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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8월 28일 금요일 02:01

“이제 HBM도 미국산”…SK하이닉스, 인디애나에 첫 생산기지 짓는다

구선 기자kooblock@daum.net

40억달러 투자해 2029년 양산 목표…엔비디아 등 美 빅테크 공급망 한복판 진입

SK하이닉스 인디애나 팹 조감도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인디애나 팹 조감도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반도체의 핵심 부품인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미국 현지에서 직접 생산한다.

SK하이닉스는 27일(현지시간)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서 차세대 HBM 어드밴스드 패키징 공장 기공식을 열었다.

이번 공장은 SK하이닉스가 미국에 짓는 첫 생산시설이다. 회사는 2028년 10월 클린룸을 완공한 뒤 2029년 하반기부터 HBM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현재까지 미국에서 HBM이 생산된 적이 없는 만큼 SK하이닉스가 현지 양산에 성공하면 미국 최초의 HBM 생산기지가 된다.

◇ “연간 수십만장 만든다”…美 첫 HBM 생산거점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이날 인디애나 공장의 HBM 생산능력이 연간 수십만장 규모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D램 웨이퍼 수십만장을 바탕으로 후공정을 거쳐 HBM을 생산한다는 의미다.

SK하이닉스의 전체 D램 생산량은 업계 추정치 기준 연간 약 600만장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가운데 일부가 HBM 생산에 투입된다.

곽 사장은 “인디애나 프로젝트는 미국 최초의 HBM 생산 거점을 구축하는 것”이라며 “메이드 인 USA HBM을 처음 공급하는 핵심 거점이자 미국 반도체 공급망을 강화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투자는 AI 기술 패권을 유지하려는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 강화 정책과도 맞닿아 있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미국 빅테크들이 현지에서 생산된 HBM을 공급받을 수 있게 되면 AI 가속기 생산 과정에서 미국 내 공급망 비중도 한층 높아질 수 있다.

◇ 40억달러 투입…미 정부도 9억5000만달러 지원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 공장 건설에 약 40억달러를 투자한다.

미국 정부는 반도체지원법(칩스법)을 통해 최대 4억5000만달러의 보조금과 5억달러의 대출을 지원할 예정이다.

공장에서는 한국에서 생산된 D램 칩을 여러 장 쌓거나 묶어 HBM으로 완성하는 어드밴스드 패키징 공정이 이뤄진다.

차세대 HBM 연구개발도 함께 진행된다.

현재 SK하이닉스가 생산하는 최신 제품은 6세대 HBM4다. HBM4는 D램을 여러 층으로 쌓아 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인 고성능 메모리로,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 루빈’에도 탑재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현재 7세대 HBM4E도 개발하고 있다.

인디애나 공장이 2029년 본격 가동되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현지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HBM4보다 더 진화한 차세대 제품이 될 가능성이 크다.

◇ 퍼듀대와 손잡고 R&D까지…7천명 고용 효과 기대

SK하이닉스는 차세대 HBM 개발과 테스트를 위해 미국 퍼듀대학교와 연구개발 협력을 강화한다.

양측은 R&D 강화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차세대 HBM 기술 개발과 인재 확보에 협력할 계획이다.

공장이 들어서는 부지도 웨스트라피엣에 위치한 퍼듀대학교 부지다.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약 1000명의 직접 고용이 예상된다. 여기에 건설·운영 인력과 100여개 소재·부품·장비 협력업체까지 포함하면 약 7000개의 직·간접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으로 SK하이닉스는 보고 있다.

HBM 공장은 단순한 생산기지를 넘어 연구개발과 인재 확보까지 함께 이뤄지는 미국 내 핵심 거점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 엔비디아 공급망 더 가까이…AI 반도체 경쟁도 가속

이번 인디애나 투자의 가장 큰 의미는 SK하이닉스가 미국 AI 반도체 공급망 안으로 더 깊숙이 들어간다는 점이다.

HBM은 엔비디아의 AI 가속기를 비롯해 고성능 AI 서버에 반드시 필요한 핵심 부품이다.

AI 모델이 대형화될수록 처리해야 할 데이터가 급증하기 때문에 일반 메모리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데이터를 주고받는 HBM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현재 글로벌 HBM 시장에서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 현지 생산까지 시작하면 주요 고객사와의 공급망 거리도 더욱 가까워질 수 있다.

특히 미국이 자국 중심의 반도체 생산체계를 강화하고 있는 만큼 SK하이닉스의 현지 생산기지는 향후 대형 고객사 수주와 정책 대응 측면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글로벌 반도체 경쟁이 단순한 기술 경쟁을 넘어 생산기지와 공급망 경쟁으로 확대되는 상황에서 이번 투자는 SK하이닉스의 미국 시장 전략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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