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23일 수요일 09:56
솔라나, 12.8초 걸리던 거래 확정 ‘0.15초’ 노린다…알펜글로우 테스트 돌입
이정민 기자upjm000@gmail.com
기존 대비 약 99% 단축 목표…TowerBFT 대신 ‘Votor’ 도입, 거래소·결제·브리지 체감 속도 크게 달라질까

목표는 단순하다.
현재 약 12.8초가 걸리는 거래 최종 확정 시간을 약 0.15초, 즉 150밀리초까지 줄이는 것이다.
솔라나의 차세대 합의 프로토콜 ‘알펜글로우(Alpenglow)’가 퍼블릭 테스트넷 단계에 진입했다.
목표가 실제 메인넷에서 구현될 경우 솔라나의 거래 최종 확정 시간은 현재보다 약 99% 단축된다. 솔라나 재단 역시 공식 업그레이드 페이지에서 Alpenglow의 목표치를 약 150ms로 제시하고 있다.
12.8초 → 0.15초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화면에 거래가 빠르게 표시되는 속도가 아니다.
블록체인에는 ‘파이널리티(finality)’라는 개념이 있다.
쉽게 말하면 해당 거래가 블록체인에 기록돼 사실상 되돌릴 수 없는 상태가 됐다는 최종 확정이다.
현재 솔라나는 TowerBFT라는 합의 시스템을 사용한다. 검증자들의 투표가 여러 슬롯에 걸쳐 쌓이고, 32개 슬롯을 거친 뒤 블록이 최종 확정되는 구조다.
현재 이 과정에는 약 12.8초가 걸린다.
Alpenglow의 목표는 이를 약 150밀리초까지 단축하는 것이다.
숫자로 계산하면 약 85배 빠른 수준이다.
솔라나 합의 시스템 자체를 갈아엎는다
이를 위해 솔라나는 기존 TowerBFT를 새로운 투표 프로토콜 ‘Votor’로 대체한다.
현재 구조에서는 검증자들의 투표가 온체인 트랜잭션으로 기록되고 충분한 투표가 여러 슬롯에 걸쳐 쌓여야 한다.
반면 Votor에서는 검증자들이 서로 직접 투표를 전달하고 한두 차례의 투표 라운드만으로 블록을 최종 확정하는 구조를 목표로 한다.
중요한 것은 사용자가 솔라나를 이용하는 방식 자체가 바뀌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솔라나 가상머신(SVM), 프로그램, 거래 실행 방식과 수수료 체계 등은 그대로 유지된다.
바뀌는 것은 그 뒤에서 네트워크가 “이 거래는 이제 확정됐다”고 합의하는 방식이다.
왜 0.15초가 중요한가
블록체인에서 파이널리티는 실제 서비스와 직결된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거래소로 SOL이나 USDC를 보냈다고 가정해보자.
거래소는 네트워크에서 거래가 보였다는 이유만으로 즉시 입금을 확정하기 어렵다. 해당 거래가 충분히 확정됐는지 기다려야 한다.
블록체인 브리지 역시 한 체인에서 자금이 최종 확정됐는지 확인한 뒤 다른 체인에서 자금을 풀어준다.
상점이나 결제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결제가 실제로 되돌릴 수 없는 상태인지 확인해야 상품이나 서비스를 안전하게 제공할 수 있다.
따라서 Alpenglow가 목표대로 작동한다면 가장 큰 변화가 나타날 수 있는 분야는 거래소 입출금, 크로스체인 브리지, 스테이블코인 결제, 온체인 금융 서비스다.
12.8초가 0.15초 수준으로 줄어든다면 블록체인 결제가 사용자 입장에서 거의 즉시 확정되는 경험에 가까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4개월 넘게 별도 네트워크에서 시험
Alpenglow가 갑자기 등장한 것은 아니다.
개발진은 지난 4개월 이상 Alpenglow 전용 소규모 네트워크에서 시스템을 시험해왔다.
이번 단계가 중요한 이유는 시험 범위가 솔라나의 기존 퍼블릭 테스트넷으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실제 솔라나 생태계에서 사용하는 더 광범위한 컴퓨터와 서비스들이 새로운 합의 시스템으로 함께 전환할 수 있는지 확인하게 된다.
