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17일 월요일 16:01
하이퍼리퀴드, “SEC 거래 관통 규칙 폐지해야…온체인 시장 새 기준 필요”
박원빈 기자wbpark@nanryna.kr
HPC·두로랩스, SEC에 공동 의견서 제출…AMM·온체인 오더북 반영한 원칙 중심 ‘최선집행’ 지침 제안 토큰화 미국 주식에는 기존 투자자 보호 원칙 유지…전통 금융과 블록체인 시장 연결 논의 본격화

하이퍼리퀴드 정책센터(Hyperliquid Policy Center·HPC)와 탈중앙화 오라클 프로젝트 피스네트워크(Pyth Network)의 핵심 기여사 두로랩스(Douro Labs)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거래 관통 규칙’ 폐지 추진에 지지 의사를 밝혔다.
HPC와 두로랩스는 SEC에 제출한 공동 의견서를 통해 Regulation NMS의 Rule 611이 전통 증권거래소 중심의 시장 구조를 전제로 만들어진 만큼 자동화마켓메이커(AMM), 온체인 오더북, 탈중앙화 가격 오라클이 활용되는 블록체인 시장에는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Rule 611은 미국 주식시장에서 특정 거래소에 더 유리한 ‘보호 호가’가 있는데도 다른 거래소에서 불리한 가격으로 주문을 체결하는 행위를 제한하는 규정이다. 일반적으로 거래 관통 규칙 또는 주문 보호 규칙으로 불린다.
SEC는 지난 6월 Rule 611과 잠금·교차 호가를 제한하는 Rule 610(e)를 폐지하는 개정안을 공식 제안했다.
SEC는 해당 규정들이 시장의 복잡성과 연결 비용을 높이고 거래소 및 거래 방식의 혁신을 제한하는 부작용을 발생시켰다고 설명했다.
폴 앳킨스 SEC 위원장도 이번 제안이 시장 구조를 단순화하고 비용을 줄이는 한편 경쟁과 기술 혁신이 미국 주식시장의 발전을 이끌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다만 현재 단계는 최종 폐지가 아닌 규정 폐지를 위한 제안과 의견수렴 절차다. 미국 SEC 발표
HPC와 두로랩스는 Rule 611이 여러 중앙화 거래소의 호가를 취합한 뒤 가장 좋은 가격을 찾아 주문을 보내는 기존 미국 주식시장 구조에 맞춰져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AMM에서는 거래가 발생하는 순간 유동성 풀의 자산 비율과 알고리즘에 따라 가격이 결정된다. 온체인 오더북 역시 중앙화 거래소의 통합 호가 시스템 밖에서 독립적으로 운영된다.
이러한 온체인 거래 플랫폼에 Rule 611을 그대로 적용하면 모든 전통 거래소의 호가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미세한 가격 차이가 발생할 때마다 뉴욕증권거래소나 나스닥 등 외부 시장으로 주문을 전송해야 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두로랩스는 앞서 SEC에 제출한 의견에서도 중앙화된 증권정보처리기관(SIP)에만 의존하기보다 분산원장 상태, 거래소 자체 오더북, 탈중앙화 오라클 등 검증 가능한 가격 데이터의 사용을 허용해야 한다고 제안한 바 있다. 두로랩스 SEC 제출 자료
두 기관은 Rule 611을 폐지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SEC가 온체인 시장의 특성을 반영한 원칙 중심의 최선집행(best execution)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선집행은 고객의 주문을 처리할 때 가격뿐 아니라 거래 비용, 체결 가능성, 속도, 유동성 등 여러 조건을 종합해 합리적으로 유리한 결과를 제공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Rule 611이 없어지더라도 브로커와 거래 플랫폼의 최선집행 의무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SEC 역시 현대 시장의 자동화·연결성이 높아지면서 Rule 611 없이도 브로커의 최선집행 의무가 투자자 주문을 보호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마크 우예다 SEC 위원은 규칙 폐지 이후 집행 품질과 투명성, 거래 방식, 투자자 신뢰에 관한 새로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추가적인 시장 의견과 경제적 분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HPC와 두로랩스는 토큰화된 미국 주식이 블록체인에서 거래·결제된다는 이유만으로 기존 투자자 보호 체계에서 제외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주식의 소유권이나 경제적 권리를 토큰 형태로 구현했더라도 기초자산이 미국 증권이라면 정보 공개, 시장 조작 방지, 고객자산 보호와 같은 기본적인 증권 규정을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온체인 시장에 전통 거래소와 동일한 기술 구조를 강제하지 않으면서도 투자자가 받는 법적 보호 수준은 유지하자는 접근으로 해석된다.
Rule 611이 최종 폐지되고 별도의 온체인 최선집행 기준이 마련되면 토큰화 주식과 블록체인 기반 거래 플랫폼이 미국 금융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제도적 공간이 넓어질 수 있다.
특히 AMM, 온체인 오더북, 탈중앙화 오라클과 같은 블록체인 기반 가격 형성 방식을 기존 증권시장 규제 안에서 인정할 수 있는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반면 거래소마다 서로 다른 가격 기준이 사용되면 시장이 더욱 분산되고 투자자가 실제로 가장 유리한 가격에 거래했는지 확인하기 어려워질 가능성도 있다.
앞으로 SEC가 가격 투명성, 체결 품질 공개, 오라클 신뢰성 및 시장 조작 방지 기준을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규칙 개편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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