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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9월 22일 화요일 04:15

러시아, 연말까지 암호화폐 합법 운영 기반 구축…거래·수탁 제도권 편입

박원빈 기자wbpark@nanryna.kr

중앙은행 '하위 규정 27건 정비'…일반 투자자는 연간 30만루블 한도 스베르방크, 12월 지갑·수탁 서비스 추진…국내 결제 사용은 계속 금지

러시아, 연말까지 암호화폐 합법 운영 기반 구축…거래·수탁 제도권 편입

러시아가 암호화폐의 거래와 보관을 제도권 금융시장에 편입하기 위한 후속 규정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블라디미르 치스티유힌(Vladimir Chistyukhin) 러시아 중앙은행 제1부총재는 암호화폐 관련 하위 규정 정비가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으며 올해 말까지 관련 산업이 법적 체계 안에서 운영될 기반을 갖출 수 있다고 밝혔다.

인터팍스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와 중앙은행이 마련해야 할 관련 규정은 총 27건이다. 이 가운데 7건은 등록부와 자격 요건, 디지털 수탁기관 운영 및 거래 허용목록 등을 다루는 핵심 규정이며 나머지 20건은 세부 운영 기준에 해당한다.

치스티유힌 제1부총재는 핵심 규정 가운데 6건이 법무부에 제출됐으며, 나머지 규정도 계획에 따라 정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규정 등록과 사업자 등록 절차가 마무리되면 연말부터 합법적인 암호화폐 거래가 시작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새로운 체계에서는 일반 투자자와 적격 투자자에게 서로 다른 거래 기준이 적용된다.

비적격 일반 투자자는 한 중개업체를 통해 연간 최대 30만루블 상당의 암호화폐를 매입할 수 있다. 거래 가능 자산도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테더(USDT) 등 유동성이 높은 암호화폐로 제한될 예정이다.

적격 투자자에게는 별도의 매입 한도가 적용되지 않는다. 다만 실제 거래는 중앙은행의 감독을 받는 거래소와 증권사, 자산관리회사 등 허가된 중개기관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

러시아 최대 은행 스베르방크도 암호화폐 금융서비스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스베르방크는 오는 12월 암호화폐 지갑과 디지털자산 수탁 서비스를 출시하고 자사 애플리케이션과 투자 서비스를 통해 관련 기능을 제공할 계획이다.

수탁 서비스는 고객을 대신해 암호화폐의 개인키와 자산을 보관·관리하는 사업이다. 은행권이 시장에 참여하면 보관 안정성과 규제 준수 수준이 높아질 수 있지만, 법 집행기관의 요청에 따른 자산 동결과 거래 추적도 쉬워질 수 있다.

러시아의 이번 조치는 암호화폐를 법정통화로 인정하는 것과는 다르다. 암호화폐를 보유하거나 투자 목적으로 거래하는 것은 허용하지만, 러시아 국내에서 상품이나 서비스의 대금을 지급하는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은 계속 금지된다.

기업의 국제 무역과 국경 간 결제에는 예외가 적용된다. 러시아는 서방 제재로 전통적인 국제결제망 이용이 제한되면서 실험적 법률 체계 아래 암호화폐를 외국과의 거래에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해 왔다.

이번 제도 정비의 핵심은 암호화폐 자체를 전면 허용하는 데 있기보다 거래와 보관, 중개 업무를 중앙은행의 감독 아래 두는 데 있다.

사업자는 등록·허가와 고객확인, 자금세탁방지 및 자산보관 기준을 충족해야 합법적으로 영업할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남은 규정의 법무부 등록과 사업자 인가가 계획대로 완료돼야 실제 시장 운영이 가능하다. 제도 시행 초기에는 거래 가능 자산과 투자 한도가 제한되는 만큼 러시아 암호화폐 시장의 확대 속도는 사업자 등록과 금융기관의 서비스 출시 상황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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