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11일 화요일 22:24
'폭염에 유가까지 덮쳤다'…8월 물가 3% 재진입 경고
구선 기자kooblock@daum.net
채소값 급등에 호르무즈발 유가 불안까지…통신요금 기저효과도 물가 끌어올려

기록적인 폭염과 국제유가 상승이라는 두 가지 악재가 동시에 겹치면서 하반기 물가에 다시 비상이 걸렸다.
12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폭염 여파로 엽채류와 시설채소 가격이 빠르게 오르고 있다.
고온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시금치와 상추는 잎이 시들거나 타 상품성이 떨어지고 출하량도 감소하고 있다.
오이와 애호박 역시 고온에 따른 생육 부진과 낙화, 기형과 발생 가능성이 커지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 8월 평균 오이 10개 가격은 1만2144원으로 6월 7799원보다 약 56% 뛰었다. 배추 1포기 가격도 6월 3691원에서 8월 4287원으로 올랐다.
시금치 가격 상승폭은 더 컸다. 시금치 100g 가격은 6월 817원에서 8월 1890원으로 두 배 이상 급등했다.
다만 모든 채소 가격이 평년보다 높은 것은 아니다.
8월 배추 소매가격은 포기당 4226원으로 평년보다 26% 낮았고 무와 양배추도 각각 평년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폭염이 이어질 경우 고온에 취약한 품목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세가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
축산물 가격도 부담이다.
지난 7일 기준 가축재해보험에 신고된 폐사 가축은 90만1602마리에 달했다. 이 가운데 95%가 닭과 오리 등 가금류였다.
추석을 앞두고 사과와 배 등 과일 역시 고온에 따른 생육 부진이나 일소 피해가 발생할 경우 상품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국제유가까지 다시 물가의 복병으로 떠올랐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제유가는 최근 하루 만에 5% 안팎 급등하는 등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80달러 선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은 휘발유와 경유 가격에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다. 물류비와 생산비가 동시에 오르면서 가공식품과 외식 가격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국제유가가 10% 오를 경우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최대 0.2%포인트가량 끌어올릴 수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문제는 8월 물가에 이미 별도의 상승 요인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달 2.8%를 기록하며 3개월 만에 2%대로 내려왔지만 지난해 8월 일부 이동통신사가 통신요금을 대규모 할인했던 데 따른 기저효과가 사라지면서 다시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이 기저효과만으로도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약 0.6%포인트 높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폭염과 국제유가 상승까지 겹치면서 8월 물가 상승률이 다시 3%대로 복귀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정부도 대응에 나섰다.
중동발 원유 공급 차질 가능성에 대비해 대체 원유 도입을 추진하고 이달 중 비축유 스왑을 재가동할 계획이다. 국제공동비축 확대와 비축물량 조기 입고도 병행한다.
농축수산물은 폭염·가뭄 특별관리기간을 운영하며 산지 작황과 가격을 집중 점검하고 있다.
공급 부족에 대비해 확보한 배추 1만5000t과 무 6000t도 필요할 경우 시장에 공급할 방침이다.
고수온 피해가 우려되는 수산물은 조기 출하와 긴급 방류 등을 지원한다.
장바구니 부담을 낮추기 위해 라면과 즉석식품, 빙과류 등 가공식품 3838개 품목에 대해 이달 중 최대 57% 할인도 추진한다.
결국 8월 물가의 핵심 변수는 폭염 지속 여부와 국제유가 흐름이다.
채소류와 축산물 가격 상승이 장기화하고 호르무즈 해협 불확실성으로 유가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은 예상보다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Copyrights ⓒ BLOCKCHAINSEOUL.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