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29일 수요일 01:47
“1만원 팔아 7천600원 남겼다”…SK하이닉스 영업이익률 76%
구선 기자kooblock@daum.net
TSMC 3분기 연속 앞질러…HBM·범용 D램·낸드 동반 호조

SK하이닉스가 올해 2분기 영업이익률 76%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SK하이닉스는 29일 올해 2분기 매출 79조3천187억원, 영업이익 60조5천426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영업이익률은 전 분기 72%보다 4%포인트 상승한 76%로 집계됐다. 제품 1만원어치를 판매해 약 7천600원을 영업이익으로 남긴 셈이다.
제조업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수준의 수익성으로,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도 크게 앞질렀다.
TSMC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률은 60.3%로 나타났다. SK하이닉스와의 격차는 약 15%포인트에 달한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이후 3분기 연속 TSMC보다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률은 2023년 1분기 마이너스 67% 수준까지 떨어졌지만 같은 해 4분기 3%로 흑자 전환한 뒤 매 분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실적은 고대역폭메모리인 HBM 판매 확대와 범용 D램·낸드 가격 상승이 동시에 이어진 결과로 분석된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라 HBM 수요가 급증한 데다 주요 메모리 업체들이 생산능력을 HBM에 집중하면서 범용 제품 공급까지 줄었다.
시장에서는 메모리 산업이 과거의 단기 가격 사이클보다 장기공급계약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SK하이닉스 등 주요 업체들이 미국 빅테크와 장기공급계약을 확대하면서 안정적인 수요처를 확보했고, 공급 부족도 장기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범용 메모리 가격 상승도 수익성 개선에 힘을 보탰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범용 D램 계약가격은 전 분기보다 58∼63% 상승했다. 낸드 계약가격도 55∼60% 올랐다.
공급자 우위의 시장이 형성되면서 범용 D램의 마진이 HBM을 웃도는 수준까지 높아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SK하이닉스의 전체 D램 출하량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30%로 알려졌다. 나머지 70%가량은 DDR5와 LPDDR5X, GDDR7, DDR4 등 범용 D램이다.
HBM뿐 아니라 범용 제품에서도 높은 수익성이 확보되면서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률이 70% 중반까지 올라간 것으로 풀이된다.
북미 클라우드서비스 업체들의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른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수요 증가도 실적을 끌어올렸다.
삼성전자 역시 메모리 부문에서 60% 이상의 이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 메모리 반도체 양강이 나란히 초고수익 구간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재무구조도 빠르게 개선됐다.
SK하이닉스의 올해 2분기 말 현금성 자산은 약 88조원으로 전 분기 말 54조3천억원보다 33조원 이상 늘었다.
차입금은 같은 기간 약 7천억원 감소한 18조6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현금성 자산에서 차입금을 뺀 순현금 규모는 69조4천억원까지 확대됐다.
SK하이닉스는 2019년 2분기 순부채 상태로 전환한 뒤 지난해 3분기 처음으로 순현금 상태를 회복했다. 지난해 말 순현금 규모는 12조7천억원이었다.
불과 반년 만에 순현금이 50조원 이상 늘면서 대규모 설비투자와 차세대 제품 개발 여력도 커졌다.
SK하이닉스는 확보한 현금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청주 M15X 생산라인 가동 확대, 패키징 공장 P&T7, 낸드 생산기지 M17, 차세대 HBM 생산능력 확충 등에 투입할 계획이다.
이번 실적은 최근 불거진 AI 버블과 반도체 업황 정점론에 반박할 수 있는 근거로도 평가된다.
HBM뿐 아니라 범용 D램과 낸드까지 가격이 동반 상승하고 있다는 점에서 AI 메모리 호황이 특정 제품에만 국한되지 않고 산업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시장의 기대 수준이 이미 크게 높아진 만큼 향후 주가 흐름은 실적 규모보다 하반기 가격 전망과 HBM4 공급 계획, 글로벌 빅테크의 AI 투자 지속 여부에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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