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5일 금요일 12:14
환율 1550원 눈앞…외국인 이탈에 원화 가치 급락
구선 기자kooblock@daum.net
20거래일 연속 순매도·중동 리스크 겹쳐…시장 “단기간 안정 쉽지 않다”
![[사진=연합뉴스]](https://api.blockchainseoul.kr/uploads/1780661545040-676248567.webp)
원·달러 환율이 1550원선에 바짝 다가서며 금융시장 불안이 확대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의 대규모 국내 주식 매도와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가 동시에 작용하면서 원화 가치가 빠르게 하락하는 모습이다.
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9.4원 오른 1539.1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1549.1원까지 치솟으며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최근 환율 상승 속도도 가파르다. 환율은 지난 2일부터 3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하루 평균 11원 넘게 올랐다. 외환당국의 구두 개입에도 시장 흐름을 바꾸지는 못했다.
시장에서는 무엇보다 외국인 자금 이탈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고 있다.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만 약 3조5000억원을 순매도했다. 지난달 7일부터 20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으며 누적 순매도 규모는 70조원에 육박한다.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주식을 팔면 원화를 달러로 환전해 해외로 가져가야 한다. 이 과정에서 달러 수요가 급증하면서 환율 상승 압력이 커진다. 최근 원화 약세가 심화되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전날 미국 브로드컴의 실적 전망 부진으로 AI 반도체 투자 기대감이 약화된 점도 외국인 매도세를 자극했다. 여기에 연초 이후 급등했던 국내 증시에 대한 차익실현과 글로벌 자산배분 조정까지 겹치면서 자금 유출이 확대되고 있다.
문제는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에도 불구하고 환율이 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무역흑자가 늘어나면 달러 유입이 증가해 환율이 안정되는 효과가 나타난다. 그러나 최근에는 외국인 자금 유출 규모가 무역흑자로 들어오는 달러보다 더 커지면서 원화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대외 변수도 부담이다. 중동 지역 긴장이 지속되면서 국제 에너지 공급망 불안 우려가 커지고 있고, 미국의 추가 관세 정책 가능성도 시장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 한국처럼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가일수록 글로벌 교역 환경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시장에서는 환율이 단기간에 안정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중동 정세가 악화되거나 국제유가가 추가 상승할 경우 원화 약세 압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다른 변수는 미국 스페이스X 상장이다. 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가 예정되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투자 수요가 다시 증가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른바 '서학개미' 자금이 미국으로 이동하면 달러 수요가 늘어나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달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도 주목된다. 미국의 금리 정책 방향에 따라 글로벌 자금 흐름이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현재 환율 급등이 단순한 외환시장 문제가 아니라 국내 증시, 물가, 금리, 디지털자산 시장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거시경제 변수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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