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28일 월요일 03:43
"결혼했는데 대출만 1억7900만원"…신혼부부 빚 8년 새 130% 늘었다
구선 기자kooblock@daum.net
3억원 이상 대출 비중 24%로 확대…집 가진 신혼부부는 대출 중간값 2억2824만원

결혼한 지 5년 이내인 초혼 신혼부부의 대출잔액 중간값이 8년 만에 2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억원 이상을 빌린 신혼부부 비중이 크게 늘면서 신혼부부의 부채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28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초혼 신혼부부의 대출잔액 중앙값은 1억7900만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5.0% 증가했으며,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16년 7778만원과 비교하면 130.1% 늘어난 수준이다.
중앙값은 대출이 있는 신혼부부의 대출잔액을 크기순으로 나열했을 때 가운데에 위치하는 금액이다.
전체 신혼부부가 평균적으로 1억7900만원을 빌렸다는 뜻은 아니다. 조사 대상 대출에는 제1·2금융권의 가계대출과 개인사업자의 기업대출이 포함된다.
신혼부부의 대출 규모는 꾸준히 커졌다. 2017년 9000만원이던 대출잔액 중앙값은 2018년 1억원을 넘어섰고, 부동산 경기 상승과 함께 2021년에는 1억5000만원을 돌파했다.
이후 2022년 1억6000만원대, 2023년 1억7051만원을 거쳐 2024년 1억7900만원까지 증가했다.
고액 대출 비중도 크게 늘었다. 대출잔액이 3억원 이상인 신혼부부 비중은 2016년 5.3%에서 2024년 24.0%로 확대됐다.
대출이 있는 신혼부부 4쌍 중 약 1쌍이 3억원 이상의 빚을 지고 있는 셈이다.
반면 1000만원 미만 대출 비중은 같은 기간 8.8%에서 4.6%로 줄었다.
1000만~3000만원 미만은 14.7%에서 5.7%로, 3000만~5000만원 미만은 12.1%에서 5.6%로 축소됐다. 소액 대출 비중은 줄어든 반면 고액 대출 비중은 커진 것이다.
주택을 보유한 신혼부부와 집이 없는 신혼부부 사이의 대출 규모에도 큰 차이가 나타났다.
2024년 주택 소유 신혼부부의 대출잔액 중앙값은 2억2824만원으로, 무주택 신혼부부의 1억4160만원보다 8664만원 많았다.
3억원 이상 대출 비중도 유주택 신혼부부가 33.2%로, 무주택 신혼부부의 16.7%보다 약 2배 높았다.
주택을 구입하는 과정에서 대출 규모가 커진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주택 소유 신혼부부의 대출잔액 중앙값은 2016년 1억1200만원에서 2024년 2억2824만원으로 두 배 수준으로 늘었다.
서울에 거주하는 유주택 신혼부부 중 보유 주택의 공시가격 총액이 6억원을 초과하는 비중도 2015년 5.9%에서 2024년 31.4%로 크게 확대됐다.
맞벌이 여부에 따라서도 차이가 났다. 2024년 맞벌이 신혼부부의 대출잔액 중앙값은 1억9800만원으로, 외벌이 신혼부부의 1억5787만원보다 4000만원 이상 많았다.
3억원 이상 대출 비중 역시 맞벌이 부부가 28.0%로 외벌이 부부의 18.8%를 웃돌았다.
자녀가 있는 신혼부부도 무자녀 부부보다 대출 규모가 컸다.
자녀가 있는 신혼부부의 대출잔액 중앙값은 1억8826만원으로, 자녀가 없는 부부의 1억6950만원보다 높았다. 3억원 이상 대출 비중도 유자녀 부부가 26.8%로 무자녀 부부의 21.1%를 앞섰다.
문제는 대출 규모가 커진 상황에서 금리 부담까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은 올해 7월과 8월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해 연 3.0%까지 끌어올렸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8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연 3.18%로 전월과 같았다.
앞서 4월부터 7월까지 넉 달 연속 상승한 뒤 2024년 12월 이후 1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한 것이다.
대출 규모가 클수록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부담도 커진다.
특히 중장년층보다 소득이 적고 자산을 축적한 기간이 짧은 신혼부부는 대출금리가 오를 경우 가계의 상환 여력이 빠르게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주택가격과 전세가격이 상승하고 결혼 관련 비용도 늘어나면서 신혼부부의 자금 부담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번 통계는 2024년 기준으로, 지난해와 올해의 실제 대출 증가 규모는 후속 통계가 발표돼야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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