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13일 일요일 05:49
캔터피츠제럴드, 기관 예측시장 거래 지원…칼시·서스퀘하나와 협력
박원빈 기자wbpark@nanryna.kr
헤지펀드·패밀리오피스 등 약 3000개 기관 고객 대상으로 서비스 블록 트레이딩 통해 가격 충격 최소화…SIG가 가격·유동성 제공

캔터피츠제럴드(Cantor Fitzgerald)가 예측시장 플랫폼 칼시(Kalshi)와 협력해 기관투자자를 위한 이벤트 계약 블록 트레이딩 서비스를 제공한다.
캔터피츠제럴드는 헤지펀드와 패밀리오피스 등 약 3000개 기관 고객이 자사를 통해 칼시의 예측시장 상품을 거래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밝혔다.
캔터는 이번 서비스에서 소개중개인(Introducing Broker) 역할을 맡는다. 기관 고객의 주문을 받아 거래 상대방을 연결하고 대규모 이벤트 계약의 가격 협상과 체결을 지원한다.
글로벌 퀀트 트레이딩 업체 서스퀘하나 인터내셔널 그룹(SIG)의 관련 사업 부문인 서스퀘하나 프리딕션스는 거래에 필요한 가격과 유동성을 제공한다.
칼시는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감독을 받는 지정계약시장으로, 경제와 날씨, 기업 실적 등 실제 사건의 결과를 기초로 하는 이벤트 계약을 운영한다.
기관투자자는 일반적인 공개 주문장을 통하지 않고 블록 트레이딩 방식으로 대규모 거래를 체결할 수 있다.
블록 트레이딩은 규모가 큰 주문을 거래 당사자끼리 사전에 협의한 가격으로 체결하는 방식이다. 대량의 매수·매도 주문이 공개시장에 한꺼번에 유입될 때 발생할 수 있는 급격한 가격 변동과 시장 충격을 줄일 수 있다.
유동성이 충분하지 않은 예측시장에서는 기관의 대규모 주문이 가격을 크게 움직일 수 있다. 주문이 체결되는 과정에서 가격이 불리하게 변하는 슬리피지도 발생할 수 있다.
캔터피츠제럴드는 기관 고객과 유동성 공급자를 연결해 이러한 문제를 줄이고, 기존 채권이나 파생상품 시장에서 사용되던 기관 거래 방식을 이벤트 계약에 적용할 계획이다.
캔터피츠제럴드는 “기관 규모의 이벤트 계약 블록 거래를 주선하고 체결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캔터피츠제럴드
예측시장은 정치나 스포츠 경기 결과를 예상하는 서비스로 알려졌지만 기관시장에서는 특정 위험을 관리하는 헤지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예를 들어 농산물과 에너지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날씨, 기업의 제품 판매량, 고용과 물가 등 경제지표에 연계된 이벤트 계약을 이용하면 기존 금융상품으로 세밀하게 대응하기 어려운 위험을 관리할 수 있다.
특정 기업이나 산업에 투자한 기관은 제품 판매 목표 달성 여부와 공급망 차질,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컴퓨팅 자원 가격 등 개별 사건을 기초로 한 계약을 활용할 수도 있다.
기관 고객은 시장에 필요한 계약을 제안하는 방식으로 맞춤형 이벤트 시장 개설을 요청할 수 있다. 다만 실제 상품 출시는 칼시의 심사와 규제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서스퀘하나는 이번 협력에서 기관이 대규모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매수·매도 가격을 제시하고 거래 유동성을 공급한다.
예측시장 상품은 참가자가 적거나 거래가 특정 사건에 집중되면 매수·매도 가격 차이가 벌어질 수 있다.
전문 시장조성자의 참여는 가격 차이를 줄이고 주문 체결 가능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기관 유동성이 확대되면 예측시장 가격에 더 많은 정보가 반영돼 가격발견 기능이 개선될 가능성도 있다. 반면 전문 투자자와 일반 이용자 사이의 정보·기술 격차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캔터와 칼시, 서스퀘하나의 협력은 개인 이용자 중심으로 성장한 예측시장이 전통 금융의 기관 거래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예측시장 플랫폼의 연환산 거래량은 2026년 상반기 빠르게 증가했으며 기관 거래량도 크게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시장별 유동성 차이는 여전히 기관 진입을 가로막는 주요 과제로 꼽힌다.
예측시장 확대와 함께 내부자 거래와 시장조작, 도박 규제 적용 여부를 둘러싼 논쟁도 커지고 있다.
기업 내부자가 미공개 실적이나 제품 판매 정보를 이용하거나 공무원과 군 관계자가 정책·군사 관련 비공개 정보를 바탕으로 거래하면 시장 공정성과 국가안보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칼시는 CFTC의 감독을 받지만 일부 미국 주정부는 스포츠와 선거 관련 이벤트 계약을 사실상 도박으로 보고 규제를 요구하고 있다.
연방 파생상품 규제와 주정부 도박법 가운데 어느 규정이 우선 적용되는지를 둘러싼 법적 분쟁도 이어지고 있다.
기관 고객 역시 이벤트 계약의 구조와 결제 조건, 정보 이용 기준, 규제 가능성을 확인해야 한다. 사건의 결과를 판정하는 기준이 불명확하면 예상과 다른 방식으로 계약이 결제될 위험도 있다.
이번 협력으로 예측시장은 단순한 사건 전망 플랫폼을 넘어 기관투자자의 위험관리와 대규모 자금 거래를 지원하는 금융시장으로 한 단계 확장될 전망이다. 캔터피츠제럴드의 중개망과 서스퀘하나의 유동성 공급이 시장의 안정적인 성장으로 이어질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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