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18일 일요일 23:54
렛저 공급망 공격에 사기범도 털렸다… 범죄 수익 480만 달러 증발
블록체인투데이

가짜 리뷰로 뜯어낸 60 BTC… 변조된 렛저 지갑에 넣었다가 '순삭'
일반인들을 속여 수십억 원을 갈취한 가상자산 사기 조직이 정작 자신들이 모은 범죄 수익금을 하드웨어 지갑에 보관하려다 또 다른 해커에게 전액 털리는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다.
18일(현지시간) 글로벌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 기업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의 온체인 추적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을 뒤흔든 렛저(Ledger) 하드웨어 월렛 임플란트 변조 사태의 핵심 피해자 중 한 명이 대규모 '과업형 취업 사기(Task Scam)' 조직의 총책인 것으로 밝혀졌다.
온체인 포렌식 결과, 이 사기범은 온라인 쇼핑몰 허위 리뷰 작성과 구매 대행 미션 등 고수익 아르바이트를 미끼로 일반 피해자들의 돈을 가로챘다. 이들은 추적을 피하기 위해 갈취한 법정화폐를 즉각 60개 이상의 비트코인(BTC, 약 480만 달러 상당)으로 쪼개 환전한 뒤, 안전한 장기 보관을 위해 3개의 렛저 하드웨어 지갑 주소로 분산 입금했다. 그러나 입금이 완료된 직후, 해커가 실행한 단 한 번의 온체인 전송 트랜잭션을 통해 비트코인 전량이 외부 단일 지갑으로 증발했다.
'안전지대' 믿었던 콜드월렛… 유통망 뚫린 '스파이 부품'에 시드 구문 헌납
사기범이 거액의 비트코인을 눈앞에서 빼앗긴 원인은 최근 불거진 렛저의 물리적 공급망 공격(Supply Chain Attack)이었다.
사기범이 구매해 사용한 렛저 기기는 정품 외관을 갖추고 있었으나, 유통망 단계에서 공격자가 내부를 분해해 액정 하단에 복구 문구(시드 구문)를 무선 송출하는 비인가 통신 회로 부품을 이식한 '변조 기기'였다. 사기범은 범죄 수익을 사법당국의 압류나 거래소 동결로부터 은닉하기 위해 콜드월렛을 선택했으나,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이 쓴 기기가 해커가 쳐놓은 덫이었던 셈이다. 기기를 초기 설정하는 과정에서 노출된 24단어 복구 문구는 해커의 감시 서버로 고스란히 전달됐다.
보안 업계에서는 범죄로 형성된 불법 자금이 더 정교한 상위 해커의 공급망 침투에 의해 통째로 재탈취당하는 '도둑이 도둑맞은(Thief robbed by a thief)' 기이한 암흑 생태계의 먹이사슬이 온체인 장부 위에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고 지적한다.
"원 피해자 구제는 난망"… 온체인 블랙리스트 등록과 세탁 차단 총력
아이러니한 결말에도 불구하고, 원래 사기를 당했던 일반 서민 피해자들의 피해 회복 가능성은 절망적이다.
체이널리시스와 블록체인 보안 기업들은 탈취범의 지갑 주소를 실시간 모니터링하며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와 공조해 블랙리스트로 지정했다. 그러나 해커는 이미 추적을 교란하기 위해 탈중앙화 믹서와 프라이버시 프로토콜, 크로스체인 브릿지를 동원해 자금 세탁 단계에 돌입한 상태다.
블록체인 보안 전문가는 "가상자산 범죄의 복잡성이 고도화되면서 콜드월렛조차 공식 검증 유통망을 통하지 않으면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는 치명적 교훈을 남겼다"며 "범죄 수익이 또 다른 해킹 범죄로 흘러 들어가 다중 세탁될 경우 사법 당국의 법적 몰수나 피해자 환급 절차는 기술적으로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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