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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8월 26일 수요일 00:50

“용산공원에 집 짓자 vs 공원은 지켜야”…김윤덕·오세훈 오늘 다시 만난다

구선 기자kooblock@daum.net

정부·여당, 청년·신혼부부 임대주택 공급 검토…서울시는 캠프킴·탄천물재생센터 등 대안 부지 제시

회의 공간 함께 나서는 오세훈 시장-김윤덕 장관 [사진=연합뉴스]
회의 공간 함께 나서는 오세훈 시장-김윤덕 장관 [사진=연합뉴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26일 다시 만나 용산공원을 활용한 주택 공급 방안을 협의한다.

두 사람은 지난 20일에도 만나 서울 주택 문제를 논의했지만 용산공원 본체 부지에 주택을 공급하는 문제를 두고 뚜렷한 입장차를 보였다.

정부와 여당은 용산공원 일부를 활용해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임대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서울시는 용산공원의 역사성과 녹지 기능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며 공원 본체 부지 활용에 반대하고 있다.

◇정부·여당 “일부 부지에 청년·신혼부부 임대주택”

정부와 여당은 용산공원 전체를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공원과 녹지 기능이 이미 훼손된 일부 부지를 제한적으로 활용하자는 입장이다.

후보지로는 용산공원 전체 면적의 약 10분의 1에 해당하는 어린이정원과 옛 방위사업청 부지, 장교 숙소, 군인아파트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들 부지에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해 서울 도심 주택 부족 문제를 일부 해소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용산은 서울 도심과 강남 접근성이 좋고 교통 여건도 뛰어나 주택 공급 효과가 클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오세훈 “120년 역사 품은 공간…미래세대에 물려줘야”

서울시는 용산공원 본체를 주택 공급 부지로 활용하는 데 반대하고 있다.

오세훈 시장은 지난 24일 공개한 영상에서 용산공원 예정지에 대해 청나라군과 일본군, 미군이 120여년 동안 주둔했던 역사적 아픔을 간직한 공간이라고 강조했다.

역사성과 자연성을 보존해 미래세대에 물려줘야 한다는 것이 서울시의 기본 입장이다.

서울시는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녹지를 확보할 수 있는 용산공원의 상징성과 공공성도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주택 공급이 필요하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굳이 용산공원 본체를 훼손하면서까지 주택을 지어야 하느냐는 것이다.

◇캠프킴 등 주변 부지는 가능…접점 찾을까

양측이 완전히 평행선을 달리는 것은 아니다.

서울시는 용산공원 본체가 아닌 주변 산재 부지를 주택 공급에 활용하는 방안에는 비교적 전향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현재 주택 공급이 추진되고 있는 캠프킴을 비롯해 공원 북측의 이태원 국군재정관리단, 외교부 주차장 부지, 후암동 한국은행 숙소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이들 부지는 용산공원의 핵심 녹지 공간을 직접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도심 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와 서울시가 타협할 수 있는 지점으로 꼽힌다.

26일 회동에서도 이 같은 주변 부지를 중심으로 공급 규모와 속도를 조율할 가능성이 있다.

◇서울시 “탄천물재생센터가 더 낫다”

서울시는 용산공원 주변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도 충분한 주택 공급 부지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대표적으로 강남구 일원동 탄천물재생센터 부지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오 시장은 25일 탄천물재생센터에 대해 용산공원보다 개발 가능한 규모가 크고 교통 등 주거 환경도 좋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협조할 경우 빠르게 주택 공급을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이 서울시의 판단이다.

서울시는 용산공원 본체 활용 방안 대신 이런 대체 부지를 중심으로 공급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결국 문제는 서울 주택 공급 속도

정부와 서울시가 용산공원을 두고 충돌하는 배경에는 서울의 주택 공급 부족 문제가 있다.

서울은 신규 택지를 확보하기 어려운 데다 재건축과 재개발 사업도 각종 규제와 사업성 문제로 공급 속도가 빠르지 않다.

정부 입장에서는 도심 내 국공유지 등을 활용해 빠르게 공급할 수 있는 부지를 찾아야 한다.

용산공원이 주목받는 것도 서울 한복판에 위치하면서 대규모 국유지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서울시는 공원을 훼손하지 않고도 정비사업 규제를 완화하거나 다른 공공부지를 활용하면 충분한 물량을 공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용적률 상향·재건축 권한 이양도 논의 가능성

이번 회동에서는 용산공원 외에도 서울 주택 공급과 관련한 다른 현안들이 함께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서울시는 그동안 민간 정비사업의 용적률을 높여 재개발과 재건축 사업성을 개선해야 한다고 정부에 요구해왔다.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는 ‘500세대 이하 재개발·재건축 권한의 자치구 이양’ 문제도 논의 테이블에 오를 수 있다.

서울에서 실제 주택 공급량을 빠르게 늘리려면 신규 택지뿐 아니라 재건축과 재개발 사업의 속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정부와 서울시는 주택 공급 확대라는 큰 방향에서는 공감하고 있지만 어떤 방식으로 공급할지를 두고 차이를 보이고 있다.

◇용산공원 지킬까, 주택 공급에 쓸까

결국 이번 논쟁은 서울 도심의 희소한 녹지와 주택 공급 가운데 어디에 더 무게를 둘 것인지의 문제로 이어진다.

정부와 여당은 공원의 일부 기능이 훼손된 부지를 활용해 주택을 공급하는 것이 현실적인 해법이라고 보고 있다.

서울시는 용산공원 자체의 역사성과 녹지 가치를 지키면서 다른 부지와 정비사업을 통해 공급량을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양측 모두 서울의 주택 공급을 늘려야 한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는 만큼 이번 회동에서 용산공원 주변 산재 부지와 탄천물재생센터 등 대안을 중심으로 절충안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지난주 첫 회동에서 입장차만 확인했던 김 장관과 오 시장이 두 번째 만남에서 실제 공급 부지와 규모를 놓고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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