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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9월 14일 월요일 12:58

“AI가 세상을 바꾸더니 이런 것까지 늘렸다”…‘영원히 안 썩는 독’ PFAS 생산 급증

이정민 기자upjm000@gmail.com

AI 데이터센터·첨단 반도체 수요에 PFAS 산업 확대…환경단체 “AI 붐의 숨겨진 환경 비용 될 수 있어”

생성형 AI와 데이터센터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이른바 ‘영원한 화학물질’로 불리는 PFAS 생산 확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PFAS는 반도체 제조와 일부 데이터센터 냉각 시스템 등에 활용되지만 자연에서 쉽게 분해되지 않아 환경과 인체에 장기간 축적될 수 있다. 주요 PFAS 생산업체 상당수가 유럽·아시아·북미에서 생산 확대를 추진하면서 AI 산업의 새로운 환경 리스크로 떠오르고 있다.

본문
AI 산업이 반도체와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빠르게 몸집을 키우면서 예상하지 못했던 환경 문제가 함께 커지고 있다.

이번에는 PFAS(과불화화합물)다.

PFAS는 자연에서 잘 분해되지 않아 흔히 ‘영원한 화학물질(Forever Chemicals)’로 불린다. 수많은 종류의 PFAS가 존재하며, 일부 물질은 암과 간·신장 질환, 생식 및 발달 문제 등과 연관된 것으로 지적돼 왔다.

문제는 AI 산업이 성장할수록 PFAS의 수요가 함께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AI 반도체를 만드는 과정에는 미세한 회로를 웨이퍼에 구현하는 포토리소그래피와 플라즈마 공정 등 복잡한 제조 과정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PFAS 계열 물질이 활용된다.

데이터센터에서도 일부 PFAS 계열 가스가 냉각 시스템의 냉매로 사용된다. 물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일부 데이터센터가 냉각 효율이 높은 방식을 채택하면서 PFAS 계열 냉매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AI 데이터센터 건설이 세계 곳곳에서 급증하면서 화학물질 수요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스웨덴 환경·화학물질 감시단체 ChemSec 조사에 따르면 세계 주요 PFAS 생산업체 상위 10곳 가운데 거의 대부분이 유럽과 아시아, 북미 지역에서 생산 확대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이킨, 아르케마, 케무어스, 구자라트 플루오로케미컬스 등이 주요 업체로 거론됐다.

AI 산업 입장에서는 딜레마다.

반도체 생산에서 PFAS를 완전히 제거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반도체 제조업계는 PFAS가 나노미터 수준의 여러 제조 단계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일부 공정에서는 대체 물질을 찾는 것이 매우 어렵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환경단체들은 “AI 발전을 위해 환경 비용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이미 데이터센터 냉각용 PFAS와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사용되는 화학물질을 둘러싼 규제 논쟁이 커지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일부 화학물질의 신속한 승인 과정이 노동자와 지역사회에 충분한 안전장치를 제공하지 못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PFAS가 한번 환경으로 유출되면 제거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일부 PFAS는 물과 토양에서 장기간 남을 수 있고, 제조시설 주변의 폐수와 대기오염 문제가 반복적으로 제기돼 왔다. 과거 미국의 한 반도체 생산시설에서는 폐수에서 매우 높은 수준의 PFAS가 검출된 사례도 보고됐다.

결국 AI 산업의 경쟁은 이제 GPU와 데이터센터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력, 냉각수, 반도체 장비에 이어 이를 생산하기 위해 필요한 화학물질까지 새로운 산업적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AI가 더 많은 컴퓨팅 능력을 요구할수록 반도체 생산과 데이터센터 인프라도 확대될 수밖에 없다. 그 과정에서 PFAS와 같은 화학물질의 사용량까지 증가한다면, 지금의 AI 붐이 미래에는 ‘환경 비용이 계산되지 않은 기술 성장’으로 평가될 가능성도 있다.

AI가 세상을 바꾸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이제 남은 질문은 하나다.

그 변화의 비용까지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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