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17일 월요일 16:38
러시아, 금융사 자본에 암호화폐 위험 반영
박원빈 기자wbpark@nanryna.kr
증권사·자산운용사·외환딜러 등에 새 건전성 기준 적용 추진 거래 허용 암호화폐만 자산 인정…자기자본 산정 비중은 최대 25%

러시아 중앙은행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 금융 중개업자의 재무 건전성을 평가할 때 암호화폐 보유분과 관련 위험을 반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러시아 중앙은행이 공개한 규정 초안에 따르면 증권사, 신탁·자산운용업체, 외환딜러 등은 일정 요건을 충족한 암호화폐를 자기자본 산정 대상 자산에 포함할 수 있다.
향후 러시아의 제도권 암호화폐 시장에서 영업할 환전·교환 사업자에도 관련 건전성 기준이 적용될 예정이다.
모든 암호화폐가 금융사의 자본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러시아의 공인된 거래 시스템에서 거래가 허용된 암호화폐만 산정 대상에 포함할 수 있다.
금융사는 보유 암호화폐를 러시아의 디지털·암호화폐 예탁기관에 등록해야 한다. 이 같은 요건을 충족하더라도 암호화폐의 인정 가치는 자기자본 산정에 사용되는 전체 자산 가치의 최대 25%로 제한된다.
거래 허용이나 예탁 요건 등을 충족하지 못한 암호화폐는 자본으로 인정되지 않을 뿐 아니라 금융사의 자기자본 규모를 줄이는 요인으로 반영될 수 있다.
이번 규정은 금융사가 암호화폐를 대규모로 보유하면서도 이를 현금이나 국채처럼 안정적인 자본으로 과대 평가하는 것을 방지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암호화폐와 관련된 신용위험과 시장위험을 금융사의 자본적정성 평가에 포함할 방침이다.
암호화폐 가격이 급락하거나 거래 상대방이 의무를 이행하지 못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을 계산하고, 금융사가 이를 감당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자본을 보유하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암호화폐는 전통적인 금융자산보다 가격 변동성이 크고 시장 유동성이 급격히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예탁기관이나 거래 플랫폼에서 장애가 발생하면 금융사가 보유 자산을 제때 처분하지 못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금융사의 암호화폐 보유를 허용하더라도 보유 한도와 위험가중치를 통해 금융시장 전체로 손실이 확산되는 것을 제한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앞서 암호화폐와 디지털 권리를 기록·관리하는 예탁기관에 최소 5000만~2억5000만루블의 자본을 요구하는 규제안도 마련했다. 러시아 중앙은행 발표
금융사가 보유한 암호화폐를 자기자본으로 인정받으려면 이러한 제도권 예탁기관을 통해 자산의 소유와 보관 상태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금융사의 장부에 기재된 암호화폐가 실제로 존재하는지 검증하고, 고객자산과 회사 고유자산을 구분하기 위한 조치다.
이번 규정안은 러시아가 금융사의 암호화폐 보유를 전면 금지하기보다 제한된 범위에서 제도권 자산으로 인정하려는 움직임으로 평가된다.
다만 암호화폐를 최대 25%까지만 인정하고 신용·시장 위험을 별도로 반영하기로 한 만큼 금융사에는 추가적인 자본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현재 해당 내용은 최종 확정 규정이 아닌 초안이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시장 의견을 수렴한 뒤 세부 위험가중치와 적용 시기 등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규정이 시행되면 러시아 금융사들은 암호화폐를 단순 보유자산으로 기록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가격 급락, 거래 상대방 부실, 유동성 부족 및 예탁 위험까지 반영한 자본관리 체계를 마련해야 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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