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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5월 28일 목요일 14:43

한은, 올해 성장률 2.6%로 상향…“반도체 호조 땐 3%대 가능”

구선 기자kooblock@daum.net

반도체 수출·IT 경기 회복 반영…물가 전망도 2.7%로 올려

한은, 올해 성장률 2.6%로 상향…“반도체 호조 땐 3%대 가능”

한국은행이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6%로 상향 조정했다. 반도체 수출 회복세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타나면서 국내 경기 전망이 석 달 만에 큰 폭으로 올라갔다.

한국은행은 28일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2.6%로 0.6%포인트 높였다고 밝혔다. 이는 잠재성장률로 추정되는 1.8%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이번 상향 조정 폭은 2021년 5월 이후 5년 만에 가장 크다. 2022년 성장률 2.7%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은 성장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성장률 전망을 끌어올린 핵심 요인은 반도체 수출이다.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 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1.7%를 기록하며 한은의 기존 전망치인 0.9%를 크게 웃돈 점이 반영됐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예상보다 강한 반도체 경기와 IT 수출 확대가 성장률을 0.7%포인트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추가경정예산과 증시 호황도 성장률을 각각 0.2%포인트, 0.1%포인트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제시됐다.

다만 중동 전쟁은 성장률을 낮추는 변수로 지목됐다. 한은은 중동발 공급 충격이 올해 성장률을 0.4%포인트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수출 전망도 크게 개선됐다. 한은은 올해 재화수출 증가율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4.9%로 높였다. 설비투자 증가율도 2.4%에서 4.4%로 상향 조정했다. 민간소비 전망은 1.8%에서 2.0%로 올랐지만, 건설투자는 1.0%에서 0.6%로 낮아졌다.

경상수지 흑자 전망도 대폭 확대됐다. 한은은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기존 1700억달러에서 2500억달러로 높였다. 이는 지난해 1231억달러의 두 배를 넘는 수준이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1.8%에서 2.1%로 상향됐다. 한은은 반도체 사이클이 내년까지 이어지며 성장세를 뒷받침할 것으로 봤다.

신 총재는 “성장세가 상향 조정된 것은 일시적 흐름이 아니라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며 “반도체는 단기간에 생산을 늘릴 수 있는 품목이 아니기 때문에 사이클이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경기 전망에 따라 성장률은 더 높아질 수도 있다. 한은은 반도체 수출 증가세가 예상보다 확대되는 낙관 시나리오에서는 올해 성장률이 기본 전망보다 0.5%포인트 높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경우 올해 성장률은 3%대에 진입할 수 있다.

반대로 인공지능(AI) 투자 수익성 우려로 빅테크 기업들이 투자 속도를 늦추고 반도체 수요가 둔화할 경우, 올해 성장률은 기본 전망보다 0.3%포인트 낮아질 수 있다고 봤다.

물가 전망은 더 높아졌다.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2.2%에서 2.7%로 상향 조정했다. 중동 전쟁 장기화와 고유가 영향이 물가를 끌어올릴 것으로 본 것이다.

한은은 석유류 가격 상승이 시차를 두고 다른 품목으로 확산되면서 소비자물가가 기존 전망보다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근원물가 상승률 전망도 2.1%에서 2.4%로 높였다.

물가 상승세는 8월 정점을 찍을 것으로 전망됐다. 한은은 지난해 8월 통신요금 할인에 따른 기저효과까지 겹치며 올해 8월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가 연중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망은 국내 증시와 디지털자산 시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성장률 상향은 반도체와 IT 업종에는 긍정적 신호지만, 물가 전망 상향은 금리 인하 기대를 약화시킬 수 있다. 위험자산 시장 입장에서는 경기 회복 기대와 긴축 장기화 우려가 동시에 커진 셈이다.

특히 비트코인 등 디지털자산은 글로벌 유동성과 금리 전망에 민감하게 반응해왔다. 국내 성장률 개선이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할 수 있지만, 물가 부담이 커질 경우 시장 변동성도 함께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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