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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9월 14일 월요일 08:21

이란이 결국 비트코인·USDT 꺼냈다…미국 제재 뚫는 ‘코인 결제망’ 현실화

이정민 기자upjm000@gmail.com

이란 중앙은행, 수출대금·무역에 BTC·USDT 활용 확대…미국은 이란 크립토 산업까지 제재 대상으로 정조준

이란이 비트코인(BTC)과 테더(USDT)를 국제 결제 수단으로 활용하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의 강력한 금융 제재로 글로벌 은행망 이용이 제한되면서 기존 금융 시스템 대신 암호화폐를 활용해 해외에서 자금을 이동시키려는 것이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란 중앙은행이 외환 규제를 완화하면서 기업들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자금을 기존 공식 환전 절차를 거치지 않고 보다 유연하게 국내로 들여올 수 있도록 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수출업체들이 비트코인과 USDT 등 암호화폐를 이용해 해외 거래를 결제하는 방식도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이 USDT를 선호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비트코인은 가격 변동성이 큰 반면 USDT는 미국 달러 가치에 연동돼 있어 국제 거래에서 가격 변동 위험을 상대적으로 줄일 수 있다.

결국 이란 입장에서는 전통적인 달러 결제망에 직접 접근하지 않고도 ‘달러와 비슷한 가치’를 블록체인으로 이동시키는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셈이다.

실제 이란의 암호화폐 시장 규모도 상당한 수준이다.

체이널리시스는 지난해 이란의 암호화폐 생태계 규모를 약 78억 달러 이상으로 추산했다. TRM Labs 역시 2025년 이란을 오가는 암호화폐 흐름을 약 100억 달러 규모로 추정하고 있어 조사기관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상당한 규모의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는 공통적이다.

문제는 미국이다.

미국 재무부는 이미 이란의 암호화폐 거래소와 디지털자산 관련 네트워크를 제재 대상으로 확대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이란의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제재 대상에 포함됐으며, 미국 당국은 이란과 연결된 암호화폐 지갑의 자산 동결에도 나섰다.

특히 USDT는 비트코인과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비트코인은 중앙 발행자가 특정 주소의 코인을 직접 동결할 수 없지만, USDT는 발행사인 테더가 특정 주소의 토큰을 동결할 수 있다.

실제로 올해 미국의 대이란 제재 과정에서 이란과 연결된 지갑의 USDT가 동결된 사례도 발생했다.

즉 이란은 암호화폐를 이용해 기존 금융망의 제약을 우회하려 하지만, 동시에 블록체인의 투명성과 스테이블코인의 중앙화된 구조 때문에 미국 당국의 추적과 차단에서도 완전히 자유롭지는 못한 상황이다.

이란과 미국의 충돌은 이제 은행과 달러만의 싸움이 아니다.

비트코인과 스테이블코인이 국가 간 제재와 무역의 새로운 결제 인프라로 등장하면서, 암호화폐가 실제 국제 금융 시스템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되고 있다.

특히 이란의 사례는 앞으로 스테이블코인이 단순한 크립토 거래 수단을 넘어 국제 무역과 지정학적 금융전쟁의 도구가 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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