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17일 금요일 17:20
ECB, "스테이블코인 확산, 은행 예금 흔들 수 있어"
박원빈 기자wbpark@nanryna.kr
치폴로네 이사, "예금 유출·결제 수수료 감소로 은행 경쟁력 약화 우려" 디지털 유로, 공공 화폐 역할 유지 핵심…2027년 파일럿·2029년 공식 도입 목표

유럽중앙은행(ECB)이 스테이블코인의 급속한 확산이 상업은행의 예금 기반을 약화시키고 유럽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ECB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인 디지털 유로(Digital Euro)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ECB 집행이사회 피에로 치폴로네(Piero Cipollone) 이사는 최근 연설에서 디지털 결제 시장의 구조 변화가 은행 산업에 새로운 도전 과제를 안기고 있다고 밝혔다.
피에로 치폴로네는 "은행들은 이미 디지털 결제 확산으로 결제 수수료 수익 감소와 고객 거래 데이터가 외부 플랫폼으로 이동하는 문제에 직면해 있다"며 "여기에 스테이블코인이 주요 결제 수단으로 자리 잡을 경우 상업은행의 소매 예금이 빠르게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민간이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이 일상적인 결제에 널리 사용될 경우 은행의 자금 조달 기반이 약화되고 기존 금융기관의 경쟁 환경도 크게 변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유럽의 디지털 결제 인프라가 글로벌 빅테크와 해외 결제 사업자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고 있다는 점도 우려 요인으로 꼽았다.
치폴로네는 이러한 환경에서 디지털 유로가 공공 화폐의 역할을 유지하는 동시에 은행이 결제 생태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지속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중요한 수단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CB는 디지털 유로 개발을 본격화하기 위해 최근 은행과 핀테크 기업, 결제 서비스 기업 등 총 36개 기관을 파일럿 프로그램 참가자로 선정했다.
파일럿 프로그램은 2027년 하반기 시작될 예정이며, 실제 결제 환경에서 디지털 유로의 기술적 안정성과 활용 가능성을 검증하게 된다.
ECB는 관련 입법 절차와 기술 검증이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2029년 디지털 유로를 공식 도입한다는 목표를 제시한 상태다.
시장에서는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각국 중앙은행들도 CBDC 개발을 서두르며 민간 디지털 자산과 공공 디지털 화폐 간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유럽은 디지털 유로를 통해 통화 주권을 유지하고 결제 인프라의 자율성을 강화하는 데 정책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원빈 기자 wbpark@nanryn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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