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22일 토요일 00:25
톰 리, “10년 보유한다면 칼시보다 로빈후드 선택”
박원빈 기자wbpark@nanryna.kr
사용자 경험·고객 기반·다각화된 금융 플랫폼을 장기 경쟁력으로 평가 예측시장 둘러싼 연방·주정부 간 규제 충돌은 칼시의 핵심 위험

톰 리(Tom Lee) 비트마인 이머전 테크놀로지스(BMNR) 회장 겸 펀드스트랫 공동창업자가 장기 투자 대상으로 예측시장 플랫폼 칼시(Kalshi)보다 미국 금융 플랫폼 로빈후드(Robinhood)를 선호한다고 밝혔다.
톰 리는 최근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로빈후드와 칼시 중 하나만 10년 동안 보유할 수 있다면 무엇을 선택하겠느냐”는 질문에 로빈후드를 선택했다.
그는 로빈후드가 강력한 경쟁 우위를 확보했으며 고객과 실질적인 유대 관계를 형성해 왔다고 평가했다.
특히 투자자들이 로빈후드의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기업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을 과소평가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톰 리는 “로빈후드는 진정한 고객 관계를 만들어낸 경쟁 우위를 갖고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로빈후드는 수수료 없는 주식거래 서비스로 성장했지만 현재는 주식과 옵션, 암호화폐, 퇴직연금 계좌, 신용카드, 예측시장 등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에서 여러 금융상품을 이용할 수 있는 편의성과 모바일 거래에 최적화된 화면 구성이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톰 리는 이러한 사용자 경험이 고객의 서비스 이용 빈도를 높이고 다른 금융상품으로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든다고 평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 플랫폼은 거래 기능만으로 차별화하기 어렵지만 사용자에게 익숙한 화면과 브랜드 신뢰, 기존 고객 기반을 갖추면 신규 서비스를 추가할 때 고객 확보 비용을 낮출 수 있다.
로빈후드가 예측시장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고 있다는 점도 비교의 중요한 부분이다. 예측시장이 성장하더라도 로빈후드는 주식과 암호화폐 등 기존 사업을 유지하면서 해당 시장의 성장에 참여할 수 있다.
반면 칼시는 예측시장이 핵심 사업이기 때문에 규제 변화가 기업가치와 사업 지속성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클 수 있다.
칼시는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지정계약시장으로 등록된 예측시장 플랫폼이다.
이용자는 선거와 경제지표, 날씨, 스포츠 경기 등 특정 사건의 결과를 대상으로 계약을 거래한다. 칼시는 해당 상품이 도박이 아니라 CFTC의 감독을 받는 금융 파생상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여러 주정부는 스포츠 경기 결과를 대상으로 한 계약이 사실상 스포츠 베팅과 같기 때문에 주정부의 도박업 인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톰 리는 예측시장의 규제 위험을 판단하는 일이 매우 복잡하다며 지역 규제기관과 법원의 판단이 모두 관련돼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 법원에서도 서로 다른 판단이 나오고 있다. 미 연방 제3순회항소법원은 지난 4월 뉴저지주가 칼시의 스포츠 관련 계약을 제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법원 다수 의견은 해당 계약이 상품거래법에 따른 스왑에 해당하므로 CFTC가 배타적인 감독 권한을 가진다고 봤다.
반면 네바다주 법원은 칼시가 주정부 도박 면허 없이 스포츠·선거·엔터테인먼트 관련 계약을 제공하지 못하도록 일시적으로 금지했다.
애리조나주에서는 주 검찰이 칼시를 불법 도박 혐의로 기소했다. 칼시는 연방정부가 감독하는 금융시장이라며 주정부의 규제 권한을 인정하지 않고 소송으로 대응하고 있다. AP통신 보도
예측시장 규제의 핵심 쟁점은 연방정부가 승인한 이벤트 계약과 주정부가 감독하는 스포츠 베팅의 경계를 어디에 설정하느냐는 것이다.
칼시의 주장이 최종적으로 받아들여지면 하나의 연방 인가를 바탕으로 미국 전역에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이는 주별로 면허를 취득해야 하는 기존 스포츠 베팅 사업자보다 유리한 구조다.
반대로 스포츠 관련 예측계약에 주정부 도박법이 적용되면 칼시는 지역별 인허가와 연령 제한, 광고 및 소비자 보호 규정을 각각 준수해야 한다.
일부 주에서 서비스가 금지되거나 상품 범위가 제한될 가능성도 있다. 대법원이나 의회가 규제 권한을 명확히 정리하기 전까지 법적 불확실성이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톰 리가 칼시보다 로빈후드를 선택한 배경에는 이처럼 하나의 규제 판단이 사업 전반에 미칠 수 있는 집중 위험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발언을 톰 리가 현재 로빈후드 주식 매수를 적극적으로 추천했다는 의미로 해석하는 데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톰 리는 최근 별도의 2026년 투자 아이디어에서는 로빈후드를 피해야 할 종목으로 제시한 바 있다. 당시 시장에서는 로빈후드의 높은 기업가치와 주가 변동성에 대한 우려가 거론됐다.
반면 이번 발언은 칼시와 로빈후드 중 하나를 10년 동안 보유한다는 가정 아래 이뤄진 상대평가다.
로빈후드의 사업 경쟁력을 긍정적으로 보더라도 현재 주가와 기업가치가 적절한지는 별도의 문제라는 뜻이다. 장기적으로 좋은 기업이 반드시 현재 가격에서 좋은 투자 대상인 것은 아니다.
로빈후드는 암호화폐와 주식 거래량, 금리 수준 및 개인투자자의 시장 참여도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예측시장 사업을 확대하면서 칼시와 유사한 규제 문제에 일부 노출될 가능성도 있다.
톰 리의 선택은 로빈후드가 보유한 고객 기반과 사용자 경험, 사업 다각화를 칼시의 예측시장 성장성보다 높게 평가한 결과로 해석된다.
칼시는 예측시장이라는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확보하고 있지만 규제기관과 법원의 판단에 따라 시장 접근 범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로빈후드는 예측시장 규제가 강화되더라도 주식과 옵션, 암호화폐 및 자산관리 등 다른 사업을 통해 위험을 분산할 수 있다.
결국 두 회사의 장기 경쟁은 예측시장의 성장 속도뿐 아니라 미국 연방정부와 주정부의 규제 권한이 어떻게 정리되는지, 로빈후드가 높은 고객 충성도를 실제 수익 성장으로 연결할 수 있는지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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