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23일 목요일 21:20
“집 사려다 이자에 막힌다”…미 모기지 금리 6.58%, 11개월 만에 최고
구선 기자kooblock@daum.net
유가 100달러·국채금리 급등에 7%대 접근 전망…미 주택시장 거래 위축 우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과 국제유가 급등 여파로 미국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인플레이션 재확산 우려가 미국 국채금리를 끌어올리면서 주택담보대출 금리까지 동반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미 높은 집값과 대출 비용으로 거래 부진을 겪고 있는 미국 주택시장에는 추가 부담이 될 전망이다.
23일(현지시간) 미국 국책 담보대출업체 프레디맥에 따르면 미국의 30년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6.58%로 집계됐다.
한 주 전보다 0.03%포인트 오른 수준으로, 지난해 8월 21일 이후 약 11개월 만에 가장 높다.
미국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미·이란 전쟁 발발 직전인 지난 2월 말 6% 아래로 내려갔지만, 중동 지역의 군사적 충돌이 본격화한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금리 상승 압력이 더욱 커졌다.
호르무즈해협의 통항이 사실상 다시 중단된 가운데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에서 유조선을 공격하면서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확산했다.
이에 따라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 선물은 전 거래일보다 7% 오른 배럴당 100.6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것은 약 두 달 만이다.
유가 급등은 미국의 물가 상승 압력을 높이고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시장금리도 즉각 반응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으로 활용되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장중 4.71%대까지 올라 1년 6개월 만에 4.7%선을 넘어섰다.
미국의 모기지 금리는 기준금리보다 장기 국채금리 흐름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
10년물 국채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주택금융회사 퍼스트아메리칸의 마크 플레밍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미국 국채금리 움직임을 고려하면 향후 몇 주 안에 모기지 금리가 7%에 근접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7%에 가까워질 경우 주택 구매자의 월 상환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팬데믹 이후 미국의 주택 가격이 크게 오른 상황에서 모기지 금리까지 장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주택 구매 여력은 이미 크게 위축된 상태다.
특히 과거 낮은 금리로 대출받은 기존 주택 보유자들이 새 집으로 옮기는 것을 꺼리는 이른바 ‘매물 잠김’ 현상도 이어지고 있다.
기존 주택 매물이 부족한 가운데 신규 구매자의 금융 부담까지 커지면서 거래 부진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중동 지역의 긴장과 국제유가 흐름이 미국 주택시장뿐 아니라 소비와 금융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유가와 국채금리가 동시에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연준의 통화정책 전환 시점이 늦춰지고, 주택과 주식 등 금리에 민감한 자산시장의 변동성도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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