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11일 금요일 04:30
“코인 규칙 다시 짠다”…美 공화당, CLARITY 수정안 공개
이윤호 기자bklove3474@naver.com
CFTC 디지털상품 현물시장 감독권 명확화…거래소·브로커 등록제부터 자가수탁·개발자 보호, 공직자 이해충돌 방지까지 담아

미국이 만들려는 ‘코인 시장의 룰’
이번 수정안에서 가장 큰 축은 CFTC의 권한 확대 및 명확화다.
디지털상품으로 분류되는 자산의 현물거래에 대해 CFTC가 감독할 수 있도록 하고, 디지털상품 거래소와 브로커·딜러 등 주요 사업자 역시 CFTC 등록 대상으로 규정했다.
미국 가상자산 산업에서 오랫동안 이어진 문제 중 하나는 “어떤 토큰이 증권이고 어떤 토큰이 상품인가”, 그리고 “SEC와 CFTC 중 누가 감독해야 하는가”였다.
CLARITY 법안은 이처럼 불명확했던 시장구조를 법률을 통해 보다 명확하게 나누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들고만 있어서는 ‘이자’ 못 준다
이번 수정안에서 투자자들이 가장 민감하게 볼 부분은 스테이블코인이다.
수정안은 지급결제용 스테이블코인을 단순 보유한 대가로 이자나 수익을 지급하는 행위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았다.
예를 들어 거래소나 플랫폼에 USDC 같은 지급결제용 스테이블코인을 단순히 보유했다는 이유만으로 일정 수익률을 제공하는 구조가 규제 대상이 될 가능성이 생긴다.
다만 모든 형태의 리워드를 금지하는 것은 아니다.
결제나 실제 서비스 이용 등 특정 활동에 따른 보상은 일정 조건 아래 허용할 수 있도록 여지를 남겼다.
따라서 향후 미국 거래소들의 스테이블코인 리워드 프로그램이 어떤 구조로 재편되는지도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반대로 ‘내 코인은 내가 보관한다’는 보호
규제만 강화한 것은 아니다.
이번 수정안에는 크립토 업계가 오랫동안 요구해온 자가수탁(Self-Custody) 보호도 포함됐다.
이용자가 거래소나 수탁업체에 자산을 맡기지 않고 자신의 개인키를 직접 관리하는 행위를 보호하는 것이다.
특히 장기간 거래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정부가 해당 디지털자산을 휴면재산 등으로 처리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크립토의 핵심 철학 중 하나인
“Not your keys, not your coins.”
를 제도권 법률 안에서도 일정 부분 인정하는 방향으로 볼 수 있다.
“코드 만들었다고 금융회사 아니다”
블록체인 개발자와 노드 운영자에게도 중요한 내용이 들어갔다.
수정안은 단순히 블록체인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거나 네트워크를 운영했다는 이유만으로 은행이나 거래소 같은 금융회사와 동일한 규제를 적용하지 않도록 하는 방향을 담았다.
이는 DeFi 산업에서 특히 중요하다.
개발자가 오픈소스 코드를 작성했다는 이유만으로 고객 자산을 직접 보관하는 금융사업자와 동일한 책임을 부담해야 하는지를 두고 미국에서는 오랫동안 논쟁이 이어져 왔다.
이번 조항이 최종 법안까지 유지된다면 미국 블록체인 개발자와 인프라 사업자의 규제 불확실성을 줄이는 요소가 될 수 있다.
공직자 코인 사업에도 이해충돌 규제
정치적으로 가장 민감한 부분도 들어갔다.
공직자와 배우자의 디지털자산 관련 이해충돌을 제한하는 규정이다.
공직자와 배우자가 재직 중 대가를 받고 특정 디지털자산을 발행하거나 후원하는 행위를 제한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최근 미국에서는 정치권 인사와 그 가족의 암호화폐 사업 참여를 둘러싼 이해충돌 문제가 CLARITY 법안 협상의 핵심 쟁점 가운데 하나로 떠올랐다.
따라서 이 조항은 단순한 크립토 규제를 넘어 향후 미국 정치권의 디지털자산 사업 참여 범위를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지와도 연결될 수 있다.
DeFi·NFT·토큰증권까지 들어갔다
CLARITY 수정안의 범위는 거래소와 스테이블코인에 그치지 않는다.
DeFi
토큰화 증권
NFT
고객자산 보호
불법금융 대응
등 디지털자산 생태계 전반에 대한 규정이 함께 담겼다.
결국 미국이 만들려는 것은 특정 코인 하나에 대한 규제가 아니라 디지털자산 산업 전체가 어떤 규칙 아래 움직일 것인지에 대한 시장구조법에 가깝다.
별도의 시행일이 규정되지 않은 조항은 법 제정 후 360일 뒤 시행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시장에는 호재일까, 악재일까
이번 수정안을 단순히 ‘친(親)크립토 법안’이라고만 평가하기는 어렵다.
스테이블코인 이자 제한처럼 일부 사업모델에는 분명 부담이 되는 조항이 있다.
반면 CFTC 관할을 명확히 하고 자가수탁을 보호하며 개발자와 노드 운영자의 책임 범위를 구분하는 것은 미국 크립토 기업들이 오랫동안 요구해온 규제 명확성에 가까운 내용이다.
즉,
규제 자체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가 합법이고 어디부터 규제 대상인지 선을 그어주는 법안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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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수정안에서 시장이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은 단순히 “스테이블코인 이자가 금지된다”는 한 문장이 아니다.
더 큰 변화는 미국이 드디어 크립토 시장을 ‘규제할 것인가 말 것인가’에서 ‘어떤 규칙으로 제도권에 편입할 것인가’의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세 가지를 볼 필요가 있다.
첫째, CFTC의 현물시장 감독권.
디지털상품의 법적 지위와 감독기관이 명확해질수록 미국 거래소와 기관투자자가 감당해야 했던 규제 불확실성은 줄어들 수 있다.
둘째, 스테이블코인 수익 모델의 변화.
단순 보유 이자를 제한하고 실제 결제·서비스 이용에 따른 보상을 구분한다면 앞으로 미국의 스테이블코인 경쟁은 단순한 ‘누가 APY를 더 많이 주느냐’에서 결제와 실사용 경쟁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
셋째, Self-Custody와 개발자 보호다.
이 부분이 최종 법안에서도 강하게 유지된다면 미국은 중앙화 거래소를 규제하면서도 퍼블릭 블록체인의 비수탁적 특성 자체는 보호하는 절충점을 선택하는 셈이다.
다만 가장 중요한 것은 아직 ‘수정안 공개 = 법안 확정’이 아니라는 것이다.
앞으로 상원 협상 과정에서 민주당이 요구해온 공직자 이해충돌 규정과 DeFi·불법금융 조항 등이 어떻게 조정되는지에 따라 최종 법안의 모습은 달라질 수 있다.
결국 시장이 봐야 할 것은 수정안 자체보다 이 내용으로 실제 60표를 확보할 수 있느냐다.
CLARITY가 의회를 통과하는 순간은 미국이 크립토를 허용하는 날이라기보다,
미국 크립토 시장에 처음으로 제대로 된 ‘게임의 룰’이 생기는 순간에 가까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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