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5일 금요일 12:12
삼성전자·SK하이닉스 급락…AI 반도체 랠리 숨고르기 시작됐나
구선 기자kooblock@daum.net
브로드컴 쇼크·환율 급등에 차익실현 매물 쏟아져…외국인 3조5000억원 순매도

국내 반도체 대표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5일 나란히 급락하며 최근 이어졌던 AI 반도체 랠리가 숨고르기 국면에 들어가는 모습이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6.40% 하락한 32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에는 32만5000원까지 밀리며 7% 넘는 낙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 역시 9.92% 급락한 207만원에 마감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하락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미국 반도체 업종 약세를 꼽고 있다. 간밤 미국 증시에서 브로드컴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 전망을 내놓으며 12% 넘게 급락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2.15% 하락했다.
특히 브로드컴은 AI 인프라 투자 확대의 대표 수혜주로 평가받아 왔던 만큼, 이번 실적 발표는 AI 투자 사이클이 무한정 지속될 것이라는 시장 기대에 의문을 던졌다. 이에 따라 글로벌 반도체 투자 심리가 일제히 위축됐고, 국내 반도체주에도 차익실현 매물이 집중됐다.
환율 급등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원·달러 환율은 장중 1540원대를 넘보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강화됐고,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매도세가 확대됐다.
실제 이날 외국인과 기관은 유가증권시장에서 각각 3조5391억원, 9398억원을 순매도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포함된 전기·전자 업종에서만 외국인이 3조1957억원을 순매도하며 하락을 주도했다.
시장에서는 최근 수개월간 이어진 AI 반도체 랠리에 따른 과열 부담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확대와 AI 데이터센터 투자 기대감에 힘입어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왔지만, 단기간 급등에 따른 부담이 누적된 상황이었다.
또한 업계 일각에서는 다음 주 예정된 스페이스X의 나스닥 상장을 앞두고 글로벌 투자 자금이 일부 이동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새로운 대형 성장주 등장에 대한 기대가 반도체 섹터 일부 자금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번 하락을 AI 산업 성장 둔화 신호로 해석하기는 이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AI 데이터센터 투자와 HBM 수요는 여전히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으며, 엔비디아를 비롯한 주요 AI 기업들의 중장기 성장 전망 역시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이번 급락은 AI 반도체 산업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과열된 기대감이 조정받는 과정에 가깝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투자자들은 향후 미국 고용지표와 금리 전망, 엔비디아의 추가 수요 전망,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 흐름 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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