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12일 토요일 02:41
러시아·인도, CBDC 연계 무역결제 검토…BRICS 공동망 논의 주목
박원빈 기자wbpark@nanryna.kr
디지털 루블·디지털 루피 연결 시 결제 효율 향상 기대 공식 양자 합의는 아직 확인 안 돼…기술·정치적 과제도 산적

러시아와 인도 사이의 무역결제에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를 활용하는 방안이 주목받고 있다.
양국이 참여하는 BRICS가 역내 결제 시스템의 상호운용성을 강화하려는 움직임과 맞물린 결과다.
러시아와 인도는 CBDC를 이용해 양국 간 무역대금을 결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 확인된 내용은 러시아와 인도가 별도의 양자 CBDC 결제 시스템 구축에 공식 합의했다기보다, 인도가 BRICS 회원국의 CBDC를 연결하는 다자간 방안을 제안한 데 가깝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인도는 BRICS 의장국으로서 회원국 중앙은행이 발행하거나 시험 중인 디지털화폐를 연결해 국가 간 무역과 관광 결제에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인도중앙은행(RBI)은 앞서 해당 제안을 BRICS 정상회의 의제에 포함할 것을 정부에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획이 구체화되면 인도의 디지털 루피와 러시아의 디지털 루블을 비롯한 회원국 CBDC 사이의 상호운용 방안이 논의될 수 있다.
CBDC는 중앙은행이 직접 발행하는 디지털 형태의 법정화폐다. 비트코인 등 민간 암호화폐와 달리 국가 통화와 동일한 가치를 가지며 중앙은행과 금융당국의 관리 체계 안에서 운영된다.
CBDC 기반 국제결제가 도입되면 중개은행을 여러 단계 거치는 기존 송금 구조를 단순화해 거래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거래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결제와 정산을 동시에 처리하는 방식도 검토할 수 있다.
기존 국제 금융결제망인 스위프트(SWIFT)에 대한 의존도를 일부 낮출 가능성도 거론된다. 그러나 러시아는 이를 공식적인 탈달러 전략으로 단정하는 데 선을 긋고 있다.
크렘린궁은 최근 러시아가 탈달러화를 목표로 하는 것은 아니며 교역 상대국이 수용할 수 있는 다양한 결제 방식을 활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인도 역시 CBDC 연계의 목적을 달러 대체보다는 국가 간 결제의 속도와 효율성을 높이는 데 두고 있다.
러시아와 인도는 이미 루블과 루피를 활용한 결제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양국 무역의 약 96%가 자국 통화로 결제되고 있으며 관련 업무에는 러시아 은행 22곳과 인도 은행 17곳이 참여하고 있다.
결제 속도도 상당 부분 개선됐다. 러시아 스베르방크 인도법인 측은 양국 거래의 90%가 10분 안에 처리되고 절반 이상은 1분 이내에 완료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CBDC의 필요성은 단순한 송금 속도보다 자동화와 결제망 연계, 거래 추적, 비용 절감 측면에서 평가될 가능성이 크다.
양국은 경제 협력을 확대해 2030년까지 연간 교역 규모를 1000억달러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디지털 통화와 자국 통화 기반 결제망은 교역 확대를 뒷받침할 금융 인프라로 거론된다.
그러나 실제 CBDC 연계까지는 기술 표준과 환율 산정, 유동성 공급, 개인정보 보호, 자금세탁방지, 중앙은행 간 책임 분담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 러시아와 인도의 무역 불균형과 루피의 제한적인 국제 환전성도 주요 과제로 꼽힌다.
따라서 이번 사안은 양국이 CBDC 무역결제를 곧바로 도입한다는 확정 발표보다 BRICS 차원의 디지털화폐 연계 방안을 검토하는 단계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구체적인 시행 여부와 일정은 정상회의 논의와 각국 중앙은행의 후속 발표를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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