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28일 금요일 07:18
“600억은 과했지만 세금은 취소”…SM, 이수만 프로듀싱 대가 소송서 승소
구선 기자kooblock@daum.net
법원 “정상가격 세무당국이 입증 못해”…법인세·부가세 128억6천만원 취소
![[사진=SM엔터테인먼트]](https://api.blockchainseoul.kr/uploads/1787847263557-894664889.webp)
SM엔터테인먼트가 이수만 전 총괄프로듀서에게 지급한 프로듀싱 대가와 관련해 부과된 세금 128억여원을 돌려받게 됐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는 27일 SM이 강남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법인세 부과처분 등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2021년 SM에 부과된 법인세 161억원 가운데 88억원과 부가가치세 40억6천900만원 가운데 40억6천400만원을 각각 취소하라고 명령했다.
전체 취소 금액은 128억6천400만원이다.
◇ 5년간 600억원 지급…SM 매출 6%가 프로듀싱 대가
이번 소송은 SM이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이수만 당시 총괄프로듀서에게 지급한 약 600억원에서 시작됐다.
SM과 이 전 총괄프로듀서의 계약에 따르면 음반과 디지털 콘텐츠, 매니지먼트, 공연 등 회사 매출의 6%를 총괄 프로듀싱 대가로 지급하도록 돼 있었다.
SM은 해당 금액을 회사 비용으로 처리해 법인세 과세 대상 소득에서 제외했다.
그러나 세무당국은 이 전 총괄프로듀서가 SM의 모든 매출 항목에 직접적인 용역을 제공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특히 출연료와 사용료 등 일부 매출에 대해서는 실제 프로듀싱 용역이 제공되지 않았다고 보고 관련 비용 처리를 인정하지 않았다.
◇ 세무당국 “146억원 과도”…JYP·YG·하이브와 비교
세무당국은 일부 지급액이 동종 업계 수준과 비교해 지나치게 높다고 판단했다.
가창출연료 등과 관련해 지급된 약 146억원을 두고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 양현석 YG 총괄프로듀서, 방시혁 하이브 의장 등이 같은 기간 받은 보수 평균액 약 20억원보다 크게 높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에 따라 해당 거래를 ‘부당행위계산 부인’ 대상으로 봤다.
부당행위계산 부인은 기업이 특수관계인과 거래하면서 정상적인 시장가격보다 지나치게 높거나 낮은 가격을 적용해 세금을 줄였다고 판단될 경우, 과세당국이 이를 정상가격 기준으로 다시 계산하는 제도다.
세무당국은 이런 판단을 바탕으로 SM에 법인세 약 161억원과 부가가치세 약 40억원을 추가로 부과했다.
◇ 법원 “돈은 과했지만 정상가격 증명이 없다”
법원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먼저 SM과 이 전 총괄프로듀서 사이 계약 내용을 보면 이 전 총괄프로듀서가 회사의 모든 매출 항목에 대해 각각 별도의 용역을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특정 매출에 직접적인 용역 제공이 없었다는 이유만으로 비용 처리를 부인한 것은 잘못됐다고 봤다.
다만 법원 역시 SM이 이 전 총괄프로듀서에게 지급한 대가가 과도하다고 판단했다.
계약 목적과 이행 방식, 지급 규모와 비용 분담 등을 종합하면 부당행위계산 부인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결정적인 문제는 ‘정상가격’이었다.
재판부는 부당행위계산 부인을 적용하려면 과세당국이 이 전 총괄프로듀서의 프로듀싱 용역에 대한 정상적인 시장가격이 얼마인지 입증해야 한다고 봤다.
세무당국은 다른 엔터테인먼트 회사 프로듀서의 보수를 비교 기준으로 제시했지만, 이것만으로 SM과 이 전 총괄프로듀서의 거래에 적용할 정상가격을 증명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결국 지급액이 과도하다는 판단과 별개로 세금을 다시 계산할 기준 자체가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법인세 부과 처분은 위법하다고 결론 내렸다.
◇ 부가세도 취소…“실제 거래금액으로 세금계산서 발급”
부가가치세 부과 처분도 취소됐다.
세무당국은 SM이 사실과 다른 매입세금계산서를 수취했다고 봤지만 법원은 양측이 실제 합의한 거래금액을 공급가액으로 세금계산서를 발급하고 수취한 만큼 이를 허위 세금계산서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부가가치세 약 40억6천만원에 대한 부과 처분도 대부분 취소됐다.
이번 판결의 핵심은 거래금액이 많거나 과도해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세금을 추가 부과할 수는 없다는 데 있다.
특수관계인 거래에 부당행위계산 부인을 적용하려면 과세당국이 실제 거래와 비교할 수 있는 정상가격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입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 엔터업계 ‘프로듀싱 가치’ 산정도 다시 주목
이번 판결은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총괄 프로듀서의 역할과 보수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도 다시 부각시켰다.
프로듀싱은 일반적인 제품 판매처럼 단순한 시장가격을 정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아티스트 발굴과 음악 제작, 콘셉트 기획, 브랜드 구축, 해외 진출 등 여러 요소가 함께 기업 가치와 매출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특히 창업자나 핵심 프로듀서가 회사의 브랜드와 사업 구조에 큰 영향을 미치는 엔터테인먼트 기업에서는 개인의 기여도를 금액으로 환산하기가 쉽지 않다.
이번 판결에서도 법원은 지급액이 과도할 가능성은 인정했지만, 세무당국이 이를 대신할 객관적인 정상가격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향후 유사한 특수관계인 거래나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프로듀싱 계약에서도 정상가격을 어떤 기준으로 산정할지가 중요한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SM 입장에서는 200억원이 넘는 세금 가운데 128억6천만원가량의 부과 처분을 취소받으며 상당 부분 승소했다.
다만 법원이 이 전 총괄프로듀서에게 지급된 금액 자체에 대해 “과도하다”고 판단한 만큼, 이번 판결이 600억원 규모의 대가 전체를 적정하다고 인정한 것은 아니다.
향후 과세당국의 항소 여부와 상급심 판단에도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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