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4일 화요일 14:41
“코로나 때보다 더 심하다”…美 제조업 물가 급등에 9월 금리인상 압박
구선 기자kooblock@daum.net
제조업 경기 4년여 만에 최고 수준…가격 상승·납기 지연은 장기화

미국 제조업 경기가 4년여 만에 가장 강한 확장세를 보였지만 기업들이 체감하는 물가 부담은 코로나19 대유행 당시보다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회복과 고용 개선에도 원자재 가격 상승과 납기 지연이 장기화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상 압박도 커지고 있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5.6을 기록했다.
이는 2022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시장 예상치인 54.0도 웃돌았다.
PMI는 기준선인 50을 넘으면 제조업 경기가 확장 국면에 있다는 뜻이다.
세부 지표도 전반적으로 개선됐다.
신규 수출 주문과 수주 잔고가 늘었고 생산지수는 전월보다 6.3포인트 상승했다.
고용지수도 2022년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며 33개월 만에 처음으로 확장 국면에 진입했다.
그러나 기업들의 가격 부담은 좀처럼 완화되지 않았다.
ISM 제조업 가격지수는 전월보다 소폭 하락한 71.1을 기록했다. 조사 참여 기업 가운데 약 4분의 3이 원자재와 부품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다고 답한 셈이다.
가격지수가 상승세를 나타낸 것은 22개월 연속이다.
특히 철강과 전기장비 업종 기업들은 최근의 가격 변동성과 공급망 불확실성이 코로나19 당시보다 더 심각하다고 평가했다.
한 금속업체 관계자는 “현재 금속 시장에서는 정상적인 상황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오히려 코로나19 당시의 혼란이 지금보다 관리하기 쉬웠다”고 밝혔다.
전기장비·가전·부품 업계 관계자도 “가격 변동과 납기 연장이 코로나19 시기보다 심하다”며 “당시에는 가격 급등과 재고 확보 경쟁이 시간이 지나며 진정됐지만 지금은 가격과 납기가 계속 악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이란 전쟁과 관세 정책, 에너지 공급 차질 등이 생산 비용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제조업 경기가 살아나는 가운데 물가 압력까지 지속되면서 연준의 통화정책 부담도 커졌다.
경기와 고용이 안정적인 상황에서 물가가 연준 목표치인 2%를 크게 웃돌 경우 금리 인상 필요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지난주 기준금리를 연 3.50~3.75%로 동결했다. 올해 들어 기준금리는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연준이 이르면 오는 9월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제프리 로치 LPL파이낸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무역 부담이 줄고 기업들이 재고를 다시 늘릴 경우 미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이 2.2%에 이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수요 확대에 따른 물가 상승과 에너지 공급 부족이 이어지면 연준이 9월 16일 금리 인상 압박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트로이 루드카 SMBC닛코증권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제조업과 건설업의 고용 증가가 연준의 긴축적인 발언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골드만삭스도 ISM 지표 발표 이후 미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4%로 제시했다. 앞서 발표된 2분기 성장률 추정치 1.5%보다 높은 수준이다.
다만 금융시장은 금리 인상을 완전히 확신하지는 않는 분위기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9월 FOMC에서 기준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은 64.5%로 집계됐다. 직전 거래일보다 소폭 낮아졌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경기 회복보다 물가 부담에 더 무게를 둘지가 향후 금리 방향을 가를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제조업의 생산과 고용이 개선되는 상황에서 기업들의 가격 상승 호소가 계속될 경우 연준이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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