 곳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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