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25일 화요일 23:39
“두 개 담았더니 3만원”…한국 빵값 세계 최고 수준
구선 기자kooblock@daum.net
1만5000~1만6000원 빵 가격표 온라인서 논란…파리바게뜨도 127종 평균 5% 인상

국내 빵 가격을 둘러싼 소비자들의 불만이 다시 커지고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개당 1만5000원과 1만6000원에 판매되는 빵 가격표가 올라오면서 “빵 두 개면 치킨 한 마리 값”이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지난 2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빵집 가격 이게 맞아?’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1만5000원과 1만6000원으로 표시된 빵 가격표 사진을 공개하며 “저걸 누가 사 먹느냐”고 적었다.
게시물은 하루 만에 조회수 7만5000여회를 기록했고 1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차라리 치킨 먹겠다”…빵값에 놀란 소비자들
온라인에서는 높은 빵 가격을 두고 다양한 반응이 나왔다.
일부 누리꾼들은 “조금 더 보태서 치킨을 먹겠다”, “빵 두 개 가격이면 홀케이크를 살 수 있다”, “가격표 앞에 1자를 빼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최근 제과점 가격이 전반적으로 크게 오른 만큼 아주 이례적인 수준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었다.
실제로 빵 몇 개만 담아도 결제금액이 수만원에 이르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한국 베이커리 가격지수 138…일본·미국보다 높아
국내 빵 가격이 비싸다는 소비자들의 체감은 통계에서도 나타났다.
삼일PwC가 올해 5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한국의 베이커리 가격지수는 138로 집계됐다.
일본과 미국은 각각 126, 프랑스는 120이었다.
한국의 베이커리 가격 수준이 비교 대상이 된 주요 국가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최근 몇 년간 밀가루와 버터, 설탕 등 원재료 가격이 오른 데다 임대료와 인건비, 전기·가스 등 에너지 비용까지 상승하면서 빵 가격에 부담이 누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파리바게뜨도 127종 평균 5% 인상
대형 베이커리 업체의 가격 인상도 이어지고 있다.
파리바게뜨는 25일부터 빵 86종과 케이크·디저트 41종 등 모두 127종의 가격을 평균 5% 인상한다.
프랜차이즈뿐 아니라 개인 베이커리에서도 원재료비와 인건비 상승을 이유로 제품 가격을 올리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식사 대신 간단하게 사 먹던 빵조차 부담스러운 가격대가 되고 있다는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밀가루 담합도 빵값 상승 원인으로 지목
빵값 상승 배경 가운데 하나로는 밀가루 공급가격 담합 문제도 지목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5월 대한제분과 CJ제일제당, 사조동아원, 삼양사, 대선제분, 삼화제분, 한탑 등 제분사 7곳이 밀가루 공급가격과 물량을 담합한 사실을 적발했다.
담합 기간은 2019년 1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약 6년간이다.
공정위는 이들 업체에 총 671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관련 거래 규모는 약 6조원으로 담합 사건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로 알려졌다.
이 기간 밀가루 가격은 최대 74%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는 밀가루 가격 상승 부담이 빵과 라면, 과자 등 가공식품 가격으로 이어졌다고 판단했다.
◇정부 지원금 받으면서 가격 인상 논의
정부는 2022년 하반기 물가 안정을 위해 밀가루 가격 상승분의 80%를 지원하는 사업을 진행했다.
지원금 규모는 471억원이었다.
하지만 담합 업체들은 정부 보조금을 받기 전 가격 인상 합의를 실행하는 방안까지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위 조사가 시작된 이후에는 밀가루 출고가격이 최대 8.2% 내려갔고 일부 가공식품 가격도 함께 낮아졌다.
이에 따라 밀가루 시장의 경쟁 제한이 가공식품 가격 상승에 영향을 줬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빵값 오른 이유, 밀가루 하나만은 아니다
다만 최근 빵 가격 상승을 밀가루 담합 하나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빵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버터와 설탕, 계란 등 다른 원재료 가격도 상승했다.
매장 임대료와 인건비, 전기와 가스 등 에너지 비용도 꾸준히 올랐다.
특히 베이커리는 제품을 직접 생산하고 판매하는 과정에서 인력 의존도가 높은 업종이어서 인건비 상승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다.
여기에 최근 소비자들이 프리미엄 빵과 디저트를 찾으면서 고가 제품 비중 자체가 증가한 것도 평균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빵도 사치품 되나”…먹거리 물가 부담 커진다
문제는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물가다.
한때 간단한 간식이나 식사 대용으로 여겨졌던 빵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소비자들이 느끼는 부담도 커지고 있다.
특히 한두 개 제품만 구입해도 1만원을 훌쩍 넘기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온라인에서는 “빵도 이제 사치품이 됐다”는 반응까지 나온다.
이번 1만5000~1만6000원짜리 빵 논란 역시 특정 제품의 가격 문제를 넘어 전반적인 먹거리 물가 상승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표출된 사례로 볼 수 있다.
한국의 베이커리 가격지수가 일본과 미국, 프랑스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난 데 이어 대형 베이커리 업체의 추가 가격 인상까지 시작된 만큼 빵값을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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