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11일 금요일 08:50
영국 상원, ‘디지털자산 전략 수립 의무화’ 수정안 가결
박원빈 기자wbpark@nanryna.kr
찬성 194표·반대 138표…법 시행 후 12개월 내 전략 공개 암호화폐·스테이블코인·토큰화 증권 포괄…하원 재검토 남아

영국 상원이 암호화폐와 스테이블코인, 토큰화 증권 등을 포괄하는 국가 디지털자산 전략을 정부가 의무적으로 마련하도록 하는 법안 수정안을 통과시켰다.
영국 의회 자료와 코인텔레그래프 보도에 따르면 영국 상원은 지난 9일(현지시간) 금융서비스시장법안 보고 단계 심의에서 관련 수정안을 찬성 194표, 반대 138표로 가결했다. 찬성표가 반대표보다 56표 많았다.
수정안은 금융서비스시장법안이 법률로 확정된 날부터 12개월 안에 영국 재무부가 디지털자산 전략을 마련해 공개하고 업계와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하도록 규정했다.
전략 수립 대상에는 암호화폐와 스테이블코인, 토큰화 증권을 비롯해 디지털 결제·결제완결 시스템 등 관련 금융시장 인프라가 포함된다.
소비자 보호와 시장 건전성, 금융 안정, 혁신 촉진 및 영국 금융산업의 국제 경쟁력도 함께 고려하도록 했다.
은행이나 결제업체가 디지털자산 기업의 개별 위험을 충분히 평가하지 않은 채 일률적으로 금융서비스 제공을 거부하는 이른바 ‘디뱅킹’ 문제도 검토 대상에 포함됐다.
이에 따라 영국 정부가 디지털자산 기업의 은행 계좌와 결제·정산 서비스 접근성을 정책적으로 다룰 가능성이 커졌다.
수정안을 주도한 보수당 소속 네빌롤프 남작은 그동안 영국 정부가 토큰화와 디지털 금융을 지원한다는 목표를 제시했지만 관계 기관의 역할과 정책 추진 방향을 아우르는 통합 전략은 부족하다고 지적해 왔다.
디지털자산 관련 규제를 개별적으로 마련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산업 육성과 위험 관리 정책을 하나의 틀로 연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다만 상원 표결 통과가 곧바로 전략 수립 의무의 확정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해당 수정안은 정부가 반대했던 사안으로 금융서비스시장법안이 하원으로 넘어가면 의원들이 상원의 변경 내용을 다시 심사하게 된다.
하원은 수정안을 그대로 수용하거나 내용을 바꿔 상원에 돌려보낼 수 있으며, 삭제할 수도 있다. 양원이 최종 문안에 합의하고 국왕 재가까지 마쳐야 법적 효력이 발생한다.
이번 표결은 영국 의회가 디지털자산 정책을 단순한 규제 대상으로만 다루지 않고 국가 금융산업 전략의 일부로 접근해야 한다는 요구를 공식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향후 하원의 판단에 따라 영국 정부의 디지털자산 정책 수립 방식과 추진 속도도 달라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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