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24일 월요일 17:17
기관 3곳, BTC·ETH 숏 6억달러 구축…'현물 보유분 헤지 가능성'
박원빈 기자wbpark@nanryna.kr
아브락사스·파사나라·윈터뮤트, 미실현 손실 약 7500만달러 숏 확대만으로 하락 베팅 단정 어려워…온체인 청산 위험은 변수

암호화폐 시장의 급격한 반등에도 아브락사스 캐피탈과 파사나라 캐피탈, 윈터뮤트가 비트코인(BTC)·이더리움(ETH) 숏 포지션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해당 포지션을 단순한 가격 하락 베팅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온체인 분석업체 룩온체인에 따르면 세 기관이 탈중앙화 파생상품 거래소 하이퍼리퀴드에서 보유한 숏 포지션은 ETH 13만8569개와 BTC 3425개로 집계됐다.
평가액은 ETH 약 3억3800만달러, BTC 약 2억6500만달러로 총 6억300만달러 규모다. 최근 BTC와 ETH 가격이 상승하면서 이들 포지션에서는 약 7500만달러의 미실현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됐다. 관련 온체인 집계는 룩온체인이 추적한 지갑을 기준으로 산출됐다.
세 기관은 시장에서 대규모 숏 포지션의 강제 청산이 이어진 상황에서도 포지션을 축소하지 않고 일부 규모를 늘린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숏 포지션만으로 기관들이 BTC와 ETH 가격 하락에 전면적으로 베팅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마켓메이커와 자산운용사는 현물이나 다른 거래소에서 보유한 자산의 가격 변동 위험을 줄이기 위해 파생상품 시장에서 반대 포지션을 구축하기도 한다.
실제로 아브락사스 캐피탈과 연계된 것으로 추정되는 지갑에서는 최근 나흘 동안 바이낸스로부터 7만3872 ETH가 출금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평가액으로 약 1억7300만달러에 해당한다.
현물 ETH를 매수하거나 보유하면서 선물시장에서 같은 자산을 매도했다면 가격 방향과 무관하게 거래소 간 가격 차이와 펀딩비, 유동성 공급 수익 등을 확보하기 위한 시장중립 전략일 수 있다.
해외 보도도 아브락사스의 현물 매입과 숏 포지션이 동시에 나타났다는 점에서 헤지 가능성을 제시했다.
반대로 기관들이 최근 거시경제 유동성 확대에 따른 암호화폐 상승세가 과도하다고 판단해 방향성 숏 포지션을 구축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공개된 온체인 포지션만으로는 기관의 전체 현물 보유량과 장외거래, 다른 거래소의 파생상품 포지션을 모두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표면적으로 나타난 6억300만달러는 실제 투입된 원금과도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무기한 선물은 증거금과 레버리지를 활용하기 때문에 포지션 명목가치보다 투입 자금이 적을 수 있다.
다만 온체인 파생상품 거래의 투명성은 새로운 위험 요인으로도 지목된다. 대규모 포지션과 예상 청산 가격이 시장 참여자들에게 노출될 경우 해당 가격대를 겨냥한 매수세가 집중될 수 있어서다.
BTC와 ETH가 추가로 상승하면 숏 포지션의 미실현 손실과 증거금 부담이 커질 수 있다. 강제 청산이 발생할 경우 숏 포지션을 종료하기 위한 시장가 매수가 가격 상승을 다시 부추기는 ‘숏 스퀴즈’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결국 이번 대규모 숏 포지션의 의미는 각 기관이 보유한 현물과 다른 시장의 포지션까지 함께 확인해야 판단할 수 있다.
시장에서는 기관들의 숏 규모뿐 아니라 추가 증거금 투입, 현물 입출금, 청산 가격 변화가 단기 변동성을 가늠할 주요 지표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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