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16일 목요일 22:16
“실적 좋아도 일단 팔자”…AI 고평가 공포에 반도체주 줄줄이 급락
구선 기자kooblock@daum.net
TSMC ‘깜짝 실적’에도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 4.3%↓…SK하이닉스 ADR 13.7% 폭락

인공지능(AI) 반도체주를 둘러싼 고평가 논란이 다시 불거지면서 뉴욕증시가 하락 마감했다.
TSMC가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지만 투자자들은 추가 상승보다 차익 실현을 택했다.
16일 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05.67포인트(0.20%) 내린 5만2552.9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38.63포인트(0.51%) 하락한 7533.77을 기록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387.28포인트(1.47%) 떨어진 2만5881.95에 마감했다.
하락세는 반도체주에 집중됐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주요 반도체 종목 30개로 구성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하루 만에 4.3% 급락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TSMC가 AI 반도체 수요 증가에 힘입어 올해 2분기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지만, 반도체주 전반의 투자심리를 되돌리지는 못했다.
AI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는 2.40% 하락했고 AMD와 인텔은 각각 5.33%, 5.84% 떨어졌다. 반도체 설계업체 마벨테크놀로지는 8.71% 급락했다.
메모리와 데이터 저장장치 관련 종목의 낙폭은 더욱 컸다. 마이크론은 5.65% 하락했으며 샌디스크는 12.63%, 시게이트테크놀로지는 10.00%, 웨스턴디지털은 9.15% 떨어졌다.
나스닥에 상장된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도 13.69% 폭락했다.
상장 이후 단기간에 주가가 빠르게 상승한 가운데 반도체주 전반에 차익 실현 매물이 몰리면서 낙폭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도 4.4% 하락하며 대형 기술주 약세에 힘을 보탰다.
AI 투자 확대를 주도해 온 반도체와 빅테크 기업의 주가가 동시에 흔들리면서 나스닥지수의 하락 폭도 커졌다.
시장에서는 반도체 기업의 실적보다 주가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밸류에이션 부담이 매도세를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폴 놀트 머피앤드실베스트 수석 시장전략가는 “3∼4년 전만 해도 S&P500지수에서 반도체 종목의 비중은 8% 수준이었지만 현재는 20%를 넘어섰다”며 반도체주 쏠림 현상을 지적했다.
반도체주를 제외한 기업들의 실적 흐름은 비교적 양호했다.
이날까지 2분기 실적을 발표한 S&P500 구성 기업 40곳 가운데 87%가 시장 예상치를 웃돈 것으로 집계됐다.
시장에서는 이번 하락이 기업 실적 악화보다는 급등한 AI 관련주를 중심으로 한 포지션 조정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반도체주가 주요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높아진 만큼 매도세가 이어질 경우 뉴욕증시 전체의 변동성도 확대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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