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11일 화요일 22:20
''이자도 못 낸다''…5대 은행 '깡통대출' 6조 돌파, 코로나 이후 최고
구선 기자kooblock@daum.net
무수익여신 6조4108억원으로 역대 최대…기업 부실 급증에 은행권 건전성 관리 비상

국내 주요 시중은행에서 원리금은 물론 이자조차 제대로 받기 어려운 이른바 '깡통대출'이 빠르게 늘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올해 2분기 말 무수익여신 잔액은 총 6조4108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말 5조65억원보다 28.0% 증가한 수준이다. 5대 은행의 무수익여신이 6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체 여신에서 무수익여신이 차지하는 비율도 0.34%로 작년 말 0.27%보다 0.07%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코로나19 당시인 2020년 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무수익여신은 차주의 부도나 상환능력 악화 등으로 은행이 정상적인 이자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대출을 뜻한다.
통상 원리금 상환이 3개월 이상 연체되거나 은행이 이자를 수익으로 계상하지 않는 여신이 여기에 포함된다.
무수익여신은 최근 수년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5대 은행의 무수익여신 잔액은 2022년 말 2조7902억원에서 2023년 말 3조5090억원, 2024년 말 4조3736억원으로 늘었다.
올해 6월 말에는 6조4108억원까지 불어나면서 불과 수년 만에 규모가 두 배 이상 커졌다.
특히 기업대출의 부실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기업 무수익여신은 작년 말 3조4087억원에서 올해 6월 말 4조6498억원으로 36.4% 급증했다.
같은 기간 기업대출에서 무수익여신이 차지하는 비율도 0.32%에서 0.42%로 0.10%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가계 무수익여신은 같은 기간 1조5978억원에서 1조7610억원으로 10.2% 증가했다.
가계대출의 무수익여신 비율은 0.09% 수준을 유지해 기업 부문보다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시장에서는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 회복 지연, 내수 부진 등이 기업들의 상환 부담을 키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상업용 부동산 관련 차주를 중심으로 자금 부담이 커지면서 부실 위험이 은행권으로 전이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상업용 부동산 공실률 상승과 경매 낙찰률 하락도 부담이다.
담보 가치가 떨어지고 회수 가능성이 낮아질 경우 은행 입장에서는 대출을 정상 여신으로 유지하기 어려워지고 충당금 부담도 커질 수 있다.
일부 대기업의 회생절차 역시 무수익여신 증가에 영향을 주고 있다.
회생 절차가 끝나기 전까지 거액의 고정이하여신과 무수익여신이 장기간 남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건전성 관리 강화에 나서고 있다.
부실 징후가 있는 여신을 상시 점검하고 정상화 가능성이 있는 차주를 대상으로 채무조정과 만기 연장, 신규 운전자금 지원 등을 병행하고 있다.
회수가 어렵다고 판단되는 채권은 상각이나 매각을 통해 정리하고 충당금 적립도 확대하는 분위기다.
문제는 앞으로다.
금리 수준이 다시 높아지거나 경기 회복이 지연될 경우 한계기업과 취약 차주의 상환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특히 기업 무수익여신이 가계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만큼 중소기업과 부동산 관련 대출의 부실 전이 여부가 은행권의 핵심 위험요인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향후 기준금리와 대출금리 흐름, 기업 연체율, 부동산 경기 회복 여부가 은행 건전성을 가를 주요 변수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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