초기 테스트넷 마이그레이션에는 솔라나의 주요 검증자 클라이언트인 Agave 4.3이 필요하다.
Anza는 지난 21일 Agave 4.3을 모든 메인넷 검증자에게 권장했다. 그 이전에는 네트워크를 보호하는 SOL 지분의 10%, 이후 25%를 담당하는 운영자에게 단계적으로 배포하며 안정성을 점검했다.
Firedancer는 이번 초기 테스트에서 빠진다
다만 이번 시험에는 한 가지 중요한 제한도 있다.
초기 Alpenglow 테스트넷 마이그레이션은 Firedancer와 Frankendancer를 지원하지 않는다.
따라서 초기 전환은 Agave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Firedancer는 Jump Crypto가 개발해 온 독립 솔라나 검증자 클라이언트다.
솔라나가 여러 종류의 검증자 소프트웨어를 확보하려는 이유는 하나의 프로그램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네트워크 전체가 동시에 영향을 받는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다.
때문에 Alpenglow가 향후 메인넷에 완전히 적용되기 위해서는 속도뿐 아니라 다양한 검증자 환경에서의 안정성 역시 중요한 검증 대상이 될 전망이다.
9월 28일 바로 출시? 아직 아니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부분도 있다.
일부에서는 9월 28일 Alpenglow가 메인넷에 정식 출시된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지만 현재 이를 확정된 출시일로 보기는 어렵다.
Anza 일정에는 9월 28일 Agave 4.3에 포함된 기능을 메인넷에서 활성화하는 잠정 일정이 존재한다.
하지만 오늘 나온 보도에서도 이 날짜는 Alpenglow의 확정된 메인넷 출시일이 아니라고 명시됐다.
솔라나 공식 업그레이드 페이지 역시 Alpenglow를 현재 개발 중으로 표시하고 있으며 Agave 4.3의 일정은 2026년 10월 예정으로 안내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 단계에서 정확한 표현은 ‘메인넷 출시 완료’가 아니라 ‘퍼블릭 테스트 단계 진입’이다.
150ms 역시 아직 ‘목표치’
또 하나 구분해야 할 부분이 있다.
150밀리초는 현재 퍼블릭 테스트넷에서 이미 안정적으로 달성됐다는 의미가 아니다.
솔라나 재단이 Alpenglow에 제시한 목표 파이널리티다.
실제 퍼블릭 테스트넷과 향후 메인넷에서 다양한 네트워크 환경, 검증자 구성, 장애 상황에서도 이 성능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지는 앞으로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이번 업그레이드의 핵심은 단순히 ‘솔라나가 85배 빨라졌다’가 아니다.
정확하게는,
‘솔라나가 거래 최종 확정 시간을 약 85배 단축하기 위한 핵심 합의 시스템의 실전 테스트 단계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솔라나가 노리는 건 ‘인터넷 속도의 금융’
솔라나는 최근 단순히 높은 TPS를 가진 블록체인을 넘어 실시간 금융 인프라를 목표로 하고 있다.
솔라나 재단은 이를 ‘Internet Capital Markets’라는 방향으로 설명해왔다.
거래소, 결제, 스테이블코인, 주식과 같은 토큰화 자산이 블록체인 위에서 실시간으로 거래되는 시장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Alpenglow는 이 전략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는다.
아무리 많은 거래를 처리할 수 있어도 최종 확정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면 실시간 금융 시스템에는 제약이 생기기 때문이다.
반대로 150ms 수준의 파이널리티가 실제 메인넷에서 안정적으로 구현된다면, 블록체인의 사용 경험은 지금과 상당히 달라질 수 있다.
사용자가 거래를 보내고,
네트워크가 확인하고,
사실상 되돌릴 수 없는 상태로 확정되는 과정이
1초도 걸리지 않는 영역으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솔라나가 이제 시험하려는 것은 단순한 속도 개선이 아니다.
블록체인이 기존 인터넷 서비스처럼 즉각 반응하는 금융 인프라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시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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