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28일 월요일 00:17
비트코인, 포트폴리오 자산으로 부진…높은 변동성에도 나스닥 못 넘어
박원빈 기자wbpark@nanryna.kr
블룸버그 마이크 맥글론 “가상자산 지수, 2017년 이후 나스닥 대비 상대 수익 정체” MVDA 변동성은 약 3배…증시와 양의 상관관계로 분산 효과도 제한적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이 지난 약 9년 동안 높은 가격 변동성에 상응하는 초과 수익과 포트폴리오 분산 효과를 제공하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마이크 맥글론(Mike McGlone) 블룸버그 수석 애널리스트는 가상자산의 위험 대비 수익률이 나스닥 지수와 비교해 부진했다며 “포트폴리오와 리스크 관리 관점에서 실패한 자산”이라고 평가했다.
마이크 맥글론의 분석은 비트코인 단일 가격보다 마켓벡터 디지털 자산 100 지수(MVDA)와 나스닥-100 지수(NDX)의 상대적인 흐름을 비교한 것이다.
MVDA는 비트코인을 포함해 시가총액 상위 디지털자산의 성과를 추종한다. 현재 지수에서 비트코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집계 시점에 따라 약 66~68% 수준으로 가장 크다.
블룸버그 분석에 따르면 MVDA는 2017년 이후 나스닥-100보다 평균적으로 약 3배 높은 변동성을 나타냈다.
투자자는 일반적으로 더 큰 가격 변동 위험을 부담할 때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한다. 그러나 같은 기간 MVDA와 나스닥-100의 상대 성과는 뚜렷하게 개선되지 못하고 정체된 흐름을 보였다는 것이 맥글론의 설명이다.
가상자산이 큰 폭으로 상승한 시기도 있었지만 급락장에서 상당 부분을 반납하면서 장기적인 위험 대비 수익률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맥글론은 별도의 분석에서도 비트코인이 최근 5년 동안 주식시장과 유사한 성과를 기록했지만 변동성은 약 3배에 달했다며 위험관리 원칙으로 보면 부진한 자산이라고 평가했다.
포트폴리오에 변동성이 높은 자산을 편입하더라도 기존 자산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면 전체 위험을 낮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주식시장이 하락할 때 상승하거나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는 자산은 개별 변동성이 크더라도 포트폴리오의 손실을 줄이는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비트코인과 주요 가상자산은 상당 기간 기술주를 비롯한 위험자산과 양의 상관관계를 나타냈다.
증시가 상승할 때 함께 오르고 시장의 위험 회피 심리가 강해지면 동반 하락하는 흐름이 반복됐다는 의미다.
비트코인은 일부 기간 나스닥과의 상관관계가 약해지기도 했지만 코로나19 대유행 이후에는 대체로 기술주와 높은 양의 상관관계를 유지해 왔다.
맥글론은 이처럼 높은 변동성을 부담하면서도 주식과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분산 효과가 제한적이었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분석의 시작점인 2017년은 비트코인이 전통 금융시장에 본격적으로 편입되기 시작한 시기다.
당시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와 시카고상품거래소(CME)가 비트코인 선물을 출시하면서 기관투자자가 규제된 금융상품을 통해 가격 상승과 하락에 투자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이후 비트코인은 개인투자자 중심의 자산에서 기관이 거래하는 글로벌 위험자산으로 성장했다. 현물 ETF가 출시되고 상장기업과 자산운용사의 투자가 확대되면서 제도권 편입도 빠르게 진행됐다.
그러나 맥글론은 이러한 제도권 진입에도 가상자산 지수가 장기적으로 나스닥보다 우수한 위험 대비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맥글론은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과 미국 정부의 친가상자산 정책 등 대형 호재가 가격에 상당 부분 반영됐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현물 ETF는 기관과 개인투자자가 기존 증권계좌를 통해 비트코인에 투자할 수 있는 통로를 확대했다. 규제 완화와 디지털자산 산업 지원 정책 역시 시장의 장기 성장 기대를 높였다.
하지만 이러한 재료가 이미 알려진 상황에서는 새로운 자금 유입이 약해질 경우 추가적인 가격 상승 동력이 제한될 수 있다.
가상자산이 전통 자산보다 높은 수익률을 다시 기록하려면 기존 호재를 넘어서는 신규 수요나 제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미국 국채 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현금흐름이나 이자를 제공하지 않는 비트코인의 기회비용이 커질 수 있다. 투자자는 높은 변동성을 감수하는 대신 안정적인 채권 수익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분석을 비트코인 단일 자산이 지난 10년 동안 절대적인 손실을 냈다는 의미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비교에 사용된 MVDA는 비트코인 외에 이더리움과 여러 가상자산을 포함한 종합지수다. 비트코인의 비중이 가장 크지만 다른 가상자산의 가격 하락과 변동성도 지수 성과에 반영된다.
평가 결과는 투자 시점과 종료 시점, 비교 대상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비트코인을 특정 저점에서 매수한 투자자와 정기적으로 분할 매수한 투자자, 시장 고점에서 투자한 사람의 실제 수익률은 서로 다를 수밖에 없다.
절대 수익률과 위험 조정 수익률도 구분해야 한다. 가격이 상승했더라도 이를 위해 감수한 변동성과 최대 낙폭이 지나치게 컸다면 기관의 포트폴리오 평가에서는 낮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따라서 맥글론의 주장은 비트코인이 가치가 없다는 단정보다, 높은 변동성과 주식시장과의 동조화를 고려했을 때 포트폴리오 자산으로서 제공한 효율이 충분했는지를 제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향후 비트코인의 투자 매력은 현물 ETF 자금 흐름과 주식시장 상관관계, 변동성 감소 여부 및 장기 국채 금리 변화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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